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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여전한 시대적 아이러니! 결국 ‘사람이 다’…넷플릭스 ‘경성크리처2’

입력 2024-09-27 17:30

경성크리처2
넷플릭스 ‘경성크리처’ 시즌 2의 정동윤 감독(왼쪽부터), 승조 역의 배현성, 채옥 한소희, 태상·호재 박서준, 쿠로코 대장 이무생(사진제공=넷플릭스)

 

“이 이야기를 처음 시작할 때 경성 한복판에 나타난 크리처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고 싶었습니다. 79년 동안 많은 것들이 발전했고 좋아졌지만 개인의 이익을 위해 끔찍한 짓을 벌이는 이들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죠. 더불어 쉽게 고개 숙이거나 타협하는 시대적 아이러니도 다루고 싶었습니다.”



정동윤 감독은 8개월만에 돌아온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 시즌2에 대해 “여전한 역사적 잔재와 시대적 아이러니”를 언급했다.

“그 크리처를 그 시대에 그치는 게 아니라 현재까지 끌고 와 여전히 남아 있는 잔재들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시즌 1, 2를 기획하면서 (강은경) 작가님과 그렇게 시대를 뛰어넘자는 이야기를 나눴죠.” 

 

경성크리처 2 정동윤 감독
넷플릭스 ‘경성크리처’ 시즌 2의 정동윤 감독(사진제공=넷플릭스)

 

1945년 경성 한가운데 나타난 인간성과 그들의 기억을 간직한 크리처, 그에 맞서는 장태상(박서준)과 윤채옥(한소희)의 사투를 통해 제국주의와 그들이 자행했던 생체실험의 비극을 아우른 ‘경성크리처’의 가장 큰 변화는 2024년이라는 시대적 배경이다.

2024년 서울에 여전히 남아 있는 시대적 잔재들과 태상을 많이 닮은 호재 그리고 나진을 삼키면서 불로불사의 몸이 돼 79년을 홀로 살아낸 채옥이 다시 만나는 이야기다. 나진은 사람을 괴물화시키는 장치로 여전한 역사적 잔재를 빗댄다. ‘경성크리처’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함축된 장치로 정 감독은 “각자 가지는 나진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표현했다”고 털어놓았다.

“누군가에게는 처절한 사투의 의미죠. 또 누군가에겐 복종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가치를 가질 수도 있어요. 또 누군가는 저주라고 생각하거든요. 결국 시대적 배경은 바뀌었지만 이 나진을 누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결국 ‘사람이 다인 문제’라는 게 잘 드러나면 좋겠습니다.”


◇빨라진 속도감, 화려해진 액션, 애틋해진 로맨스! 태상 닮은 호재 박서준과 채옥 한소희

경성크리처 시즌2_스페셜 포스터
넷플릭스 ‘경성크리처’ 시즌 2 포스터(사진제공=넷플릭스)
“시즌1의 1945년은 되게 무거운 시대였기 때문에 좀 정적으로 접근했다면 시즌2는 79년의 세월을 점프하면서 현대에 맞게 속도감을 많이 높이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시즌1과의 차별점에 대해 시대와 그에 맞는 속도감을 꼽은 정 감독은 “그럼에도 하나의 공통된 이야기이기 때문에 시즌1에서 연결할 수 있는 지점들을 곳곳에 숨겨놨다”며 “그걸 찾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대가 달라지면서 채옥과 태상을 닮은 호재 역시 변화를 겪는다. 한소희는 채옥에 대해 “과거에도, 현재에도 이타적인 삶을 살고 있는 친구”라고 소개했다.

“실종자들을 찾아주는 사람이고 자신보다는 남을 위해 사는 친구죠. 차이점이라면 과거에는 목표가 있고 그것을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욕망이 있었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 흐려졌다는 거예요. 그로 인해 남들을 위해서 살아가는 인물이 됐죠.”

이어 “그 세월을 연기해야 했다”며 “(79년을 죽지 않고) 혼자서 외롭게 긴 시간을 살아온 채옥에게는 시대적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 보다는 이 세월을 어떻게 연기할까가 중요했다. 이에 어떤 마음으로 그 시간들을 견뎌왔을까에 초점을 뒀다”고 부연했다.

채옥이 79년을 홀로 살며 켜켜히 쌓아온 감정에 초점을 둔 한소희처럼 박서준 역시 현대로 배경이 달라지면서 외모, 스타일링, 직업 등 외적 변화와 더불어 “어떻게 감정선을 가져가느냐를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넷플릭스 경성크리처
넷플릭스 ‘경성크리처’ 시즌 2 채옥 역의 한소희, 태상·호재 박서준(사진제공=넷플릭스)

 

“감성선의 표현이 어려우면서도 배우로서는 재밌기도 했어요. 더불어 시즌2의 액션은 좀더 화려한 것 같아요. 배경과 표현법이 다르다 보니 훨씬 더 화려하고 볼거리가 많은 액션이죠.”

