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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 2080] 100세 시대 신간... 윤동한 <우보천리 동행만리>

입력 2024-01-0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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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34년 만에 ‘매출 3조 신화’를 이룬 윤동한 한국콜마 창업주의 인문경영서다. 2016년에 출간한 <인문학이 경영 안으로 들어왔다>의 개정 증보판이다. 윤 회장은 이 책에서 ‘왜 인문학을 공부하느냐’는 물음에 “인생과 경영 모두 ‘얼마나 빨리 이루어 냈느냐’ 보다는 ‘얼마나 많이 담아냈느냐’에 달렸다”는 말로 대신한다. 이어 “진정으로 빨리 가는 삶은 오래가는 삶”이라고 강조한다. 오래 가면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뿐만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뿐 아니라 임직원에 까지 독서를 통해 인문학적 소양을 넓히도록 독려한다. 2006년부터 임직원들과 함께 읽은 책을 쌓으면 백두산 높이(2744m)의 1.4배에 가깝다고 한다.





◇ 오직 실력과 성실로 일군 ‘윤동한 신화’


윤동한 회장은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 그토록 원했던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지방대 출신이라는 한계도 그의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가난과 한계에 굴하지 않고 인생의 큰 그림을 그리며 앞으로 뚜벅뚜벅 제 길을 걸었다.

윤 회장은 특히 직장 생활 초기부터 ‘창업’을 결심하고 모든 에너지를 그 쪽으로 집중했다. 그리고 오로지 실력과 끈기, 성실함으로 진검 승부를 펼쳐 창업 34년 만에 3조 원 매출이라는 ‘윤동한 신화’를 일궈냈다.

비록 직원 3명으로 볼품 없이 시작했지만, 그는 누구도 생각 못했던 ODM(제조자개발생산) 비즈니스 모델을 화장품업계 최초로 도입해 혁신을 이뤄냈다. ODM은 제조업체가 제품의 개발부터 생산까지 책임지는 생산방식이다.

단순한 하청 생산이 아니라 자체 기술로 자체 제품 생산체계를 갖춰야 가능한 방식이었다. 이것이 주효하면서 한국콜마는 이제는 누구나 함께 파트너로 삼고 싶어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화장품·제약 회사로 우뚝 섰다.

이 책은 그의 험난했지만, 충분히 신명 났던 자신의 창업 과정을 윤 회장 특유의 담담함으로 그려냈다. 더불어 경영 현장에서 직원들과 부대끼며 터득한 실전적 지혜와 리더십의 핵심 철학을 모두어 담았다.

◇ ‘우보천리’의 경영 철학


2015년에 매출 1조 원을 달성한 한국콜마는 중견기업으로서는 드물게 대기업 계열인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를 2018년에 인수했다. 그렇게 국내 10대 제약 기업으로 발돋움함으로써 화장품 기업이라는 외형에서 벗어났다.

이 과정에서 중견기업과 대기업 계열사 간 화학적 융합을 이뤄내 경영인으로서도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한국콜마는 현재 미국콜마로부터 ‘콜마(KOLMAR)’ 글로벌 상표권을 인수해 전 세계 콜마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우뚝 섰다.

윤동한 회장은 자신의 이런 놀라운 성공을 뒷받침한 경영철학을 딱 한마디로 ‘우보천리의 힘’이라고 정의했다. ‘소 걸음으로 천 리를 간다’는 뜻이다. 한 걸음 한 걸음 소처럼 우직하게, 하지만 묵묵히 정진하면서 100년 기업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야 말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영의 큰 원칙이라는 것이다. 한국콜마의 34년이 딱 그러했다.

윤 회장은 ‘우보천리’가 결국 ‘동행만리’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고 보았다. ‘함께 가야 멀리 간다’는 지속경영의 철학이 접목됨으로서 결국 ‘좋은 사람이 오래 머무는 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고 믿었다.

실제 그의 경영 인생이 우보천리 동행만리였다. 그는 자신에게 닥치는 수 많은 난관과 장벽을 ‘새로운 꿈을 꿀 수 있게 해 준 에너지의 원천’이었다고 말한다. 이런 긍정적인 마인드가 없었다면 한국콜마도 없었다.

◇ 윤동한 회장이 말하는 ‘경영의 4가지 핵심’


윤 회장은 이 책에서 그의 핵심 경영철학 4가지를 소개한다. 가치경영, 사람경영, 독서경영, 그리고 역사경영이다.

‘가치 경영’은 흔들리지 않는 삶의 기준을 세우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처한 극한의 환경을 ‘타고난 운명’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신의 ‘흙수저’ 삶을 절대 원망하거나 남 탓을 하지 않았다. 받아들이고 극복했다. 오히려 삶의 에너지로 승화했다. 그는 “가난은 선택할 수 없었지만, 상황은 선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무리 나쁜 상황이라도 자발적으로 수용한다면 얼마든지 상황이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다음은 사람경영이다. 그는 특히 중소기업 CEO 들에게 이 분분을 각별히 강조한다. 자신이 실천했던 것처럼 ‘공동배움’을 적극 권장한다.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중견기업 임직원들에게 “한국콜마의 ‘우보천리 상생드림 아카데미’를 벤치마킹해 인재육성 을 위한 교육의 장을 제공하라”고 권유한다.

독서 경영에서는 인문학의 가치를 남달리 강조한다. 여기서 윤 회장은 다산 정약용의 가르침을 소개한다. ‘손해가 나더라도 옳은 길을 선택하면 반드시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다산의 가르침을 믿고, 모든 임직원들이 독서를 통해 자기계발 뿐만 아니라 혁신과 변화를 주도하는 성장동력을 갖추도록 하자고 촉구한다.

마지막은 역사 경영이다. 그는 특히 이순신 장군의 탁월한 리더십을 흠모했다. 나라로부터 아무 지원도 받지 못했음에도 ‘자력갱생의 정신’으로 군을 일으켜 세우고,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하나됨을 이룬 그의 리더십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이에 서울여해재단을 통해 ‘이순신학교’를 건립하고 꾸준히 ‘이순신 전파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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