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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이드] 고양이·LG트윈스·장항준 감독…‘시그널’ 김은희 작가의 취향저격

입력 2016-03-25 15:01

드라마 작가 김은희 인터뷰6
드라마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가 브릿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양윤모기자)

 

‘싸인’부터 ‘시그널’까지. 한국형 수사 드라마라는 장르를 개척한 김은희 작가는 선굵은 필체와 달리 작은 몸집과 앳된 외모의 소유자였다. 엉덩이보다 발로 대본을 쓴다는 그의 말마따나 취재 열정이 넘치지만 고양이와 함께 프로야구 중계를 보며 한없이 게으름을 피우는 의외의 면모도 갖고 있다. 김 작가의 작업실에서 그의 취향을 살짝 들여다봤다.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을 때...나나와 니나

김은희 작가는 일명 ‘고양이 집사’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김 작가의 작업실을 방문하면 눈처럼 흰 고양이가 맞아준다. 나나와 니나. 자매인 두 고양이는 하루 열 시간 넘게 대본과 씨름하는 김 작가의 말벗이다.

나나는 흔히 ‘개냥이’라고 불리는 고양이들처럼 붙임성이 좋다. 모르는 사람한테도 다리를 부비고 인터뷰 중에도 쉬지 않고 야옹대며 참견해댄다.

사이버수사물인 ‘유령’을 집필했던 김 작가의 고양이답게 노트북을 펴놓으면 ‘zzzz’를 네 페이지에 걸쳐 쳐놔 사람들을 놀라게 한단다. 수줍음이 많은 니나는 ‘남자사람’이 있으면 이불 속에 쏙 숨는다. 작업실 벽 한쪽은 고양이들의 스크래치 흔적이 남아있다.

◇MBC청룡부터 LG트윈스까지...애증과 인고의 팬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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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작가의 노트북과 드라마 ‘시그널’ 대본. LG트윈스 로고 스티커가 붙어있다. (사진=조은별 기자)

 

김 작가의 노트북에는 프로야구 LG트윈스 스티커가 대문짝만하게 붙여져 있다. 누가 봐도 ‘엘빠’ (LG트윈스 빠순이, 팬을 지칭하는 단어)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그는 “프로야구가 출범하던 해부터 MBC청룡(LG트윈스 전신)의 팬이었다”고 고백했다. LG트윈스의 신바람 야구를 주도했던 김재현, 유지현, 서용빈 선수 중 김재현 선수를 가장 좋아했다고. 하지만 LG트윈스는 긴 시간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666-8587-667’ 팬이라면 기억하는 LG트윈스의 정규시즌 순위다. 2013년과 2014년, 반짝 기세를 보이며 11년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지만 2015년 다시금 정규시즌 9위로 내려앉았다. 그럼에도 김 작가는 애증의 LG트윈스를 버리지 못한다고.

그는 “올해도 변함없이 LG트윈스를 응원할 것”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시구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나 스포츠 드라마는 집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스포츠는 그냥 보는 게 제일 재밌는 것 같아요.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요.”

◇멘토이자 가장 친한 친구, 남편 장항준

‘싸인’, ‘유령’, ‘쓰리데이즈’에서 ‘시그널’까지 한국형 장르물을 통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짚은 김은희 작가지만 그는 소위 ‘운동권’과 거리가 멀었다. 학창 시절 무협지와 만화를 즐겨보고 대학 응원단 치어리더까지 할 정도로 흥이 많았다.

그런 김 작가에게 사회를 바라보는 눈을 뜨게 한 사람이 장항준 감독이라고. 김 작가는 “대책없이 노는 걸 좋아했던 나를 ‘사람’ 만들어준 게 바로 장항준”이라고 웃었다.

두 사람은 현재 참여연대 회원으로 가입해 후원활동 중이다. 김 작가는 “남편이 ‘무한도전-못친소’(못생긴 친구를 소개합니다) 특집에 출연했어야 했는데 무슨 고집인지 결국 나가지 않았다”고 웃음 섞인 아쉬움을 토로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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