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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남발하는 BBQ·bhc 치킨전쟁… 가맹점 ‘새우등’ 터질까 우려

양측 모두 반박에 재반박 이어져...벼랑끝 다툼에 가맹점주만 '우려'
서로 8년째 소송 남발로 가맹점주·소비자 피로도 누적

입력 2021-11-06 10:30

윤홍근 BBQ 회장(왼), bhc 박현종 회장(오). (사진=각사)
윤홍근 BBQ 회장(왼), bhc 박현종 회장(오). (사진=각사)

 

치킨 프랜차이즈 bhc와 BBQ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법적 갈등이 서로에 대한 도덕성 공격으로 번지면서 양측 소송전이 애꿎은 가맹점주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bhc치킨이 최근 BBQ 마케팅 업무 대행사 대표 A씨와 및 윤홍근 회장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며 새로운 법적 소송이 전개됐다. A씨는 지난 2017년 4월 파워블로거를 모집해 bhc에 대해 사실과 다른 비방글을 작성하도록 한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의 처벌을 받았다. bhc는 A씨가 bhc에 대한 비방글을 유포한 것이 윤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보고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bhc는 A씨가 파워블로거를 모집할 당시 A씨의 휴대폰 기지국 위치가 BBQ 본사에 있었고, BBQ 직원들과 BBQ 사옥에서 미팅을 진행한 점 등을 근거로 들고 있다. 이에 bhc는 A씨가 BBQ로부터 대가를 받고 글을 쓴 정황을 파악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윤 회장 역시 A씨와 공동 또는 교사, 방조의 불법행위자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게 bhc 측 주장이다.

bhc의 이러한 소송에 BBQ도 바로 반격에 나섰다. BBQ는 바로 입장문을 내고 “bhc는 A씨의 불법행위의 배후에 마치 BBQ가 있는 것처럼 주장하나 2019년 6월 검찰 조사에서 BBQ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bhc가 주장하는 핸드폰 기지국 위치 등도 모두 조사를 거쳐 관련 없음이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BBQ의 이 같은 반박에 bhc는 또 다시 반박 입장문을 냈다. bhc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통지서 내용까지 공개하며 “핸드폰 기지국 위치 등이 조사를 거쳐 관련 없음이 확인됐다는 BBQ의 주장은 명확히 잘못된 사실”이라고 재반박했다. 해당 통지서엔 피의자인 K대표가 블로거 모집일시에 BBQ 본사에 방문했고, 해당 장소에서 전화통화를 한 사정, 혐의 게시글이 올려진 시점에 BBQ 직원들과 전화통화를 한 사실 등이 인정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양측은 수 년 전부터 다수의 소송을 진행하며 긴 싸움을 진행 중이다. 앞서 9월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61부는 영업비밀 침해 이유로 BBQ가 bhc를 상대로 한 10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원고인 BBQ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바 있다. BBQ는 박현종 회장 등 bhc 전현직 임원들이 BBQ 내부망에 접속해 영업기밀을 빼냈다며 고소했으나, 서울동부지검은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이다. BBQ는 bhc가 BBQ 내부 자료를 활용한 것은 사실이나 증거가 불충분했을 뿐이라며 지적했고, bhc는 BBQ가 경쟁사를 죽이기 위해 무리한 소송을 남발한다며 비난했다.

bhc도 2017년 BBQ를 상대로 상품 공급대금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2018년에는 물류 용역대금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상품 공급대금 소송과 관련해 BBQ가 bhc에 340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물류 용역대금 관련 소송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현재 지난 10월 기준 BBQ와 bhc의 법적 다툼은 총 21건에 이르며 이 중 17건은 BBQ가 bhc에 제기한 것이다. BBQ가 제기한 17건 중 14건은 bhc가 승리했고, 2건은 현재 진행 중이며 1건은 BBQ가 승소했다. bhc가 제기한 소송 4건의 경우 3건은 bhc가 승소했고, 나머지 1건은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양측의 분쟁은 결국 가맹점주들의 피해로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양사는 그동안 분쟁 기간이 길이지면서 본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기업 이미지를 갉아먹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물가 인상으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경기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치킨업계 전체에 대한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한 치킨 브랜드 가맹점주는 “간신히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매출이 다시 살아나나 싶은데, 좋은 일도 아니고 매번 싸우는 일로 기사가 나고 언급이 되니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면 어쩌나 걱정이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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