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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웨더, UFC 맥그리거에 완승 “봐주기 논란?”

입력 2017-08-2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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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패 복서‘ 메이웨더(오른쪽)가 맥그리거를 10라운드 TKO로 꺾고 50승 무패 신화를 달성했다. 10라운드에서 맥그리거가 무방비 상태에서 메이웨더의 펀치를 허용하자 레프리가 끼어들어 경기를 중단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49전 전승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가 ’복싱 초보‘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를 꺾고 50승 무패 신화를 달성했다. 이 경기를 끝으로 메이웨더는 진짜 은퇴를 선언했다.



이변은 없었다. 메이웨더는 2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복싱평의회(WBC) 슈퍼웰터급(69.85㎏) 프로복싱 대결에서 맥그리거에 10라운드 레프리스톱 TKO승을 거뒀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메이웨더가 압도적인 실력을 과시했다.

경기 초반은 맥그리거가 혈기와 리치 우위를 앞세워 주도권을 잡았다. UFC에서 하던 버릇이 그대로 나왔다. 오른손을 뻗어 상대의 공격을 흐트러트린 뒤 왼손 카운터펀치를 날렸다.

맥그리거의 공격 방법은 어느 정도 통했다. 그는 메이웨더의 접근을 막아내며 몇 차례 공격을 성공시켰다. 메이웨더는 맥그리거의 변칙 공격에 다소 당황한 듯 보였다.

4라운드가 넘어가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메이웨더가 맥그리거의 전략을 간파한 것. 메이웨더는 안면 중심으로 가드를 구축한 후 더킹과 위빙을 섞으며 전진했다. 안정된 방어와 회피로 맥그리거의 주먹을 뭉그러뜨린 뒤 사정권 안으로 들어갔다.

메이웨더가 파고들자, 맥그리거는 메이웨더의 후두부를 가격했다. 그는 계속 메이웨더의 배후를 잡은 채 ‘복싱에서 금지된’ 파운딩 공격을 했다. 주심이 몇 번이나 주의를 줬지만 맥그리거의 버릇은 고쳐지지 않았다.

메이웨더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계속 낮은 자세로 맥그리거의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뒤이어 회심의 어퍼컷과 라이트 훅, 바디블로우를 작렬했다.

메이웨더의 송곳 펀치에 맥그리거가 휘청거렸다. 복부를 계속 맞아 풋워크마저 느려졌다. 5라운드가 넘어가자 완전히 전세가 기울었다. 맥그리거의 체력은 바닥났고 메이웨더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라운드 중반 이후부터 메이웨더의 페이스였다. 숨고르기하며 여유 있게 맥그리거를 공략했다. 반면, 맥그리거는 껴안기 바빴다. 숨을 몰아쉬며 흐느적거렸다. 정신력으로 버티며 주먹을 날렸지만 힘이 실리지 않았다.

결국 메이웨더가 10라운드에서 경기를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10라운드 중반 메이웨더의 라이트훅이 맥그리거 턱에 얹혔다. 맥그리거는 크게 휘청거리며 물러섰다. 메이웨더가 연이은 훅으로 맥그리거를 그로기로 몰았다. 레프리는 맥그리거가 쓰러지기 전에 경기를 중단시켰다. 적절한 조치였다. 8온스 글러브를 낀 메이웨더의 주먹은 흉기 그 자체였다.

경기 전 미국 링사이드 의사협회(링닥터) 측은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링닥터 래리 러블 레이스 회장은 “이번 경기가 승인된 사실이 놀랍다”면서 “누군가가(맥그리거가) 크게 다칠 수도 있다”며 레프리에게 선수보호에 신경써줄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가 더 진행됐다면 맥그리거는 턱이나 뇌에 큰 충격을 받을 수도 있었다. 레프리 스톱은 적절했고, 메이웨더와 맥그리거 측도 심판의 결정에 수긍했다.

메이웨더는 경기 후 “전략의 승리였다”면서 “맥그리거가 UFC 경기에서 후반부 지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점을 공략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메이웨더가 마음만 먹었다면 3~4라운드에 끝냈을 것이라며 흥행을 위해 봐준 것 아니냐고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메이웨더는 3라운드까지 거의 손을 뻗지 않았다. 맥그리거의 재롱(?)을 받아주며 스파링하는 듯을 모습을 보였다. 어쨌든 메이웨더는 맥그리거보다 두 수 이상 앞선 실력을 과시했다. 그는 “복싱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라는 걸 알고 있다. 이겨서 기쁘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맥그리거는 졌지만 잘 싸웠다. 복싱에 대한 잠재력과 정신력이 대단했다는 평가다. 종합격투기를 대표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마지막까지 쓰러지지 않았다. 턱에 강력한 훅이 꽂혔음에도 흐느적거리며 버텼다. 근성만큼은 박수 받아 마땅하다.

한편 네바다 주 체육위원회에 따르면 메이웨더는 대전료 1억 달러(약 1,100억 원)를, 맥그리거는 3,000만 달러(338억 원)를 기본으로 가져간다.

페이퍼뷰(PPV) 수입과 입장권 수입 등을 제외한 금액이다. 메이웨더는 총수입 3억 달러(3,380억 원)를 챙길 것으로 보인다. 맥그리거도 1억 달러가 통장에 들어온다. 승패를 떠나 두 선수 모두 승자인 이유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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