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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남궁민 "'면벽근무' 오부장 에피소드 가장 기억에 남아"

[人더컬처] 11년만에 '제2의 전성기'…'김과장' 남궁민

입력 2017-04-19 07:00
신문게재 2017-04-1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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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남궁민 (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지난 달 30일 종영한 KBS2 드라마 ‘김과장’(극본 박재범, 연출 이재훈, 최윤석)은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직장생활의 병폐를 속시원하게 풍자해 방송 내내 큰 화제를 모았다. 주연 배우 남궁민(39)은 본의 아니게 의인이 돼 회사 내 부조리에 맞서는 주인공 김과장을 짐 캐리 못지 않은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로 풀어냈다. 2006년 영화 ‘비열한 거리’로 조명받은 이래 11년만에 돌아온 ‘제2의 전성기’다.



따지고 보면 남궁민의 잠재력은 지난해 출연한 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 때부터 이미 예견됐다. 당시 그는 희대의 악역 남규만 역을 맡아 섬뜩한 사이코패스 연기로 주목받았다. 이후 로맨틱코미디물인 ‘미녀 공심이’로 한차례 숨고르기를 한 뒤 ‘김과장’의 김성룡 캐릭터를 만났다. 그래서인지 그는 “현재의 성공보다 차기작 연기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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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남궁민 (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나이가 들고 꾸준히 연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화제성과 연기력,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된 것 같아요. 과거에는 캐릭터 위주의 연기를 하려고 했지만 지금은 마음을 편안하게 내려놓고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감각들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죠. 김성룡 과장은 그 노력의 결과물입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지만 들떠있기보다 차기작에서 어떤 연기를 보여드려야 할지 고민 중입니다.” 


당초 ‘김과장’은 배우 차태현을 염두에 두고 캐스팅을 진행했다. 그러나 차태현이 고사하면서 캐스팅 난항을 겪었다. 제작진은 편성까지 미루며 장고 끝에 남궁민을 섭외했고 그는 기대 이상의 연기로 스스로의 가치를 입증했다.

“개인적으로 코미디보다 악역 연기가 더 편한 편입니다. 그래서 코미디를 보여주는 것에 대한 고민이 컸죠. 특히 김성룡은 너무 기인이라 제 안에 있는 코믹함을 모두 보여줘도 끝이 없었어요. 그래서 대본과 상황에 충실했죠. 날카롭고 꼬장꼬장하지만 착하지 않은 인물이라 생각했어요. 원래 말이 느리고 톤이 낮은 편인데 목소리에 힘을 주고 톤을 높였죠. 말도 빠르게 하고요. 차태현씨가 연기했다면 다른 김성룡이 탄생했겠지만 저는 제 연기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요.”

드라마의 인기에는 남궁민 특유의 코믹 연기와 함께 현실을 반영한 에피소드도 한몫 했다. ‘김과장’은 명예퇴직을 거부한 대기업 사원의 면벽근무, 재벌 2세의 갑질, 내부고발자에 대한 공격, 노조 탄압 등 현실을 녹여낸 에피소드가 웃음과 함께 버무려졌다. 남궁민은 “개인적으로 ‘면벽근무’를 했던 오 부장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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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남궁민 (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오 부장님이 옥상에서 자살하려고 했던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정말 잘못한 사람은 따로 있는데 왜 회사를 위해 헌신했던 분이 그렇게 삶을 마감했어야 했는지…결국 김과장이 ‘삥땅쳐 봤어요’라는 명대사를 남기기도 했죠.(웃음) 김과장의 따뜻한 면을 보여줄 수 있어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개인적으로 그런 장면이 더 많았으면 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줄어서 아쉬웠죠.”

그는 ‘김과장’을 비롯해 tvN ‘미생’, MBC ‘자체발광 오피스’같은 오피스 드라마의 인기에 대해 “사람들에게 꿈에 대한 가능성을 심어줬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김과장’ 같은 상황은 분명 현실에서 이뤄질 수는 없어요. 하지만 꿈을 꿀 수만 있다면 언젠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얘기해주는 게 드라마죠. 배우가 되는 과정도 비슷한 것 같아요. 제가 처음 배우가 된다고 했을 때 저희 어머니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꿈도 꾸지 말라’고 하셨죠. 하지만 꿈꾸다 보니 어느덧 지금 이 자리까지 올라왔네요. 우리 사회도 언젠가 더 나아질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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