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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이드] 김신의·정동화, 꿈 그리고 ‘구텐버그’의 정문성·조형균과 피아니스트를 이야기하다!

'구텐버그'는 데뷔시절 우리, 3명 두고 공연하던 몽니, '마리아 마리아', '마술피리'의 스무살 정동화
여전히 꿈인 정동화의 '팬텀' 뮤직 오브 더 나잇, 김신의의 몽니 뮤지컬
어메이징한 배우들 정문성, 조형균 그리고 피아노 장인? 찰스 에이브와 라이언 원요한

입력 2016-11-12 12:30

정동화_김신의
뮤지컬 ‘구텐버그’의 더그 정동화(왼쪽)와 버드 김신의.(사진=양윤모 기자)

 

“이번 작품에서도 너무 많은 걸 배우고 있어요.”



‘프리미엄’ 김신의, ‘어메이징’ 정문성, ‘대단한 순발력’ 조형균. 작품 때마다 배우는 게 늘고 있다는 정동화는 ‘구텐버그’의 동료 배우들에게 꼭 어울리는 수식어를 선사했다.

“군복무 중일 때 와이프랑 형의 ‘락오브에이지’를 봤어요. 몽니의 김신의라고 해서 봤는데 너무 잘하는 거예요. 게다가 록커 역할이잖아요. 와이프랑 보면서 대박이구나 했어요. ‘구텐버그’ 포스터 찍는 날 먼저 가서 ‘팬이에요’ 했죠. 형이 합류하면서 저에겐 ‘구텐버그’에 프리미엄이 붙었다고 할까요?” 

 

김신의
‘구텐버그’ 버드 역의 김신의.(사진=양윤모 기자)
정동화의 극찬에 “아이 무슨 말도 안되는…”이라던 김신의에 대해 그는 “그냥 연습실에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그냥 든든하고 편한 형”이라고 마음을 전한다.

“사실 형은 그냥 있는 것만으로도 좋아요. 다른 팀 가면 큰형이거나 중간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부담감이 있어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선배이고 싶기도 하고 피해는 주고 싶지 않고 그래서 행동을 조심하게 되거든요. 저는 사실 항상 ‘너무 좋았어’, ‘좀만 더 해보자’, ‘파이팅’ 등 힘 내는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에요. 형도 그렇더라고요. 매신 끝날 때마다 서로 끌어안고 너무 좋았다고 다독이고 그게 정말 힘이 되거든요. 형이 안보이면 자꾸 찾게 돼요.”

그런 정동화를 두고 김신의는 “겸손, 명배우의 마지막 관문”이라고 표현했다.

“(정)동화는 너무 따뜻해요. 사실 제가 뮤지컬 배우로 시작한 게 아니라 뮤지션이다가 뮤지컬을 하게 됐잖아요. 이번에 확실히 (뮤지컬 배우와 뮤지션)의 차이가 느껴지는 거예요”

‘구텐버그’를 하면서 배우와 배우가 아닌 사람의 차이를 확실하게 느끼고 있다는 김신의는 “동화도 그렇고 문성이도, 형균이도 너무 잘한다”고 칭찬이다.

“사실 제가 스트레스 받는 건 2인극은 호흡이잖아요. (잘하는 배우들의) 그 호흡을 못맞춰 주는 것 같아서 진짜 고민이 많아요. 인간적으로 너무 소중한 배우들이고 더 친해지고 싶은데 너무 시간이 없어요.”


◇또 다른 버드와 더그, ‘어메이징’ 정문성, ‘경이로운’ 조형균

[구텐버그] 컨셉사진_더그役_정문성
김신의와 정동화가 ‘어메이징’한 배우라고 입을 모으는 ‘구텐버그’의 더그 정문성.(사진제공=쇼노트)

 

“진짜 (정)문성 형은 정말 대단한 배우예요. 원래 알고는 있었는데 같이 작품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거든요. 정말 똑똑하고 잘하고 다방면에서 대단한 배우죠. 저희 배우들 모두가 어메이징한 사람들이지만 같은 더그 역할을 하다 보니 정말 많은 걸 배우고 있어요.”

정문성을 보고 ‘저기서 저렇게도 할 수 있구나…’ 감탄의 연속이라는 정동화의 극찬에 김신의도 ‘진짜 독특하다’고 말을 보탠다.

