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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B사이드 ③] 컵라면 한국의 위상을 떨치다, 짜장범벅 역대 1위 튀김우동을 넘어서다?!

입력 2016-05-1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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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의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한국 컵라면들. (사진=이희승 기자)

 

“이렇게 맛있는걸 1년에 한번 먹다니...”

 

두툼한 스테이크와 입에서 살살 녹는 마카롱, 풍미가 남다른 크레페 얘기가 아니다. 바로 한국의 컵라면이다.  

 

지난 17일 프랑스 칸 해변에서 열린 한국의 밤 부스에는 외국인들이 너도나도 컵라면을 흡사 칵테일처럼 들고 서 있었다. 능숙한 젓가락질은 물론 포크를 이용하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어깨가 드러나는 원피스에 힐을 신은 한 여성은 너구리 컵라면을 먹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들었다. 흥겨운 클럽 뮤직이 나왔지만 장내는 이미 라면 특유의 입맛 도는 스프향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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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참가자들 역시 손에 컵라면을 들고 대화를 나눈다.(사진=이희승 기자)

매년 영화진흥위원회에서는 이 행사를 위해 라면을 한국에서 대량 구입해 들고 간다. 배송을 했던 초창기에는 라면값보다 배송비가 더 들어 이제는 입국하는 사람들이 나눠 드는 방법을 택했다. 

 

낮에는 여름 수준의 햇살이 내리쬐지만 밤에는 제법 가을 날씨같은 바람이 부는 칸에서 컵라면 만한 히트아이템은 찾아보기 힘들다.

 

행사장에는 각종 핑거푸드와 와인, 맥주가 즐비하지만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라면 테이블에 긴 줄을 선다. 바텐더들은 음료 제조 대신 쌓여있는 컵라면을 재빨리 뜯어 뜨거운 물을 부어 놓는다.

지난 2011년 처음 시작한 컵라면은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놓치지 말아야할 별미로 자리매김했다. 해외 영화인들이라면 누구나 탐내는 컵라면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올해는 유독 짜장범벅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 맵지 않은데다 흔해져 버린 우동과는 다른 맛이기 때문. 역대 1위였던 튀김우동의 아성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이탈리아에서 왔다는 한 영화인은 “칸 영화제에서 컵라면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많지만 한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 매년 이날을 기다릴 정도”라며 “1년에 한번 먹는 게 야속할 정도”라며 컵라면에 대한 예찬을 늘어놓았다.

칸을 찾은 배우들도 현지에서 가장 많이 먹은 음식으로 ‘컵라면’을 꼽는다. ‘칸의 여왕’ 전도연은 “영화제 맛집보다 더 자주 먹는 건 컵라면”이라고 밝혔고 ‘아가씨’로 처음 칸을 방문한 조진웅 역시 “첫 끼를 컵라면으로 때웠다”고 할 정도로 영화제 필수 식량이다.

라면 없는 출장은 무 없이 먹는 프라이드 치킨이랄까. 야밤에 기사 마감하며 먹는 컵라면의 맛은 그 어떤 미슐랭 가이드 음식보다 훈훈하다.

프랑스 칸=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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