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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서슬 퍼런 칼날 위에 선 행복한 제작자, 뮤지컬 ‘나폴레옹’ 박영석 쇼미디어그룹 대표

[人더컬처] 뮤지컬 '나폴레옹' 제작 박영석 쇼미디어그룹 대표

입력 2017-07-12 18:00
신문게재 2017-07-1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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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날 위에 서 있는 거예요.”


대한민국에서 뮤지컬 제작자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나폴레옹’ ‘에드거 앨런 포’ ‘오! 캐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의 쇼미디어그룹 박영석 대표는 ‘칼날 위’와 같다고 표현했다.



“자칫 잘못하면 떨어지고 베이고…홍보마케팅부터 배우 컨디션, 무대, 조명, 음향, 연출 등 너무 많은 것을 봐야 하죠. 경계를 오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너도 나도 목소리를 낸다고 다 들어줄 수도 없고…프로듀서가 중심을 잘 잡아야 하죠. 하지만 행복하고 즐거운 직업이에요.”


◇영웅기질을 가진 덕후? 나폴레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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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을 앞둔 ‘나폴레옹’을 비롯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에드거 앨런 포’ ‘오! 캐롤’ 등의 제작사 쇼미디어그룹 박영석 대표이자 프로듀서. (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뮤지컬 ‘나폴레옹’(7월 15~10월 22일 샤롯데씨어터) 개막 준비에 한창인 박영석 대표는 프랑스 혁명 당시 영웅이었지만 황제에 등극하면서 독재자가 된 나폴레옹(마이클 리·임태경·한지상 이하 가나다 순)이라는 인물에 대해 “깊게 파고 몰두하는 ‘덕후일본어 오타쿠의 한국식 표현 ‘오덕후’의 줄임말로 어떤 분야에 마니아 이상의 열정과 흥미를 가지고 있지만 사회성이 결여돼 있는 사람을 일컫는 말) 기질이 있던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어려서부터 책 읽기와 깊이 파고드는 걸 좋아했어요. (프랑스령의) 코르시카라는 작은 섬 출신으로 정의로운 피가 흐르는 사람이었죠. 젊은 혈기로 온당치 않은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며 쿠데타를 일으켰지만 실패해 프랑스로 추방당했어요. 고위군인들 눈에 들어 전쟁에 나가 승리하고 그 과정에서 조세핀을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권력을 가져야 한다는 모티프가 생기죠. 내제된 정의로운 혈기와 소유욕이 굉장했고 목표한 건 반드시 이뤄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에요.”

부패한 절대왕권에 대한 저항, 자유와 평등, 박애정신으로 통합된 나라에 대한 꿈, 나폴레옹의 삶에서 중요한 조세핀(박혜나·정선아·홍서영)과 탈레랑(강홍석·김수용·정상윤) 그리고 가족이자 혁명동지였던 뤼시앙(백형훈·비투비 이창섭·BAP 정대현·진태화), 충신 헨리(김장섭)·앤톤(기세중·김주왕·박유겸) 등과의 관계…. 그렇게 그는 꽤 오래도록 나폴레옹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황제가 된 후부터 몰락하기 시작하죠. 권력자는 자기를 따라줬던 사람들의 조언에 귀 기울이고 그들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데 노력해야하는데 점점 괴리가 생기고 수직적 관계를 만들다 보니 모든 것을 잃게 돼요. 사랑하는 조세핀도, 가족 뤼시앙도, 충직했던 헨리, 앤톤도 잃고 결국 홀로 남게 되죠.”


◇나폴레옹과 탈레랑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 조세핀

아시아 초연되는 뮤지컬 '나폴레옹'<YONHAP NO-2843>
아시아 초연되는 뮤지컬 ‘나폴레옹’의 주역들. 왼쪽부터 탈레랑 역의 강홍석, 나폴레옹 한지상·마이클 리, 조세핀 역의 홍서영·정선아·박혜나, 탈레랑 정상윤·김수용.(연합)

 

“강력한 리더십, 사랑하는 조세핀 앞에서 아기가 되는 나폴레옹 등 의외의 모습들을 보시게 될 거예요. 영웅으로서의 면모 뿐 아니라 그 이면까지요. 나폴레옹 뿐 아니라 희대의 악녀, 팜므 파탈로 평가받는 조세핀도 마찬가지죠. 그녀가 가진 물욕, 사치스러움 등은 그대로 표현했어요. 그렇다고 그녀가 황제부인으로서 권력을 등에 업고 누구를 죽이거나 어마어마한 나쁜 짓을 한 건 아니었어요. 나폴레옹도, 조세핀도 서로를 너무 사랑하지만 그 사랑을 지킬 수 없는 상황도 안타깝죠.”