“문성이는 자유로운 영혼 같아요. 저는 ‘구텐버그’에 매여 있다면 얘(문성)는 매여 있지 않고 밖에 있는 것 같아요. 제3자 입장에서 정문성이 ‘구텐버그’를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저는 완전 1인칭이 되는 걸 극복 못해서 스트레스를 받는데 문성이는 따로 떨어져 굉장히 편한 느낌이죠.”
 

구텐버그배우들
뮤지컬 '구텐버그'.(사진제공=쇼노트)

 

연습은 물론 밥을 먹다가도 매순간 생각지도 못한 말에 김신의도 정동화도 조형균도 자지러지기 일쑤란다.

“다른 배우들도 그런건지(조)형균이는 한번 연출님이 주문을 하면 바로 대입을 시켜서 활용해요. 저는 얘기하시면 몇번 연습하고 그러는데 형균이는 되게 영리하고 순발력이 좋은 배우죠. 하는 걸 보면 어떻게 저게 한번에 가능하지 싶어 경이로워요.” 

 

김신의는 같은 버드 역에 더블캐스팅된 조형균에 “문득문득 모든 뮤지컬 배우들이 다 그런가, 아니면 얘(조형균)만 유독 영특한 건가 곰곰이 생각할 정도 잘한다”고 덧붙인다. ‘난쟁이들’의 찰리로 번갈아 무대에 올랐던 조형균과의 호흡에 대해 정동화는 “기대해도 좋다”고 귀띔한다.

[구텐버그] 프로필사진_버드役_조형균
순발력이 대단한 ‘구텐버그’의 더그 역 조형균.(사진제공=쇼노트)

“진짜 순발력이 대단해요. ‘난쟁이들’ 때도 정말 많이 배웠어요. 제가 고민고민하면서 이 장면에서 이렇게 하면 되겠다 하고 있을 때 형균이는 이미 생각하고 있어요. 이번에 버드(조형균)와 더그(정동화)로 호흡을 주고받을 때도 이런 거 한번 해볼까 하면 바로 받아주고…형(김신의)과는 또 다른 호흡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제3의 배우 피아니스트, ‘장인’ 찰스 에이브와 ‘귀염둥이’ 라이언 원요한

리딩 공연 형식으로 진행되는 뮤지컬 ‘구텐버그’에서는 피아니스트도 ‘열일’을 하고 호흡을 함께 한다. 초연부터 이번 3연까지를 함께 하고 있는 에이브에 대해 정동화는 “찰스 형은 장인”이라고 표현한다.

“에이브 형이 있어서 걱정을 뒤로 하고 많은 도움을 받고 있죠. 새로 합류한 원요한은 ‘쓰릴 미’ 때 같이 했던 친구예요. 학교(서울대 피아노과)에서도 정말 잘하기로 유명한 친구죠. 합류하면서 문성이 형이 ‘라이언’이라는 애칭을 지어주셨어요. 카카오톡의 라이언을 닮았다고.”

‘구텐버그’의 피아니스트는 오케스트라를 방불케 한다. 초·재연에 이어 3연에서는 할 일이 더 늘어 진정한 ‘1인 오케스트라’로 진화 중이다.

“얘(원요한)가 ‘구텐버그’에 대한 사랑이 가득하더라고요. 연주자로서 너무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음악감독님께 먼저 전화를 해서 합류하게 됐죠. 자기 할 일도 많을 테고 같이 안있어도 되는데 저희 연습 끝날 때까지 계속 같이 있어요. 앞으로 이 친구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할지 기대돼요.”

정동화
‘구텐버그’ 더그 역의 정동화.(사진=양윤모 기자)
이제 스물셋의 원요한에 대한 기대를 전하는 김신의는 물론 정동화까지 귀엽다고 입을 모은다.

“애기 같아요. 수줍음을 너무 많이 타는데, 그게 또 너무 귀여워서 저희가 만날 괴롭혀요.”

최근 ‘구텐버그’를 비롯해 ‘라흐마니노프’, ‘맨인더홀’, ‘쓰릴 미’ 등 피아노가 배우처럼 중요하게 활용되는 작품들이 늘고 있다.

‘라흐마니노프’에 출연하며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졌다는 정동화는 “사람을 닮은 악기”라고 표현한다.

