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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이드] ‘지킬앤하이드’ 카일과 린지의 소소한 한국생활! 벚꽃비, 한국 관객의 존중 그리고 브로드웨이 추천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 '해밀턴'

입력 2017-05-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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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월드투어의 지킬과 하이드 역의 카일 딘 매시(오른쪽)와 엠마 역의 린지 블리븐.(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어디든 처음 가는 데는 알레르기 때문에 좀 힘들어요. 특히 봄엔 저희 다들 좀 힘들어 하고 있는데…한국 뿐 아니라 어디나 그래요. 미세먼지, 꽃가루….”



벌써 한국에서 두 계절을 보내고 있는 ‘지킬앤하이드 월드투어’의 지킬과 하이드 역의 카일 딘 매시(Kyle Dean Massey, 이하 카일)는 한국 생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내다 보니 한국과 서울의 삶의 방식이 이해되기 시작했다고 할까요? 배우가 어떤 역할을 맡으면 그 성격과 상황을 이해하듯이 새로운 나라에서도 그런 것 같아요. 인상이 달라졌다기 보다 한국에 대한 깊은 이해가 생긴 것 같아요.”

지킬의 약혼녀 엠마 역의 린지 블리븐(Lindsey Bliven, 이하 린지) 역시 한국 생활에 대해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듯이 한국에 오면서 역사와 언어, 문화를 배우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지금의 한국에 오게 된 과정을 배우고 이해하면서 존경하게 됐어요. 저는 한국의 찜질방과 빵집, 카페가 너무 좋아요. 그렇게 많은 카페와 베이커리에 맛있는 빵이 넘쳐나는데 한국 사람들은 어떻게 다 건강하고 날씬한지 궁금해요.”


◇행복했던 순간, 한마음 한뜻으로 ‘벚꽃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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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월드투어의 지킬과 하이드 역의 카일 딘 매시(왼쪽)와 엠마 역의 린지 블리븐.(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맞아요! 벚꽃비!”

공연이 없는 월요일 린지는 석촌호수로, 카일은 여의도로 벚꽃을 보러 다녀왔다며 들떠 있었다.

 

카일의 “서울은 어디나 벚꽃이 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면서 꽃잎이 떨어진다”는 말에 “꽃비처럼?”이라고 묻자 아이 같은 환호가 돌아온다.

“긴 겨울이 지나고 아름다운 봄날이 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아요. 미국에도 워싱턴DC쪽으로 가면 100년 전 일본에서 선물 받은 유명한 벚꽃이 있는데 저는 아직 못봤거든요.”

공연을 하고 있는 요즘은 외유나 사적인 스케줄 보다는 트레이닝과 체력 관리, 최상의 컨디션 조절에 집중하고 있다는 카일과 린지는 연습기간 동안 동료들과 함께 했던 새로운 동네, 절, 궁, 서점, 인사동, 미술관, 박물관 등 한국문화 경험이 재밌었다고 입을 모았다.

“연습기간 중에는 1주일에 한두번은 나가서 뭘 했어요. 한국 친구들이 관광 안내서에는 없을 법한 데를 데려가 줬죠. 특히 한국 음식을 먹는 게 너무 좋았어요. 바닥에 앉아서 친구들이 반찬에 대해 설명주고…전 어묵을 진짜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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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월드투어의 지킬과 하이드 역의 카일 딘 매시(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카일의 말에 린지는 “구워먹는 고기가 가장 좋다”며 “마늘이랑 같이 고기를 먹는 게 좋았다”고 전했다.


“잘은 못 구워요. 지난번에 먹었을 때는 다 태워서 불판을 7번이나 바꿨죠.”


◇한국 관객들의 기다려주고 존중하는 느낌이 좋아요

 

“매일 밤 비슷한 사람들이 와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요. 한국관객들은 배우와 무대를 좀더 존중해주는 느낌이에요. 기다려주고 집중할 수 있게 해주고…. 가끔은 좀 더 반응이 있을 때도 있지만 (배우와 관객들에게) 방해되고 싶지 않아서 조심하는 마음이 전해져서 놀라워요.”

카일의 말에 린지는 “미국 관객들은 내내 시끄럽게 반응하는데 한국 관객들은 조용히 집중하다가 공연 끝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여준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사실 브로드웨이 관객들도 지역마다 달라요. 대부분 소리도 내고 움직이기도 하고 그렇죠. 그러다 단체 관광객이 오기도 하는데 관광을 다니느라 피곤하거나 시차적응이 힘든 사람들도 있고 영어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고…항상 다른 느낌이죠.”

카일의 말에 지난 12월부터 대구를 시작으로 한국의 지방투어 무대에도 올랐던 린지는 “한국도 도시 마다 달랐다”고 털어놓았다.