그는 ‘나폴레옹’에 대해 “팩트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고 소개하며 “허구나 미화에 중점을 두진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번 작품에는 나폴레옹과 탈레랑의 관계에 집중했어요. 탈레랑이 없었다면 나폴레옹은 총리도, 황제도 못됐을 거예요. 탈레랑은 총리에게 멸시 당하면서 쌓였던 것들을 분출하기 위해 나폴레옹을 이용하죠. 굳이 정의를 내리자면 선과 악이 만나서 결과물을 낸 거예요.”

세상이 영웅을 원할 때 나폴레옹은 정의롭고 용맹한 선(善)이었고 어려서의 트라우마와 절름발이라는 신체적 결함으로 비틀린 탈레랑은 악(惡)이었다.

“선이 악을 만나면 한 무너질 수밖에 없어요. 아무리 선한 사람도 악이 옆에서 받쳐주면 외면하지 못하거든요. 악은 굉장히 계획적이고 치밀해서 선은 의심의 여지를 못느껴요. 측은지심으로 눈감고 돕자는 마음으로 동조하다 보면 어느 새 악을 따라가다 앞질러 버리기도 하죠.”

화가 마크 로스코의 명언 ‘블랙이 레드를 삼키는 공포’는 선과 악에도 여지없이 그 기세를 발휘한다.


◇부대끼며 조율하며 만들어가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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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을 앞둔 ‘나폴레옹’을 비롯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에드거 앨런 포’ ‘오! 캐롤’ 등의 제작사 쇼미디어그룹 박영석 대표이자 프로듀서. (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전통적 오케스트라로 타악기와 현이 많이 들어간 풍성한 음악이에요. ‘나폴레옹’은 드라마가 강한 뮤지컬이죠. 넘버 하나로 승부를 보기 보다는 드라마랑 엮이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밸런스가 중요해요. 음악이 너무 튀어도, 튀지 않아도 안되죠. 하지만 ‘나폴레옹’은 음악이 튈 수밖에 없는 뮤지컬이고 세트도 어마어마해요. 여러 가지가 병합되다 보니 밸런스가 가장 중요한 작품이죠.”

박 대표의 말대로 ‘나폴레옹’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마마돈크라이’ ‘록키호러쇼’ ‘에드거 앨런 포’ ‘오! 캐롤’ 등으로 마니아 군단을 거느리고 있는 김성수 음악감독이 총괄한 30여개의 넘버, 52명에 달하는 배우, 다양하게 표현되는 전투신, 엄청난 양의 소품, 발코니까지 확장시켜야 하는 무대, 잦은 무대전환 등 다양한 요소들이 저마다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다.

 

자칫 모든 것이 과한, 그의 표현을 빌자면 ‘떡져 보이는’(?) 작품이 될 위험이 다분한 작업이다. 이는 어찌 보면 ‘사서고생’이다. 그가 프로듀싱한 작품의 특성은 논레플리카(Non-replica, 오리지널 버전 그대로가 아닌 새롭게 꾸리는 방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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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 캐롤'.(사진제공=쇼미디어그룹)

“재밌고 즐거우니까요. 제 선택 기준은 음악이에요. 음악이 너무 좋고 감각적인데 스토리가 빈약하거나 한국 문화와 안맞아서 수정을 해야하니 논레플리카로 계약을 하게 되죠.”

‘에드거 앨런 포’가 그랬고 ‘오! 캐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그랬으며 ‘나폴레옹’ 역시 그렇다. 이 중 아시아 판권까지 소유하고 있는 ‘나폴레옹’은 중국·일본으로의 수출을 논의 중이기도 하다. 더불어 ‘오! 캐롤’은 오프 브로드웨이의 ‘브레이킹 업 이즈 하드 투 두’(Breaking up is hard to do, 이별은 너무 힘들어)를 재창작해 브로드웨이로의 역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주크박스 뮤지컬로 이만한 게 없겠다 싶었어요. 훌륭하지만 산발적이던 닐 세다카의 음악을 모으는 작업을 하고 평이한 이야기와 음악을 보강했죠. 그런 과정이 너무 재밌어요.”


◇어마무시한 캐스팅, 재능낭비? 완성도 높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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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나폴레옹’. 나폴레옹 임태경, 조세핀 홍서영, 탈레랑 김수용, 뤼시앙 이창섭(BTOB), 앤톤 기세중, 바라스 김법래.(사진제공=쇼미디어그룹)

 

“이번에도 배우들이 많아요. 나폴레옹부터 조세핀, 탈레랑, 뤼시앙, 바라스, 앤톤 등 인물들이 많으니까요. 베테랑 배우들인데 배역이 작다 보니 재능낭비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그랬고 ‘에드거 앨런 포’, ‘오! 캐롤’이 그랬고 ‘나폴레옹’도 그렇다. 이는 박영석 대표의 ‘완성도’에 대한 염원과 고민의 발로다.