“88개 건반에 인간의 희로애락을 다 가진 악기 같아요. 낮은 음을 쳤을 때는 안정감이 느껴지다가도 높은 음 치면 또 달라지죠. 건반마다 사람의 감정이 다 담긴 것 같아요. 88개의 감정? 그런 느낌이죠. 제3의 배우!”

기타는 물론 드럼까지 다루는 김신의 역시 건반 하나를 누가 어떻게 치느냐에 따라 다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피아노의 매력으로 꼽았다.


◇당분파 vs 물파, 정동화와 김신의의 건강관리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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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텐버그'의 더그 역의 정동화(왼쪽)와 버드 역 김신의.(사진=양윤모 기자)

 

“동화는 자기 관리가 정말 철저한 배우예요. 연습하느라 바쁘다 보니 동화한테 몸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많이 물어요. 형 그런 거 먹지 마세요, 이거 드세요 많이 얘기해주거든요.”

김신의의 물음에 정동화의 “공복에 홍삼, 꿀, 유산균을 먹는다”는 답이 돌아온다.

“사람마다 달라요. 공복에 당분이 더 맞는 사람이 있고 물 한잔이 더 좋다는 사람도 있죠. 저는 당분파예요. 공복에 홍삼, 꿀, 유산균 순으로 먹어주면 아침이 달라지거든요.”

공복에 500CC 물 한잔을 먼저 마시고 아침식사를 한다는 김신의에게도 “우리 몸에 안좋은 걸 다 빼내고 혈액순환 잘되면 절대 병이 안걸린다”는 정동화의 말이 묘하게 설득력이 있었는지 아침마다 고민 중이란다.

“동화 말 듣고 아침마다 고민을 해요. 왠지 홍삼을 먹고 물을 마시면 희석될 것 같고…. 그래서 물 마시고 밥 먹고 그 다음에 홍삼을 먹어요.”


◇버드와 더그이던 시절, “관객 3명 앞에서 노래하고 공연했죠!” 

 

뮤지컬 <구텐버그> 김신의 인터뷰
‘구텐버그’에서 첫 뮤지컬 ‘록키호러쇼’ 시절을 떠올린다는 김신의.(사진=양윤모 기자)
‘구텐버그’는 브로드웨이 진출을 꿈꾸는 신인 작곡가 버드(김신의·조형균)와 작가 더그(정동화·정문성)의 이야기다. 꿈을 향한 그들의 절박함은 뮤지션이라면, 배우라면 한번쯤 겪었을 법한 순간들이다.

“저희(몽니)는 평일 클럽에서 관객 3명을 앞에 두고 공연하고 그랬어요. 하물며 두명은 아는 사람이었죠. 그때 생각도 나지만 ‘구텐버그’는 제가 처음 뮤지컬을 하던 때가 더 많이 떠올라요.”

김신의에게 ‘구텐버그’는 몽니의 무명시절과 더불어 ‘록키호러쇼’로 뮤지컬에 처음 입문하던 때를 떠오르게 하는 뮤지컬이다. 그 대단한 이지나 연출의 불호령에 정신을 못 차리던 그 시절은 ‘구텐버그’의 버드와 더그가 겪는, 더불어 버드를 연기하면서 겪는 김신의의 혼란스러움을 닮았다.

“처음 뮤지컬을 하다 보니 동선이 뭔지도 모르겠고 정신을 못차리겠더라고요. 이지나 연출님께 정말 많은 지적을 당하고 많은 걸 배웠죠. 그때랑 지금 ‘구텐버그’랑 비슷한 것 같아요. 2인극도 처음인데다 이렇게 수많은 약속들과 대사들, 큐사인들이 혼란스러워요. 지금은 누가 뭐라는 사람도 없는데…제 스스로가 이지나 연출님이 된 것 같아요.”

그때도 ‘록키호러쇼’는 성공적으로 공연됐다. 이후 이지나 연출의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도 출연했고 ‘락 오브 에이지’, ‘마리아 마리아’, ‘머더 발라드’, ‘고래고래’ 등의 출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뮤지컬 배우 ‘김신의’로 필모그래피를 쌓을 수 있었다. 혼란스러울 때마다 김신의는 그때를 떠올리며 “넘어야할 산이다. 할 수 있어. 힘내자”를 되뇌곤 한단다.

