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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세대 겨냥한 남자들의 허세작렬 연극 ‘월남스키부대’

남자의 진실과 허풍 사이, 베트남엔 스키부대가 있었을까?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간 중년 남성을 달래는 감동 코드

입력 2014-08-14 11:13

배우 3명
왼쪽부터 ‘월남스키부대’의 연출가이자 김노인 역의 심원철, 김노인에 캐스팅된 이한위, 서현철

 


월남전엔 스키부대가 있었을까? 아열대 지방인 베트남에 눈 덮인 곳에나 존재할 스키부대가 있을 리 만무다.



“내가 월남스키부대였어”라는 남자의 호언장담에 단호하게 “말도 안되는 거짓말!”이라고 외칠 수 있는 이유다.

군대 관련 모험담(?)을 부풀리기 좋아하는 남자들의 허풍으로 치부되던 ‘월남스키부대’의 존재여부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군대 관련 농담으로 알려진 ‘월남스키부대’를 소재로 한 동명연극이 10월 5일부터 2015년 1월 29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3관에서 상연한다.

2012년 4월 10일, 대학로 창조아트센터에서 ‘아빠는 월남스키부대’라는 제목으로 초연 후 지방공연에 나섰다 3년만에 서울에 재입성한 것이다.

‘월남스키부대’는 월남전에 참전했다고 큰소리를 치는 치매환자 김노인과 도둑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가족 코미디다. 초연부터 연출자와 연기자로 함께한 심원철과 감초배우 이한위, 연극판에서 잔뼈가 굵은 서현철이 김노인 역에 캐스팅돼 본격 연습에 돌입했다.

‘월남스키부대’ 서울 재입성에 영향을 미친 것은 ‘꽃보다 할배’ 시리즈에서 시작한 ‘할배’열풍이다. 소외됐던 ‘할배’들이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노인을 주인공으로 한 가족연극 상연이 토대를 마련했다.

관객들의 입소문도 큰 몫을 했다. ‘월남스키부대’의 경쟁력은 명성을 잃고 친구·가족과도 소원해진 중장년층의 까맣게 타들어가는 속을 달래는 유쾌한 웃음과 감동 코드다. 3년 동안 지방무대에 올린 연극을 보고 웃고 울던 4050세대 관객들이 공감대를 형성하며 극찬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연극 ‘월남스키부대’는 ‘변호인’ ‘숨바꼭질’ ‘신세계’ ‘7번방의 선물’ ‘피에타’ ‘내 아내의 모든 것’ ‘부러진 화살’ 등을 제작·배급한 NEW의 공연전문 자회사 ‘SHOW&NEW’의 처녀작이다.

스타 캐스팅 보다는 ‘스토리’와 ‘시나리오’를 중시하는 NEW의 배급 원칙은 연극에도 발휘된다.

탄탄한 창작 시나리오와 영화 ‘웰컴 투 동막골’ 박광현 감독의 강력 추천으로 서울 재입성에 성공한 ‘월남스키부대’는 환각상태에서 참전 기억과 현재를 혼동하는 김노인과 가족의 이야기로 유쾌한 웃음 속에 감동을, 허풍 속에 진실을 담는다.

‘월남스키부대’ 홍보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아담스페이스의 김은 이사는 “입소문으로 확보한 가족관객과 대학로의 젊은 관객을 동시에 아우르려 한다. 마니아 문화에서 탈피하려는 대학로의 대중화와 연이어 터진 큰 사건들로 침울해진 사회 분위기 전환에 일조하고 싶다”는 바람을 털어놓는다.

연극 ‘월남스키부대’는 관객들에게 다시 한번 묻는다. “월남전엔 스키부대가 있었을까요?”

그에 대한 해답은 여전히 진실과 허풍 사이를 서성인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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