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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웨더 vs 맥그리거, 알리 vs 이노키에 이은 서커스 매치?

입력 2017-08-26 22:53

 

 

격투 스포츠가 통합하면 최강자는 누구일까. 어느 종목이 가장 강할까.

 

 

이런 물음을 해소하기 위해 복싱 전설 무하마드 알리(1942- 2016)와 일본 프로레슬링 신화 안토니오 이노키(74)가 맞붙었다. 하지만 세기의 대결은 세기의 졸전이 되고 말았다.

 

 

알리와 이노키는 지난 1976626일 일본 도쿄에서 맞붙었다. 복서와 프로레슬러의 맞대결에 전 세계인이 관심을 보였다.

 

 

알리는 WBA·WBC 통합 헤비급 챔피언을 지냈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명언으로도 유명하다.

 

 

이노키의 프로필도 화려하다. 1966년 프로로 전향해 연승가도를 달렸다. NWA Texas 헤비급과 WWE 헤비급을 석권했다. 2010WWE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이노키는 관절기술이 특기다. 또 큰 몸집임에도 드롭킥 등 화려한 공격을 자랑한다. 역도산 문하에서 레슬링을 배웠으며 데뷔전에서 김일에 패해 한국에서도 유명세를 탔다.

 

 

알리는 대전료 6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이노키와 대결을 벌였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었다. 대회 진행 방식이 문제였다. 알리는 복싱만 가능했고, 이노키는 레슬링 규칙을 지켜야 했다.

 

 

알리는 이노키에게 추가로 '스탠딩 발차기 금지', '슬램 던지기 기술 금지', '관절기 금지', '팔꿈치 공격 금지', '그라운드 공방 10초 제한' 등을 요구했다. 이미 대전료를 챙긴 이노키는 울며 겨자 먹기로 링에 올랐다.

 

 

예상대로 두 선수는 공방조차 벌이지 못했다. 알리는 무의미한 풋워크만 밟았고, 이노키는 드러누워 상대가 들어오길 기다렸다.

 

 

격투 규칙의 제한으로 두 선수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하지만 관중은 야유를 쏟아냈다. 알리가 이노키와 그래플링을 벌이던가, 이노키가 입식으로 맞서길 주문했다. 알리와 이노키는 불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계속 같은 자세를 유지했다.

 

 

15라운드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무승부로 끝났다. 알리-이노키 맞대결은 34개국에서 위성 생중계돼 14억 명이 시청했다. 그러나 둘만 웃은졸전이 되고 말았다. 이 경기에서 알리는 600만 달러, 이노키는 400만 달러를 챙겼다.

 

 

일본 현지 관중은 수십만 원을 허공에 날렸다. 경기장 좌석이 최소 1만엔에서 30만엔에 달했고 매진된 바 있다.

 

 

또 하나의 세기의 쇼가 펼쳐진다. 4949(26KO) 무패 신화 메이웨더와 UFC 라이트급과 페더급을 석권한 맥그리거가 2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슈퍼웰터급(69.85) 12라운드 복싱 경기를 벌인다.

 

 

이 경기 또한 허무하게 끝날 가능성이 크다. 메이웨더는 프로복싱의 전설적 존재다. 수많은 경쟁자들을 쓰러뜨렸다. 프로 데뷔후 한 번도지지 않았다. ‘맞수이자 또다른 복싱 천재파퀴아오조차 메이웨더의 코끝을 건드리는데 애를 먹었다.

 

 

메이웨더는 회피와 타격의 달인이다. 의지대로 경기를 한다. 때리고 싶으면 때리고 피하고 싶으면 피한다. 반면, 맥그리거의 복싱 수준은 세미 프로 수준이다. 어릴 적 복싱을 배웠으나 메이웨더에 비할 바 못된다.

 

 

맥그리거는 팔꿈치도, 킥도, 그래플링도 봉인한 채 싸워야 한다. 메이웨더의 싱거운 승리가 예상되는 이유다. 세기의 대결 혹은 세기의 서커스가 될 메이웨더-맥그리거 경기는 지상파 채널 KBS 2TV27일 오전 1130분부터 생중계할 예정이다.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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