“형 저도 ‘마리아 마리아’ 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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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텐버그’의 더그와 버드처럼 낮엔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밤엔 ‘마리아 마리아’를 공연했던 스무살을 떠올린다는 정동화.(사진=양윤모 기자)

 

김신의의 고백(?)에 정동화는 2003년 세우아트센터에서 개막한 소극장 버전의 ‘마리아 마리아’와 가족 뮤지컬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로 데뷔하던 시절을 이야기했다. ‘마리아 마리아’를 위해 지은 세트에 소도구를 활용해 ‘마술피리’의 무대를 꾸려 하루 2번씩 공연하며 형들과 6개월 함께 보냈다.

“운이 좋았죠. 데뷔작인데 ‘마리아 마리아’가 꽤 잘됐어요. ‘마술피리’도 7, 8월에는 대박이 났죠. 그러다 9월이 되니 ‘마술피리’에 사람이 줄기 시작했어요. ‘마술피리’ 배우가 9명인데 관객이 3명 들었던 날도 있었죠. 그 공연이 아직도 기억이 나요.”

‘마술피리’를 보기 위해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엄마와 두 딸을 위해 공연하던 때를 떠올리면서 정동화는 “그후 더 이상 무서울 관객이 없다. 최고의 관객을 만났고 그분들게 항상 감사드리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닮은 듯 다른 정동화·김신의와 더그·버드, 그들의 결정적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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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텐버그’ 더그의 진취적인 성향이 비슷하다는 버드 역의 김신의.(사진=양윤모 기자)

“더그는 천재인데 저는 아니에요. ‘구텐버그’를 쓴 작가잖아요. 연출님이랑도 그런 얘기를 했어요. 버드랑 더그 중 진짜 천재는 더그라고. 극중 버드도 저(더그)를 그렇게 생각해요. 제가 뭐만 얘기하면 버드가 대단하다고 난리죠. 그런데 저는 진짜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뭐든 한번에 할 힘이 없어요. 하나하나 생각하고 연습하고 다시 해보고 그러죠. 열정적이고 파이팅 넘치는 더그는 좀 저랑 닮은 것 같아요.”

이렇게 말하는 정동화처럼 김신의에게도 ‘구텐버그’의 버드는 닮기도 했지만 부럽기도 한 캐릭터다. 김신의 역시 “버드도 천재”라며 자신과 다른 점을 설명한다.

“곡 하나 배우고 나면 저희 네명이 다 그랬어요. 버드도 천재라고. 피아노 연주만으로 희로애락을 다 표현하는 건 엄청난 일이에요. 저랑은 다른 부분이죠. 닮은 점은 곡 쓰는 사람이고 완벽하지 않은 모습이 있다는 거예요. 더그를 천재같다고 느끼고 잘해줘야지 하면서 스스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는 모습이 저랑 비슷하죠.”

뮤지컬 <구텐버그> 정동화 인터뷰8
‘구텐버그’ 버드와 감성적인 면이 닮았다는 더그 역의 정동화.(사진=양윤모 기자)
서로의 배역에서도 닮은 점은 있다. 김신의는 더그의 진취적인 모습이 밴드 몽니의 리더인 자신을 닮았다고 털어놓는다.

“저는 버드랑 감성적인 부분이 좀 비슷해요. 엄청 잘 울죠. 평소에는 되게 차가워서 잘 안우는데 장면의 감정이 오갈 때는 눈믈을 빨리 잘 흘리는 편이에요. 무대에서 거의 매회 울거든요. 감정신이 있는 공연은 그냥 눈물이 나요.”

이렇게 말한 정동화는 '구텐버그'에서 가장 눈물이 나는 장면으로 마지막 신과 인쇄기를 발명하는 순간을 꼽는다. 그는 “극중 뮤지컬의 마지막이 비극으로 끝난다.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그 장면을 보는 순간 너무 놀랐고 슬펐다”고 털어놓는다.

“이 극에서 모자를 쓴다는 건 룰이자 약속이잖아요. 구텐버그 모자를 쓰는 순간 정의감도 들고 자부심도 들고 그래요. 그래선지 인쇄기를 발명하는 순간 부르는 ‘프레스송’이 정말 좋아요. 갑자기 안무를 멋있고 세게 춰야 해서 좀 힘들긴 하지만 구텐버그의 꿈과 열정이 담긴 곡이죠.”

