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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프리뷰]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평당 500만원 짜리 집에 대한 오해가 만들어낸 발칙한 범죄
바바라 오코너의 동명 베스트셀러 영화화, 12월 31일 개봉

입력 2014-12-2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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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출연진. 왼쪽부터 김성호 감독, 김혜자, 이레, 이지원, 홍은택, 강혜정, 이천희(사진제공=삼거리픽쳐스)

 

“처음엔 재밌었는데 보면서 울었어요. 신나는 신도 있는데 슬픈 신도 있었거든요.”



9살의 이레가 본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신나지만 슬픈 이야기였다. 18일 언론시사회가 있기 전 가졌던 비공개 기술시사회에서 10살 안팎의 아이들이 눈물을 쏟을 정도로 호평을 얻은 것으로 알려진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 개봉 준비를 마쳤다.

바바라 오코너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주목 받았던 작품의 이야기는 평당 500만원 짜리 집에 대한 오해에서 시작한다.

피자 봉고에서 지내는 게 지긋지긋해진 10살 소녀가 생각해내고 ‘머리가 좋을 리 없다’는 이름이 ‘석’자로 끝나는 남자아이가 짠 작전은 정교하고 과학적이다.

그저 철없게만 보이는 엄마를 대신해 집을 구하기 위해 발 벗고 생각해낸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그야말로 완벽했다. 하지만 계획대로 진행되는 범죄(?)는 없다. 게다가 ‘머리가 나쁘다’고 했던 소년이 코를 후비며 던지는 말은 두 소녀의 죄책감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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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소녀가 생각해내고 멍한 소년이 짠 ‘개 훔치기’ 작전은 꽤 정교하다.(사진제공=삼거리픽쳐스)

 

누구에게나 가족에 대한 사연이 있다. 그리고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주인공들은 좀 더 안타까운 사연을 가지고 있다. 지소(이레)는 집 나간 아빠를 기다리며 엄마 정현(강혜정), 남동생 지석(흥은택)과 살던 동네를 전전 중이다. 카페 마르셀의 노부인(김혜자)은 아들을 잃고 강아지 월리(개리)에 의지해 살아간다.

손가락 세개 노숙자 아저씨(최민수)도 딸을 멀리서 지켜만 봐야하는 안타까운 사연을 가지고 있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유쾌하지만 서글프고 눈물이 나지만 따스하다.

아이들의 천진무구함과 능숙한 베테랑 배우의 연기, 존재만으로도 훈훈한 강아지의 조합은 꽤 훌륭하다. 개를 훔칠 결심을 하고 행동에 옮기기까지 다소 늘어지는 전반부가 지나고 나면 이야기와 감정은 촘촘하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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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후 5년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김혜자는 “아역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이레의 연기를 극찬했다.(사진제공=삼거리픽쳐스)

 

‘마더’ 이후 5년만에 영화에 출연한 김혜자는 “순하면서 재밌기 쉽지 않은데 이 이야기는 아름답고 순하면서도 재밌다. 아이들이 하는 생각이 현실의 이야기 같았다”고 관람 소감을 전한다.

영화 ‘소원’에서 아픈 연기를 선보였던 이레는 이 작품에서도 빛을 발한다. 완벽한 연기력의 김혜자가 “아역이라는 생각을 못했다. 어른배우랑 연기할 때와 똑같이 집중하고 긴장하며 역에 몰입했다”고 극찬할 정도다.

시종일관 수다를 떠는 이레와 이지원, 아이들을 챙기느라 불러도 대답 없는(?) 강혜정, 극 속 지석처럼 멍한 듯 “신기하고 재밌다”를 연발하는 흥은택은 실제 친구, 모녀, 남매처럼 다정하다.

제자리를 찾은 듯 ‘과장된 연기’를 벗어던진 최민수,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악역 연기를 선보이느라 촬영장 왕따였다고 섭섭함을 전하는 이천희, 이야기의 중심인 월리 역의 강아지 개리 등 출연자들의 화합은 관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충분하다.

김성호 감독은 “아이들과 개가 주인공인 가족영화다. 가족영화는 유치하거나 완성도 떨어진다는 편견이 있어서 모든 관객에게 재밌게 잘 만들자고 욕심을 부렸다”고 제작의 변을 밝히기도 했다.

아이들과 강아지, 어른과 아이들의 교감으로 현실을 이야기하는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12월 31일 개봉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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