◇나를 가장 잘 나타낸 작품…카일의 ‘넥스트 투 노멀’, 린지의 ‘메리 포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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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월드투어의 지킬과 하이드 역의 카일 딘 매시(왼쪽)와 엠마 역의 린지 블리븐.(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과하게 드라마틱하거나 미친 듯한 연기 보다는 사실적인 진짜 사람, 일상적인 연기가 좋아요. 그리고 전 팝 넘버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이렇게 스스로를 평한 카일은 자신을 가장 잘 나타낸 작품으로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을 꼽았다. ‘넥스트 투 노멀’은 도심 외곽에서 살아가는 미국 중산층 가정 굿맨家 사람들의 이야기다.

품에 안은 지 채 1년도 안된 아들을 잃고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엄마 다이애나와 그녀의 헌신적인 남편 댄, 엄마에 대한 애증으로 똘똘 뭉친 반항적인 딸 나탈리 그리고 아들을 잃은 엄마의 고통과 상실감이 만들어낸 열여덟살 소년 게이브가 풀어내는 휴먼드라마다.

카일은 2009년, 2010~2011년 시즌에서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에 선 아들 게이브로 무대에 올랐다. 록, 재즈, 컨트리, 발라드 등 다양한 팝 장르와 클래식이 어우러진 넘버로 미국 브로드웨이는 물론 노르웨이, 핀란드, 페루, 네덜란드, 필리핀 등까지 진출한 작품이다.  

 

한국에서도 변정주 연출, 박칼린, 남경주, 이정열, 한지상, 서경수, 최재림, 백형훈, 안재영 등이 출연해 2013,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공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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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월드투어 엠마 역의 린지 블리븐.(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드레스가 커서 자주 무대에서 넘어지기도 하지만 인간 린지랑 메리 포핀스의 차이도 재밌어요.”  

 

린지가 ‘메리 포핀스’를 자신의 대표작으로 꼽자 카일이 “I Agree!”라고 동의를 표한다.

 

‘메리 포핀스’는 동명 동화와 영화를 원작으로 한 디즈니 뮤지컬로 린지는 이 작품의 앙상블로 시작해 주인공 메리 포핀스 역에 낙점되며 실력을 인정받은 배우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고 대부분 어린이들의 첫 뮤지컬이죠. 옛날 스타일인 동시에 현대적인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다양한 조합을 만날 수 있는 공연이죠.”


◇브로드웨이에 간다면…카일의 ‘디어 에반 핸슨’, 린지의 ‘해밀튼’

 

“한국 관객이라면…굉장히 구체적이네요.”

한국 관객이 브로드웨이에 간다면 추천할만한 작품이 있냐는 질문에 카일도, 린지도 사뭇 진지해진다.

“제일 좋아하는 건 ‘해밀턴’(Hamilton)인데 한국관객에게 추천하기에는 말이 너무 많아서 어려울 것 같아요.” 

 

한국 관객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던 카일은 ‘디어 에반 핸슨’(Dear Evan Hansen)을 추천했다. ‘넥스트 투 노멀’ ‘렌트’ 등의 연출가 마이클 그리프의 신작으로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의 벤자민 파섹과 저스틴 폴(Pasek and Paul)이 음악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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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 딘 매시가 추천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의 한장면.(사진=디어 에반 핸슨 공식 홈페이지)

 

2015년 아레나, 2016년 오프브로드웨이를 거쳐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사회 불안 장애를 가진 고등학교 졸업반의 에반 핸슨을 둘러싼 이야기로 6월 11일 개최될 제71회 토니상 시상식의 9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린 수작이다.


“멀티미디어, 온라인 이미지 등이 모니터로 무대에 구현돼요. 세상을 스마트폰 창을 통해 보고 노래하는 작품이죠.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서가 바탕에 깔려 있는 공연으로 한국에 와도 성공적일 좋은 공연이에요.” 

 

지난해 10월부터 ‘지킬앤하이드 월드투어’로 한국에 머물렀던 린지는 “10월 이후로 뉴욕엘 못갔기 때문에 최근 브로드웨이 트렌드를 잘 모른다”며 “가장 감동 받은 작품은 역시 ‘해밀턴’”이라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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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 딘 매시와 린지 블리븐이 가장 좋아한다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해밀턴’.(사진=해밀턴 공식 페이스북)

 

‘해밀턴’은 미국 건국 당시 재무장관이었고 10달러짜리 지폐에 얼굴을 올린 알렉산더 해밀턴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브로드웨이 부동의 1위인 ‘라이언킹’을 위협하고 있는 뮤지컬로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 가족이 관람하면서 더욱 알려진 작품이다. 탄탄한 스토리와 R&B, 힙합 등 블랙뮤직으로 꾸린 음악으로 관객은 물론 평론가들에게도 호평을 받고 있다.

“신인 작곡가가 곡을 썼는데 미국의 역사에 눈 뜨게 해준 작품이죠.”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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