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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열기, 故신해철 추모로 가득 찬 대학가요제 동창

희끗한 머리카락, 깊은 주름, 연륜을 뭉친 '대학가요제 동창회 포에버'
故신해철을 기리는 엔딩무대로 뭉클한 안녕
서울을 시작으로 대전, 광주, 부산, 대구 등 전국 공연 계획

입력 2014-11-08 19:19

대학가요제
2014 대학가요제 동창회 포에버 포스터 (사진제공=대학가요제동창회)
듬성 듬성 하얗게 센 머리, 얼굴 깊이 파인 주름살과 불룩 튀어나온 배.8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된 ‘대학가요제 동창회 포에버’는 37년이라는 세월만큼이나 연륜이 쌓인 동창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1978년 2회 수상자인 임백천부터 1993년 대학가요제 수상자인 배기성까지 20년 세월을 넘나드는 신구세대가 한자리에 모여 추억을 노래하며 대학가요제의 폐지를 안타까워했다.

1981년 ‘스물하나의 비망록’으로 입상한 6인조 그룹 스물하나의 김한철씨가 무대의 포문을 열었다. 현재 자동차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김씨는 ‘대학가요제 포에버’ 무대를 통해 33년만에 팬들 앞에 섰다.

이어지는 무대는 가수 우순실과 원미연의 ‘연극이 끝난 후’. 1980년 제4회 대학가요제 수상그룹인 샤프의 명곡이다. 시간을 초월한 두 디바의 파워풀한 가창력에 공연장은 그야말로 연극이 끝난 것 마냥 정적이 흘렀다.

노래의 마지막, 가사를 채 잇지 못한 원미연은 무대를 마친 뒤 “지난 해 ‘대학가요제 동창회’ 무대에서 샤프 선배님들이 이 노래를 불렀을 때가 떠올라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비단 원미연 뿐 아니다. 이날 무대에 선 대다수 가수들이 추억을 곱씹으며 관객과 호흡했다.

오랜만에 무대에 선 가수 정오차는 대학가요제 수상곡 중 최초 금지곡인 ‘바윗돌’을 재현했다. 1981년 5회 대학가요제 수상곡인 ‘바윗돌’은 불온사상 유포를 이유로 금지곡으로 지정됐다.

30년만에 세종문화회관에서 울려퍼진 ‘바윗돌’에 관객들도 열광적으로 호응했다. ‘대학가요제 동창회’ 회장인 김학래는 자신에게 대학가요제 출전을 권유했다는 임철우와 함께 ‘내가’를 불러 짙은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이날 무대의 백미는 故신해철을 추모하는 엔딩무대다. 최근 작고한 고인은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그룹 무한궤도 보컬로 출전해 ‘그대에게’로 대상을 거머쥐었다. 동창들은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영상으로 고인을 추모하며 입을 모아 ‘그대에게’를 열창했다.

배기성은 “해철이 형이 하늘에서 보고 있다”라고 말해 관객들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출연 가수들은 무대를 마친 뒤에도 추모 영상을 바라보며 이제 세상에 없는 고인에게 손을 흔드는 것으로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1977년 처음으로 열린 대학가요제는 군사정권 시절 젊은 세대의 해방구이자 당대 스타 탄생 등용문으로 사랑받았다. 제1회 대상을 받은 ‘나 어떡해’의 샌드페블즈를 시작으로 임백천, 이범용, 높은음자리, 배철수, 원미연, 노사연, 조갑경, 유열, 무한궤도, 전람회 등 국내 가요계를 주름 잡은 실력파 가수들을 배출해 왔다.

하지만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대형 연예기획사 소속 아이돌 그룹이 가요계를 휩쓸고 각 방송사들이 잇따라 오디션 프로그램을 내놓으면서 영향력이 약화돼 결국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폐지됐다.

‘대학가요제 동창회 포에버’는 대학가요제 폐지를 아쉬워하는 대학가요제 출신 가수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한 합동 콘서트로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대전, 광주, 부산, 대구 등 전국 공연을 계획 중이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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