김신의는 수도사가 부르는 ‘파괴해’를 추천 넘버로 꼽는다. 김신의의 보컬과 분위기에 가장 어울리기도 하는 이 곡은 모든 사건과 갈등의 시작이다.

“인쇄기를 파괴되면서부터 뭔가 다 어그러지죠. 게다가 피아노 연주만으로도 강한 록성이 표현돼요.”

그렇게 대단한 ‘파괴해’ 후 연필을 쥐어준다는 게 함정이라면 함정이다.


◇서로에게 부러운 노래와 배우스러움

뮤지컬 <구텐버그> 김신의 정동화 인터뷰16
김신의의 노래가, 정동화의 배우스러움이 부럽다는 ‘구텐버그’의 정동화(왼쪽)와 김신의.(사진=양윤모 기자)

 

“당연히 형의 노래가 부럽죠. 공연에서 극장을 채우는 보컬리스트죠. 형한테는 뮤지컬 배우들이 생각하지도 못하는 호흡이 있어요. 그 호흡까지도 섭렵하고 싶어요.”

첫 뮤지컬 ‘록키호러쇼’ 당시 연출에게 “네 몸이 네 목소리를 망칠 것”이라는 말까지 들었다는 김신의는 몸을 잘 쓰는 정동화를 부러워했다.

“저 짐승소리까지 들었어요. 동화는 몸을 너무 잘써요. 표현력이 엄청나죠. 몸을 잘 쓰는 게 이렇게 유용하게 쓰이는구나 너무 부럽죠. 뮤지컬 배우가 무대에서 걷고 뛰고 표현하는 데 몸을 잘 쓰면 표현력이 배가되잖아요.”

그러곤 정동화를 비롯한 모든 뮤지컬 배우들의 ‘배우스러움’에 부러움을 표한다.

“대본, 캐릭터에 대한 분석 등 연구하는 그런 모습이요. 저는 그런 걸 배운 사람이 아니다 보니까 그런 배우스러움이 부러워요.”


◇버드와 더그처럼 서로에게 늘 최고의 파트너 “당신의 꿈을 응원합니다!”
 

뮤지컬 <구텐버그> 김신의 인터뷰1
‘고래고래’에 이어 몽니 노래로 꾸린 뮤지컬을 준비 중인 ‘구텐버그’ 버드 역의 김신의.(사진=양윤모 기자)

 

뮤지컬 ‘구텐버그’는 꿈에 대한 이야기다. 자신들만의 꿈과 계획을 이루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붓는 김신의와 정동화 역시 또 다른 버드와 버그다.

“어디선가 들었는데 어떤 걸 할 수 있다고 말을 내뱉는 순간 우리 뇌가 70% 정도는 이룰 수 있는 프로세스를 작동시킨대요. 말의 힘과 꿈을 꾸는 여러 가지 이미지들이 결국 세상을 바꾼다는 걸 믿어요. 저는 이 ‘구텐버그’를 성황리에 잘 마치고 싶어요. 초반에 대표님께서 개막한다고 하면 모든 제작자가 벌벌 떠는 ‘구텐버그’를 만들고 싶다고 하셨어요. 저는 그렇게 만들고 싶어요. 성황리에 대박치고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마치는 게 이번 시즌 꿈이에요. 저는 계속 얘기할 거예요. 형 ‘구텐버그’ 대박났대! 그렇게요.”

그렇게 성공을 말하고 꿈을 꾸는 힘이 축적되면 꿈은 분명 이뤄진다는 게 정동화의 믿음이다. 몽니의 노래로 ‘고래고래’ 넘버를 꾸리며 기분 좋은 경험을 한 김신의는 몽니의 곡들로 꾸린 또 다른 뮤지컬을 준비 중이다.

“너무 재밌는 것 같아요. 무대에서 저의 목소리가 아닌 배우들이 불러주는 저의 노래가 너무 좋아요. ‘구텐버그’ 잘 공연하고 몽니 공연과 음반도 잘 마무리한 후 내년에는 몽니 넘버로 구성된 또 다른 뮤지컬을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이번 뮤지컬은 첫사랑 이야기예요.”

