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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이드] ‘헨리4세’ 폴스타프 이창직과 헨리 왕자 박정복, “동생들 출연료 여전히 2만원, 연봉 300”

[B사이드] 그래도 우리는 무대와 드잡이를 한다

입력 2016-04-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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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4세 Part1&Part2-왕자와 폴스타프’에 폴스타프와 헨리 왕자로 출연 중인 이창직(사진 왼쪽)과 박정복은 이구동성으로 연극배우들의 처우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제 (연극하는) 동생들은 지금도 (회당 출연료) 2만원 받고 일해요.”



서울시극단의 ‘헨리4세 Part1&Part2-왕자와 폴스타프’(이하 헨리4세)에 폴스타프와 헨리 왕자로 출연 중인 이창직과 박정복은 연극배우들의 처우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대부분이 처한 현실이며 '빈인빈 부익부'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상업연극의 어두운 면에 대한 박정복의 말에 이창직은 “2002년 폴스타프 역을 맡으며 서울시극단원이 되기 전까지 내 연봉도 300만원이 채 안됐다”고 털어놓았다. 공연기간에 버금가는 연습기간이 있지만 이때는 어떤 대가도 없으니 150번을 꼬박 무대에 올라야 1년에 300만원을 벌 수 있다. 

 

이대로면 1년은 12개월로 정해져 있고 작품 역시 누구에게나 손을 내밀어주지 않으니 아무리 열심히 한다해도 연봉 300만원이 채 안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보험회사에서 일하면서 극단 일을 하고 있는 K씨는 “그래도 연극을 포기할 수 없어 비교적 자유로운 직종을 찾다 하게 됐다”며 “하지만 연극을 위해서 입사했는데 연극이 취미가 돼 버리는 것 같아 늘 고민이 많고 늘 피곤하다고 털어놓기도 한다. 

 

한 중견 연극인은 "TV드라마에 잠깐 출연한 적이 있는데 80만원을 주더라.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느니 얼굴이라도 잠깐 내비칠 수 있는 드라마에 출연하는 게 낫지 싶어 출연 의뢰가 들어오면 거절하지 않는다"고 전하기도 했다. 


“연극하는 분들이 영화나 드라마로 가버려도 말릴 수가 없어요. 먹고 살기가 힘드니까.”.
생계 문제로 자살을 하거나 TV·영화쪽으로 전향하는 배우들에 이창직과 박정복은 이구동성으로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박정복은 “연극 또한 인지도가 없으면 좋은 작품을 못한다는 걸 깨닫고 ‘그럼 내가 왜 연극을 해야하지?’라는 회의가 들었다. 그래서 유명해지고 싶어 수십편의 단편영화에 출연했다”며 “하지만 조연에서 단역으로 떨어졌고 연기력도 계속 떨어졌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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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4세’의 이창직(사진 왼쪽)과 박정복.(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결국 배우의 꿈을 접었던 그는 마크 로스코와 그의 가상 조수 켄이 벌이는 격렬한 예술담론을 담은 연극 ‘레드’ 초연(2011)을 보고 다시 무대배우의 꿈을 키웠고 2013년 주원 주연의 뮤지컬 ‘고스트’ 앙상블로 무대에 돌아왔다.

‘헨리4세’ 연습 시작 전에도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패션쇼에 조명 스태프로 아르바이트를 다녀왔다는 박정복은 “조명 스태프 10명 중 8명이 연극배우였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무대를 포기하지 못하는 건 당연히 그만큼 좋아하고 가슴이 떨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는 당분간은 연극만 하고 싶어요. 무대를 떠나지 않았었다면 불만만 있었을 것 같아요. 전략적으로 치열해야하는데…어렸을 때부터 (외도 없이) 연극만 했으면 무대에 계속 오르지 못했을 것 같아요.”

전략적으로 치열하다는 건 무슨 의미냐는 물음에 이창직이 입을 연다.

“이 정도만 하면 되겠다 싶은 현장이 있는가 하면 ‘어 장난 아닌데?’ 하는 데도 있어요. 그런 데를 가면 엄청 치열해지죠. 어떤 곳이냐에 따라 치열한 강도와 임하는 태도가 달라져요.”

14일 ‘헨리4세’를 끝내고 연 6회 이상 연극무대에 오르는 이창직과 이틀 뒤부터 연극 ‘레드’ 연습에 돌입하는 박정복은 또다시 치열한 곳에서 치열하게 무대와 드잡이를 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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