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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도로 입체화로 도시공간 재생

입력 2024-09-26 14:11
신문게재 2024-09-27 19면

김현수 2022 (2)
김현수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동탄신도시를 동서로 나누는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하고 지상부에는 축구장 12개 규모의 공원을 조성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그간 고속도로로 분리되었던 동탄1, 2신도시는 공원과 6개의 도로망으로 연결되면서 생활권이 통합된다. 지상에는 신도시간 연결도로와 공원이, 공원 하부에는 경부고속도로 동탄 터널이, 터널 하부에는 광역환승센터와 SRT, GTX 철로가 위치하는 입체적 구조로 변모한다.


강남구 삼성역과 봉은사역 사이의 영동대로 600m 구간이 지하화되고 지상에는 대규모 녹지광장이 들어선다. 이 구간 지하에 폭 63m, 깊이 53m 규모로 조성되는 광역복합환승센터는 철도환승시설과 상업공간으로 조성된다. 지하의 복합환승센터에는 2개의 광역철도, 3개의 도시철도와 광역버스에 더해 공항터미널까지 연결된다. 다양한 교통수단들이 지하에서 연결되고 지상부에는 광장이 조성되면서 전에 보지 못한 입체적 지하도시의 등장이 기대된다.



도쿄 시부야역 인근 미야시타 파크는 입체공원의 명소로 세계의 젊은이들을 끌어 모은다. 혼잡하고 땅값이 비싼 도심에 평지공원을 만들기보다, 저층에는 쇼핑, 식당, 호텔을 만들고 옥상에는 공원을 조성해 지가 부담을 낮췄다. 서울에서도 조만간 이와 같은 입체공원을 보게될 듯 하다. 하남시의 유니온파크는 지하에 폐기물처리시설과 하수처리시설을 함께 설치한 환경처리시설이다. 뜨거운 민원을 야기하는 폐기물, 하수처리장을 지하화하고, 그 땅에는 대규모 공원을 조성해 박수를 받는다.

도쿄의 혁신공간이 세계의 관광객을 불러들인다. 34년에 걸쳐 일본 최고의 초고층 복합재개발을 성공시킨 아자부다이 힐즈, 도로 지하화로 도심교통체증을 완화하는 복합재개발을 성공시킨 도라노몬 힐즈,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도쿄역 인근 지하에 환승센터를 조성한 미드타운 야에수 등 반도체기술이나 자동차생산에서는 일본에 아쉬움이 없는데, 도시개발분야에서는 뒤처지고 있다.

제도정비부터 나서야 한다.

철도지하화통합개발특별법(2024) 제정에 따라 철도상부부지개발을 통한 수익으로 지하화사업을 연계할 수 있는 수단이 마련됐다. 지하화 대상구간 선정, 상부부지 개발을 통한 수익, 공공기여의 확보 등 많은 불확실성이 우려되나, 철도로 단절된 도심공간의 연결을 통한 공간혁신의 획기적 기회임이 분명하다.

철도역이라는 공공영역과 사적 재산인 건물을 연결하는 일, 공공공간인 철도부지 위, 아래에 사적 재산권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을 필요로 한다. ‘도시계획시설규칙’에도 입체적결정, 중복결정의 근거가 확보됐다.

국토계획법 개정(2024)을 통하여 추진 중인 도시혁신구역, 복합용도구역, 입체복합구역의 ‘공간혁신구역 3종’은 이러한 배경에서 도입됐다. 입체화·복합화·컴팩트화하면서도 민간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새로운 도시계획수법들이다. 시행을 앞두고 시행착오가 예상되지만 가야할 길임에 분명하다. 가뜩이나 고밀이고 이해관계가 첨예한 도심에 학교, 공원, 주차장을 설치하는 일도 지난하다. 이에 대한 검토도 필수다. 이런 공간에 창의인력과 혁신기업이 모이고 청년일자리가 생긴다. 

 

김현수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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