그리곤 “채옥과 태상이 처음 만날 때 툭탁거렸는데 감독님이 시즌2에도 그 느낌을 연결하고 싶다고 하셨다”며 “이들이 다시 만나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가 굉장히 큰 관전 포인트”라고 짚었다.

그렇게 79년이 흐른 뒤 다시 만난 채옥과 태상의 더 애틋해진 로맨스 또한 ‘경성크리처’ 시즌2의 볼거리다. 한소희는 “태상을 너무 닮은 호재를 보면서 채옥이 느낄 수밖에 없는 감정들이 분명히 있다”며 “채옥의 관점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 아플 순간들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캐릭터, 쿠로코 대장 이무생과 승조 배현성

경성크리처
넷플릭스 ‘경성크리처’ 시즌 2의 쿠로코 대장 역의 이무생(왼쪽)과 승조 배현성(사진제공=넷플릭스)

 

“쿠로코는 일본의 전통연극에서 검은 옷을 입고 무대 장치나 소품들을 옮기는 사람들을 일컬어요. 여기서 아이디어를 따와 그림자 같은 존재들을 만들었습니다. 목도 까맣고 얼굴도 복면을 쓰고 있어서 정체를 모르지만 떼를 지어 다니는 바퀴벌레 같은 느낌을 내보려고 했죠.”

정 감독의 말처럼 쿠로코는 “맹목적으로 복종하는 인물들”이다. “비밀스러운 세계를 장악하려는 자와 그를 막으려는 자 간의 싸움이 굉장히 공감갔다” 출연 이유를 밝힌 이무생은 자신이 연기하는 쿠로코 대장에 대해 “전승제약의 비밀정예요원인 쿠로코들을 진두지휘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1945년 (나진을 이용해 크리처를 탄생시킨) 가토(최영준)의 지하 실험실을 계승한 전승제약 실험실에서 나진을 실험하면서 자신만의 계획을 채우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판단력도 좋고 직관력도 있으면서 그에 걸맞은 신체 능력까지 갖췄죠. 한올한올 빈틈없이 머리를 빗어 넘긴 모습만 봐도 철두철미하고 예민한 완벽주의자의 성격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 ‘우리들의 블루스’ ‘기적의 형제’ 등에서 순수하고 엉뚱한 역할을 주로 소화했던 배현성은 ‘경성크리처’ 시즌2에서 “촉수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초인적을 힘을 가진 공격적이고 무자비한 성격”의 승조를 연기한다.

“기존과는 다른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승조처럼 차가운 눈을 가진 위협적인 인물도 잘 표현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시즌1과 출연자 개인사 논란 딛고 ‘호재’가 될 수 있을까?

경성크리처2
넷플릭스 ‘경성크리처’ 시즌 2 출연진. 왼쪽부터 승조 역의 배현성, 채옥 한소희, 태상·호재 박서준, 쿠로코 대장 이무생(사진제공=넷플릭스)

 

“시즌1 때 주신 의견을 연출자로서 잘 봤습니다. 사실 시즌1이 공개됐을 때 이미 시즌2 편집이 끝난 상태였어요. 그래서 조금 더 공감할 수 있게끔 해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래야 우리가 지금까지 했던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 테니까요.”

독립군 비하 등 논란에 휩싸였던 ‘경성크리처’ 시즌1에 대해 정동윤 감독은 “책임감을 느끼며 최대한 많은 것을 반영하려고 노력했지만 반응이 어떨지는 알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시즌 1, 2 사이 모친 구속, 열애와 결별 등 사생활 논란의 중심에 섰던 한소희는 “제 개인적인 일이 공적인 일에 관여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시즌 2도 재밌있고 즐겁게 잘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정 감독 역시 “끝까지 잘 봐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저는 시즌2 마지막 회, 마지막 신이 많이 생각납니다. 어두운 터널을 뚫고 되게 밝은 곳에서 기분 좋게 촬영을 한 기억이 있거든요. 그 기억과 감정들이 전세계 시청자분들에게도 느껴졌으면 너무 좋겠습니다.”

긴 터널 끝 눈부신 빛을 맞이했던 기억과 감정을 전달하고픈 정동윤 감독의 그리고 호재 역의 박서준이 눙친 “모두에게 ‘경성크리처’가 ‘호재’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이뤄질지는 27일 공개되는 ‘경성크리처’ 시즌2에서 확인할 수 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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