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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 2080] ‘늦게 늙자’ 슬로우 에이징 테크 ⑪ '노안'...눈이 젊어야 노후가 편하다

입력 2024-01-04 07:50

노안

 

나이가 들수록 눈이 침침해 지면서 ‘노안(老眼)’이 온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물체에 초점을 맞추는 능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노안’이라고 한다.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상당한 우울감을 느낀다. 생활에 엄청난 불편을 초래하는 눈 노화. 중장년 이후 눈 건강 관리법을 서울아산병원 안과 김재용 교수의 도움을 얻어 알아 본다.





◇ 눈 노화 어떻게 진행되나


사람의 눈 안에는 초점을 맞춰주는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있다. 노안이란 나이가 들어 가까운 곳을 보기 위해 수정체를 변화시키는 이런 기능이 떨어지는 현상이다. 정상적인 젊은 사람은 가까운 곳과 먼 곳을 볼 때 수정체가 스스로 초점을 맞출 수 있지만, 노안이 오면 이런 조절 가능이 떨어져 초점이 한 곳으로만 모아진다. 그래서 결국 ‘안경’이 필요해 지게 된다.

이런 수정체 조절능력은 대체로 20대부터 감소하기 시작한다. 40대 초반에 정점을 이루다가 50대 중반에 상당 부분 소실된다. 노안의 증상 역시 40대 중반부터 많이 발생한다. 이 때부터 신문이나 책을 볼 때 글씨가 잘 안보이고 흐릿하게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근거리 작업 때는 눈이 쉽게 피곤해지고 심지어 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노안을 진단하는 방법은 일단 ‘증상’이다. 김재용 교수는 “원래 가진 굴절이상(근시 또는 원시)을 안경으로 교정했을 때, 먼 것은 잘 보이지만 가까운 것은 잘 안보이는 증상이 돋보기안경(볼록렌즈)으로 고정되면 노안으로 진단된다”고 말한다.

그는 “편의상 주관적인 조절력이 3.00D(디옵터) 밑으로 떨어지면, 즉 초점거리가 33cm 이내는 보기 어려우면 노안이 시작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한다. 객관적인 조절력이 0이 되는 시기는 대개 52세 전후라고 한다.

◇ 비 수술적 치료법


비 수술적 방법은 백내장을 동반하지 않는 노안일 때 활용된다. 주로 안경과 렌즈가 이용된다. 돋보기 안경은 근거리 시력 교정을 위해 우선 원거리 굴절이상을 정확히 평가하고 교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후 근거리 교정을 위해 일반적으로 +0.5D에서 +3.25D 까지 도수를 추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때 교정시력이 나쁘지 않으면 +3.00 D 이상 근거리 첨가 도수를 가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한다. 두 눈에 동일한 도수를 추가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굴절부등이 심하거나 한 눈에 병변이 있으면 예외가 될 수도 있다.

우선, 단초점렌즈는 근거리 교정만을 위해 사용된다. 원거리는 흐리게 보인다. 굴절검사를 해 먼 곳이 보이게 교정한 안경렌즈에 환자 각자의 나이와 직업을 고려해 가까운 곳이 잘 보이게 볼록렌즈 도수를 더한 돋보기 안경을 처방한다.

나이가 들수록 조절력이 점차 감소하면서 근거리 첨가 도수 역시 조금씩 늘려가야 한다. 김 교수는 “일반적으로 2년에 한 번 정도 환자 상태나 요구를 파악해 근거리 교정량을 변화시키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하나의 안경렌즈를 위 아래로 나눠 두 도수를 한꺼번에 처방한 안경이 이중 초점렌즈이다. 보통 먼 곳이 보이는 원거리용 안경이 위에, 작은 근거리용 안경이 아래에 붙어 있다. 원거리와 근거리의 중간 부분은 잘 볼 수 없는 것이 단점이다. 분할된 부분에서 물체의 상이 갑자기 다르게 보이는 이미지 점프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김 교수는 “근시 환자는 이미지 점프가 적고 근거리 첨가 부분의 프리즘 효과가 오목렌즈에 의해 상쇄될 수 있는 수평 분할형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컴퓨터를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은 중간과 근거리만을 포함하는 이중초점렌즈를 사용하기도 한다.