“작은 배역이든 큰 배역이든 뮤지컬을 제작하다 보면 허술해지는 부분이 생겨요. 작은 배역이라고 실력이 안되는 배우를 캐스팅해 완성도를 떨어뜨리기 보다는 넘칠지언정 좋은 배우를 써서 재능낭비라는 말을 듣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결국 작은 역할의 캐스팅에도 신경을 쓰는 것 역시 완성도를 위한 그의 선택이었다. 한정된 제작비에서 그 많은 ‘어마무시한’ 배우들의 출연료가 감당되는지가 궁금해졌다.

“사실 우리 배우들이 다른 데서 얼마를 받는지도 모르고 묻지도 않아요. 저는 전체 제작비 중 일정 비율을 배우 출연료와 홍보마케팅 비용으로 떼어 두고 그 안에서 해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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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나폴레옹’. 나폴레옹 한지상, 조세핀 정선아, 탈레랑 정상윤, 뤼시앙 백형훈, 앤톤 박유겸, 바라스 박송권.(사진제공=쇼미디어그룹)

 

이는 논레플리카로 작품을 들여와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꾸준히 쌓아온 배우들과의 호흡과 신뢰가 있어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늘 공연장에 있고 연출, 배우, 스태프들과 소통해요. 배우들과 보는 시간이 늘고 작품 얘기도 많이 하다 보니 친해질 수밖에 없어요. 무엇보다 배우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한번쯤은 꼭 공연하고 싶은 작품들로 만들어야죠.”

‘나폴레옹’ 뿐 아니다. 하반기 개막할 ‘에드거 앨런 포’ 재연 역시 누구 하나 쉬운 캐스팅이 없지만 박 대표는 2시간만에 6명의 배우 섭외를 완료했다.

“저는 이제 채 10작품도 못했지만 제가 같이 하는 배우들은 무대 경력이 많아요. 무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죠. 각자 배역에 대한 열정이 엄청나요. 저는 연출들에게 배우들이 하고자 하는 걸 무조건 막기보다 수용하되 밸런스를 맞추고 과한 걸 쳐내는 작업을 해달라고 부탁해요. 배우의 힘은 에너지예요. 그 에너지를 죽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무대 위에서 연기는 배우가 하는 거잖아요.”


◇완성도에 대한 고민과 염원, 밸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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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나폴레옹’. 나폴레옹 마이클 리, 조세핀 박혜나, 탈레랑 강홍석, 뤼시앙 정대현(B.A.P)·진태화, 앤톤 김주왕, 바라스 조휘.(사진제공=쇼미디어그룹)

 

“완성도가 늘 고민이에요. 공연 전까지 완성도를 높이려고 여러 노력을 하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오! 캐롤’이 초연과 재연이 확연히 달랐고 ‘에드거 앨런 포’도 달라질 거예요. ‘나폴레옹’만큼은 그 시행착오를 안거치려고 굉장히 신경쓰고 있죠.”

하물며 ‘나폴레옹’은 아시아 초연인데다 30곡이 넘는 넘버, 52명의 배우들, 그들의 몇배수가 되는 의상, 소품, 무대장치 등 그야 말로 신경써야할 것이 넘쳐나는 블록버스터다. 그렇게 치열하게 고민하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부대끼면서 그가 가장 위험하게 생각하는 오류가 “우리끼리만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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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을 앞둔 ‘나폴레옹’을 비롯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에드거 앨런 포’ ‘오! 캐롤’ 등의 제작사 쇼미디어그룹 박영석 대표이자 프로듀서. (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배우들이나 연출, 안무가, 음악감독 등 오래 연습을 함께 했던 이들에게는 어떤지 절대 안물어요. 저 역시 그렇죠. 이미 가사, 음악, 동선, 안무 등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걸리거나 어색한 부분도 흐름대로 이해하곤 하거든요.”  

 

이에 그는 연습실에 새로 오는 스태프나 모니터요원들에게 끊임없이 의견을 묻고 공연이 시작되면 거의 매일을 극장에서 머무르며 리뷰에 온힘을 쏟는다.

 

각종 커뮤니티나 SNS의 관객 리뷰도 꾸준히 체크하며 개선·보완점을 깨알같이 적고 또 적는다. 그 의견들을 극에 반영하고 않고의 기준은 ‘밸런스’다.

“2006년 (2007년 재연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준비하면서 참 바보 같은 일을 했어요. 목사님 한분이 오셔서 왜 부활 신이 없냐고 하시는 거예요. 단체관람을 하고 싶은데 그에 대한 불만이 많아서 진행을 못한다고. 그래서 부활신을 넣었어요. 후폭풍이 어마어마 했죠. 지금 생각해도 굉장히 부끄럽고 바보 같은 짓이에요.”

