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유류세 인하율 ‘단계적 축소’…재고 확보에 분주해진 주유소

입력 2024-06-19 06:53
신문게재 2024-06-20 5면

.
(사진=연합)

 

다음 달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축소한다는 정부 발표가 나오면서 주유소들이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유류세 인하 일부 환원에 따라 정유사의 공급가격이 오르기 전 기름을 사두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재고 확보 경쟁에서 밀리는 영세 주유소들은 어려움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정부에 따르면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는 오는 8월 31일까지 2개월 더 연장된다. 다만 이번에는 세율이 소폭 조정됐다. 기존에는 휘발유에 25%, 경유·액화석유가스(LPG)·부탄에 37%의 유류세 인하율이 적용됐으나, 7월부터는 휘발유에 20%, 경유·LPG·부탄에 30%의 인하율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휘발유의 가격 인하 효과는 리터당 205원에서 내달 164원으로 낮아진다. 경유의 가격 인하 효과는 현행 212원에서 174원으로 줄어든다. 소비자 부담은 휘발유의 경우 리터당 41원, 경유는 38원 정도 더해지는 셈이다. 연비가 리터당 10km인 차량으로 하루 40km를 주행할 경우 월 유류비는 4920원 늘어나게 된다. 다만 탄력세율 적용 전(820원)보다 월 유류비는 여전히 2만원가량 저렴하다.

유류세는 휘발유와 경유 등 일부 석유파생연료에 붙는 세금이다. 교통세, 주행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을 통칭하는 용어로 정유사의 판매가격과 유류세가 합쳐져 소비자 가격이 정해진다.

 

24061912

정부는 국제유가가 급등한 2021년 11월부터 휘발유·경유 등에 붙는 유류세에 탄력세율을 적용해 세금을 한시적으로 내렸고, 수차례 연장해왔다. 그러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와 소비자 물가 안정화 추세, 국가 재정 영향 등을 고려해 단계적인 유류세 인하 폭 축소를 결정한 것이다.

지난 17일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결정되자 주유소들은 재고 확보에 나서며 대비하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세금이 높아진다고 해서 주유소들의 수익이나 마진에 도움이 되는 부분은 없다”면서 “다만 다음 달부터 세금이 높아지다 보니 정유사 공급가가 오르기 전 주유소들이 기름을 미리 받아두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보다 싼 가격에 재고를 미리 사둬야 손해가 덜할 것이라는 심리가 작용해서다.

이러한 와중에 소규모 주유소들은 재고 확보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기름 탱크가 큰 대규모 주유소는 이럴 때 미리 기름을 채워둘 수 있지만, 대다수의 영세한 주유소들은 물량을 제때 받지 못하거나 못 받는 경우가 생긴다”고 언급했다. 정유사들도 물량 주문이 많은 대형 주유소 위주로 배송을 하는 경향이 있어 이미 소규모 주유소들은 물량을 주문해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주유업계의 설명이다.

가격 경쟁 또한 주유소 사업자들이 걱정하는 대목이다. 재고를 대량으로 확보해 둔 주유소들이 7월에도 판매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재고를 먼저 소진한 주유소들은 가격을 올려 소비자로부터 외면받게 되기 때문이다. 주유소업계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 폭 조정으로 기름값을 올려야 하는 상황임에도, 낮은 가격에 기름을 판매하는 정유사 직영주유소나 알뜰주유소와의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눈치싸움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