근거리 첨가 도수가 +1.75D에 이르면 원거리와 근거리 교정만으로 모든 거리를 잘 보기 어렵게 되기 때문에 중간 거리를 보는 방법으로 삼중초점렌즈와 누진다초점렌즈 같은 다초점렌즈를 사용하기도 한다. 원거리와 근거리의 중간 거리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다른 사람이 볼 때 원거리와 근거리 경계가 구분되어 보이지 않아 미용상 문제가 적다.

하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고 적응이 힘들 수 있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활동이 많은 직업은 오히려 불편할 수 있어 원거리와 근거리 두 개 안경이 우선 추천되기도 한다.

누진다초점 렌즈는 맨 위에 원용부가 들어가고 맨 아래에 근용부가 있어 분할 선 없이 중간 부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시선의 시축을 잘 맞춰 제작해야 틀어짐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역누진 렌즈는 누진다초점렌즈의 변형이다. 아래 근용부를 기준으로 만들고 위쪽 원용부를 역사입하는 방식으로, 독서용에 적합하다.

◇ 수술적 치료법


수술적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노안과 백내장과 함께 있을 때 백내장 수술 후 노안 교정용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해 교정하는 방법과, 백내장 없이 노안만 있는 경우에 노안만 교정하는 방법이 있다.

우선, 백내장은 수정체가 노화되어 혼탁해짐으로써 시야가 흐려지는 질환이다. 백내장 수술을 할 때는 혼탁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그 역할을 대신해 줄 인공수정체를 넣게 된다. 최근에는 하나의 렌즈에 초점을 2개 이상 넣는 기능성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 경우 다초점 이공수정체 수술이 안경 없이 원거리와 근거리를 보는 것이 가능한 장점이 있지만, 해당하는 초점거리 외의 거리에 있는 물체를 볼 때는 안경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또 항상 수술 전 예측치와 일치하는 시력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수술 이후 달무리와 눈부심 같은 시각 관련 불편감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 그 외 수술 관련 합병증으로는 안구건조증 발생 혹은 노안 교정술 이후에도 남은 잔여 굴절이상으로 추가 교정술을 받는 경우가 종종 보고된다.

백내장 없이 노안만 있을 때는 각막을 수술해 노안을 교정한다. 다만, 이 경우에는 조절력이 완전히 없어지는 시기까지 시력의 변동이 있다.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서 노화현상이 진행되기 때문에 추후 변화되는 만큼 굴절이상을 교정해 주어야 하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수술 후 몇 년이 지나면 안경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 각막 수술


각막에 시행하는 노안 수술 가운데는 우선 ‘레이저각막절삭술’이 있다. 단안시(monovision)을 이용하는 방법과 구면수차를 이용해 초점을 분산시키는 방법이 있다. 단안시를 이용하는 방법은 주로 사용하는 눈(우세안)은 먼 거리가 잘 보이게, 덜 사용하는 눈(비우세안)은 가까운 거리가 잘 보이게 한다. 양 쪽 눈으로 근거리와 원거리를 잘 볼 수 있도록 교정하는 방식이다.

구면수차(렌즈가 구면이어서 광축에서 멀리 들어오는 광선일수록 상점에서 더 많이 벗어나는 현상 내지 벗어나는 정도)를 이용하는 방법은 엑시머 레이저를 이용해 각막을 절삭해 중심부는 주로 근거리를 보고 주변부는 원거리를 볼 수 있도록 각감의 주변부에 의도적으로 구면수차를 유발하는 시술법이다.

구면수차는 망막의 한 초점에 도달하는 빛의 양을 분산시켜 시력의 질을 떨어트리는 단점이 있다. 반면에 노안처럼 조절이 부족한 경우에는 초점을 분산시켜 다초점 인공수정체처럼 먼 곳 뿐만아니라 가까운 곳도 어느 정도 볼 수 있게 해 주는 장점이 있다.

다음으로 각막인레이삽입술이 있다. 두 눈 가운데 덜 사용하는 눈에 레이저를 사용해 각막에 절편 또는 주머니를 만들고 근거리 시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재질과 형태를 갖는 인레이를 삽입하는 수술법이다. 마지막으로 고주파 각막성형술과 레이저 열각막성형술이 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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