그 부끄러운(?) 경험으로 박영석 대표는 프로듀서가 얼마나 객관적이고 균형감각이 있어야 하는지를 절실히도 깨달았다. 이에 그는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메모를 하고 수많은 이들과 의견을 나누곤 한다.

“연출, 작가, 드라마 트루그는 물론 그 신을 연기하는 배우들과도 꾸준히 얘기하고 또 얘기해요. 최종결정은 제가 하지만 완성도 측면에서 분명 필요한 것인지 사족인지를 고민하고 또 고민하죠.”


◇무임승차 ‘플미’에 보내는 경고

 

나폴레옹 쇼케이스 포스터
뮤지컬 ‘나폴레옹’이 쇼케이스에서 8개의 넘버를 공개했다.(사진제공=쇼미디어그룹)
“무임승차만큼 나쁜 게 없어요.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아가야죠. 뮤지컬 한편을 만드는 노력은 엄청나요. 몇십억을 투자하면서 얼마나 많은 각오와 결심을 하겠어요. 물리적 숫자에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이 서린 거거든요.”

지난달 27일 열린 ‘나폴레옹 쇼케이스’(광림아트센터 BBCH홀)를 앞두고 박영석 대표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앞 자리 티켓을 선점해 ‘프리미엄’을 붙여 파는 온라인 암표상들에게 단호하게 대처해 주목받았다. ‘플미’(프리미엄 티켓)를 ‘무임승차’라고 표현한 박 대표는 “상도의 중 최악”이라고 일갈했다.

“몇년을 준비해서 만든 작품인데…게다가 뮤지컬 마니아들은 일정도 깨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 컴퓨터 앞에 앉아 준비했다가 티케팅에 참여하는데 기계를 돌려 앞자리를 훔쳐 몇십배 넘게 판매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에요. 사이버수사대장도 만나봤지만 벌금형으로 끝이고 현행법 상으로도 경범죄 외에는 처벌이 어렵더라고요. 빨리 입법할 수 있게 공론화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그는 문화체육관광부에 탄원서를 보내고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대처법을 모색 중이다. ‘상도덕’은 박영석 대표가 뮤지컬 제작자로 살면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원칙 몇 가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해외 인기 작품의 라이선스, 흥행 배우 등에 돈을 더 얹어주고 가로채거나 배우 및 스태프 임금을 체불하는 등은 상도덕에 어긋나는 일이에요. 뮤지컬은 흥행 사업이다 보니 어려울 때도 물론 있죠. 하지만 그걸 정당하게 극복하는 게 회사의 신용도(크레딧)라고 생각해요. 제가 가진 룰을 잘 지키면서 작품을 잘 만드는 것, 온전히 제작사로 안정화시키는 게 목표예요. 그러다 보면 돈도 벌고 배우, 스태프들에게 신뢰도 받을 수 있겠죠.”


◇대한민국에서 뮤지컬 제작자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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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을 앞둔 ‘나폴레옹’을 비롯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에드거 앨런 포’ ‘오! 캐롤’ 등의 제작사 쇼미디어그룹 박영석 대표이자 프로듀서. (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계획이라는 게 조심스러워요. 변수가 너무 많거든요. 매 작품이 고비 같아요. 한 작품이라도 절반 이상 손실이 나면 회사 자체가 휘청하거든요.”

최근 공연계에는 공연 중단, 공연 직전 취소, 마니아 군단을 거느린 몇몇 배우·연출·작가들의 광범위한 겹치기, 불법 프리미엄 티켓의 횡행, 실험적인 창작극보다는 흥행이 보장된 작품의 재삼연, 툭 하면 불거지는 임금체불 사건, 원금보장을 요구하는 ‘투자’라는 이름의 빚 등 공연계의 어려운 사정들이 눈에 띄게 불거지고 있다.

“한국에서 제작사로 산다는 건 칼날 위에 선 것과 같지만 제 스스로 행복을 찾아서 가는 여정이기도 해요. ‘에드거 앨런 포’ 할 때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할 때도 ‘오! 캐롤’ ‘나폴레옹’을 한다고 할 때도 대부분 사람들이 올드하고 유명하지도 않은 걸 ‘왜 하냐’고 했어요. 마니아에게 인정받는 제작자이고 싶어요. 작품 완성도로 승부를 보는, 음악을 좋아하며 작품에 애정을 가지고, 배우들을 사랑하는 그런 제작자라고 인정받는 게 1차 목표예요. 그러려면 제가 서 있는 칼날을 잘 극복해야죠.”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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