뮤지컬배우로서의 성공보다는 뮤지션으로 오래 기억되고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감쌀 수 있는 좋은 곡들을 계속 만들고 싶다는 김신의의 꿈에 “진정한 버드”라는 정동화의 응원이 힘을 싣는다.  

 

“저는 ‘구텐버그’가 끝나는 2017년 2월부터 연말까지 다시 ‘워낭소리’로 돌아갑니다. 전 이 작품이 잘 올라갈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그 후에도 형(김신의)과 돈독한 형·동생으로 지내고 싶어요. 아무리 바빠도 새벽에라도 만나는 그런 사이요.”

그리고 여전히 최종 꿈인 ‘팬텀’을 이야기한다. 정동화의 꿈 얘기에 김신의의 “어! 진짜 잘어울리겠다”는 환호가 터진다. ‘팬텀’ 얘기에 정동화의 목소리에 보다 생기가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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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텐버그’가 끝나는대로 다시 ‘워낭소리’로 돌아간다는 정동화.(사진=양윤모 기자)

“고마워요, 형. 그런 얘기를 해주시다니…. 제가 얼마 전에 혼자 18곡을 부르는 ‘송 포 유’ 콘서트를 하면서 ‘뮤직 오브 더 나이트’를 불렀어요. 그 넘버를 부르는 게 소원이었는데 약간 소화가 안됐었거든요. 저에겐 산이었는데 한달 동안 연습실을 빌려서 새벽마다 혼자 연습을 하니 되더라고요.”


그리곤 “‘팬텀’은 나중의 꿈이에요. 나~중에!”라고 손사래를 치는 정동화에 김신의가 “기대하고 있을게!”라고 힘을 보탠다.


◇이벤트 쟁이 정동화, 관객석을 달아오르게 하는 김신의 “여기까지 오시는데 즐겁게 해드려야죠”

“즐겁게 해드려야죠.”

관객 3명을 앞에 두고 공연하면서 관객의 소중함을 뼈저리게도 느낀 정동화는 이벤트의 달인이다. 제작사나 홍보팀에서 기획한 이벤트에 누구보다 먼저 앞장서는가 하면 배우 스스로가 준비하는 이벤트도 여럿이라는 공연가 증언(?)들이 줄을 잇는다.

“저는 진짜 순발력이 안좋아요. 항상 이거 해야지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고 기억하고 있어야 하고…런노트(처음부터 마지막까지를 한번에 해보는 연습을 하면서 자신이 해야할 것과 주의할 점을 적은 메모)가 한바닥인 이유가 있다니까요.”

전작 ‘트레이스 유’에서도 애드리브로 진행되는 오디션 장면에서 매회 다른 이벤트를 준비하곤 했다. 추석을 맞아 윷놀이를 하기도 하고 제기차기를 하는 등 관객들을 위한 이벤트는 끊임없이 기획되곤 했다.

“관객들이 너무 좋아해 주시니까요.”

뮤지컬 <구텐버그> 김신의 정동화 인터뷰12
이벤트의 달인이라 알려진 정동화(왼쪽)와 객석을 후끈 달아오르게 하는 김신의.(사진=양윤모 기자)

 

김신의 역시 밴드 몽니의 리더이자 보컬로 공연이며 록페스티벌에서 관중들을 한껏 달아오르게 하는 데는 정평이 난 뮤지션이자 배우다. 스스로 말문을 막아버린 밴드 보컬로 분한 전작 ‘고래고래’에서도 커튼콜 때 본공연보다 더한 에너지를 쏟아내곤 했다. 김신의의 또다른 출연작 ‘머더발라드’는 커튼콜만 20여분, 그야 말로 콘서트를 방불케한다.

“‘고래고래’도 그렇고 ‘머더발라드’도 그렇고 본공연 끝나고 인사까지 마치면 홀가분해야하는데 ‘이제부터 시작이야’ 해요.”

자타공인 '이벤트 쟁이' 정동화와 '커튼콜의 달인' 김신의가 합을 맞춘 ‘구텐버그’의 커튼콜이 기대되는 이유다.

그 기대에 대한 정동화의 “본공연에 다 쏟았기 때문에”라는 말에 “‘구텐버그’ 커튼콜은 깔끔하게”라고 김신의가 말을 보탠다. 이런 호흡이라면…‘구텐버그’ 커튼콜에 대한 기대치가 조금 더 오른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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