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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이드] 이석준·임철수·정연이 말하는 연극 ‘벙커 트릴로지’ 배우들 그리고 배우집단 하고싶다

입력 2017-01-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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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벙커 트릴로지’의 정연(왼쪽부터), 임철수, 이석준.(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알베르트(이석준·박훈)도, 그에 따른 아내 크리스틴(정연·김지현)도 변화가 많아서 ‘아가멤논’이 제일 재밌어요. 제일 많이 틀리기도 하죠.”



연극 ‘벙커 트릴로지’ 솔저 4 역의 정연은 ‘아가멤논’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벙커 트릴로지’는 고대 그리스 신화의 아가멤논, 영국 켈트신화 속 아더왕의 전설, 셰익스피어의 희곡 맥베스를 바탕으로 한 ‘아가멤논’, ‘모르가나’, ‘맥베스’ 3편으로 꾸린 옴니버스 연극이다.

좁고 어두운 벙커 안, 다른 공간에 존재하는 남편 알베르트와 아내 크리스틴은 마치 같은 장소에 있는 것처럼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한다.

“짜릿하죠. 남편이 자꾸 저에게 총을 겨누는 게 가장 가슴이 아팠어요. 연습하다가 훌쩍거리고 그랬죠.”


◇피도는 속도가 다른 이석준과 박훈, 은근히 다른 신성민과 오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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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벙커 트릴로지’ 속 ‘아가멤논’의 알베르트 역 이석준.(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온도가 달라서 피 도는 속도가 달라요. (박)훈이가 빨라요. 격정적이죠. 그렇다고 (이)석준 오빠가 느리다는 건 아니고…오빠는 멜로가 워낙 튼튼해요. ‘멜로 멜로’해서 어떻게 이 남자랑 사랑에 안빠지지 할 정도로 스윗하죠. 그랬던 사람이 전쟁광처럼 그러니까 온도차가 너무 크게 오는 것 같아요. 저게 연륜이구나 싶죠.”

정연의 말처럼 ‘아가멤논’ 속 알베르트의 감정은 극과 극으로 내달린다. 세상 달콤하게 시작하는 이석준과 격정적인 박훈의 감정적 온도차 역시 묘하게 다르다.

“언뜻 스윗하게 시작하는 석준 오빠의 (알베르트의 앞뒤) 온도차가 더 클 것 같지만 피 도는 속도랑 온도는 또 다른 얘기라서…정의가 어려워요. 두 사람이 더 뜨거운 온도로 표현하는 신이 전혀 다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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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준과는 전혀 다른 알베르트를 연기하는 박훈(왼쪽부터)과 ‘맥베스’ 마크, ‘모르가나’ 아더 역에 더블캐스팅된 오종혁과 신성민.(사진제공=킹앤아이컴퍼니)

 

정연은 자신이 연기하는 ‘맥베스’의 레이디 맥베스·릴리, ‘모르가나’ 그웬과 멜로로 호흡을 맞추는 맥베스·마크, 아더 역의 신성민과 오종혁에 대해서는 ‘은달’(은근히 달라)이라고 표현했다.

“신성민, 오종혁도 다른데 말로 설명이 안돼요. 석준 오빠랑 훈이가 정말 명확하게 다르다면 둘은 은근히 다르죠. 둘 다 스윗하고 신에 대한 명확한 해석이 비슷해서 많이 다르지는 않거든요. 은근히 다른 ‘은달’이 제일 명확한 표현이인 것 같아요. 사실 제가 할 말은 아니에요. 저랑 지현이랑 제일 다르거든요. 비슷한 이미지로 캐스팅을 안하는 것도 보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배우들만큼 관객에게도 낯선 좁은 무대 “사과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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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 트릴로지’의 정연.(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다닥다닥 붙은 100개의 3면 객석, 두 발짝이면 끝과 끝을 오갈 수 있는 중앙 무대, 후둑거리며 흙이 털어지는 낮은 천장,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장면들, 그 어느 때보다 가까운 배우와 관객들….

“해야할 때는 분명히 오픈해야하는데 그게 너무 부담이었죠. 이제는 재밌어요. (이석준) 형님이 한명만 찍어서 보라고 조언을 주셨는데 처음엔 부끄러웠죠. 해보니 또 재밌어요. ‘모르가나’의 가웨인(임철수·문태유) 자체가 정신적으로도 안좋은데다 환상이든 실체든 여자를 보는 역할이니까 괜찮더라고요.”

관객과의 시선 맞추기가 부담스럽던 임철수에게도 ‘재미’있는 공간이 된 좁은 무대에 대해 정연은 “관객들이 더 신경쓰시는 것 같다”고 전하며 무대가 좁아서 생긴 에피소드를 전했다.

“‘모르가나’ 중 퇴장하면서 제가 관객 발을 밟았어요. 암전도 아니었는데. C열과 침대가 너무 붙으면 진짜 게걸음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장면들이 항상 땅을 보면서 걸을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가웨인을 보면서 퇴장해야 하는 신이었어요. 분명 공간이 있겠지 라는 믿음으로 움직였데 뭔가 물컹하면서 슥~ 빠지는 느낌을 받았죠. 순간 ‘사과하고 싶다’를 계속 되뇌었는데 결국 못했어요.”


◇자타공인 하자? 임철수, 배우집단 하고싶다 최성원과 박해수의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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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벙커 트릴로지’ 이석준(왼쪽)과 임철수.(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스스로도, 이석준도 ‘하자’라고 표현할 만큼 약골이라는 임철수는 “2017년 가장 큰 계획은 건강”이라며 ‘응답하라 1988’ 종영 후 급성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최성원과 박해수 등 배우집단 하고싶다(박해수·임철수·이준혁·최성원·신성민)의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배우집단 하고싶다 스터디도 다시 시작해요. (최)성원이도 다시 참가하죠. 건강해졌지만 재발을 조심해야하니까 천천히…형식을 좀 바꿨어요. (박)해수 형이 연기 훈련이 아니라 삶을 이야기하고 음악 감상평을 나누고 물체를 그리는 식으로 바꿔보자고 하셨죠. 10년, 20년 이어갈 거예요.”

투병으로 두문분출했던 최성원은 연극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2월 10~11일 오후 3시)으로 9개월만에 무대로 돌아온다.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대명문화공장 개관 3주년 기념 신규 콘텐츠 개발 지원 프로젝트 ‘2017, 공연 만나다-동행’ 중 한편으로 배우집단 하고싶다의 주민진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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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 트릴로지’의 임철수.(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공연이 엄청 하고 싶어서 우울해 하더니 돌아와요.”

이석준의 전언대로 한동안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배우집단 하고싶다의 큰 형님 박해수도 2년만에 연극에 복귀한다. 최근 종영한 이민호·전지현 주연의 ‘푸른바다의 전설’ 속 홍동표 형사,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이지란을 비롯해 영화 ‘마스터’, ‘소수의견’ 등 매체 활동에 집중하던 박해수는 2월 16일 대학로 TOM 1관에서 개막하는 연극 ‘남자충동’ 무대에 오른다. 

 

박해수 스스로 “아버지 같다”는 조광화 연출의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조광화展’의 첫 번째 작품이다. 그 소식을 전하는 임철수도 신나 ‘엄청’을 반복한다.

“2년 만에 무대에서 하는 거라 지금 엄청 바쁜데도 엄청 신나하고 있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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