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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웨더 보다 패자 맥그리거가 더 떴다

입력 2017-08-28 09:55

BOXING/ <YONHAP NO-3072> (USA Today Sports)
메이웨더는 맥그리거와의 경기에서 압도적인 펀치 적중률을 보였다. 적중률 53%의 스피디한 주먹을 복싱 초보 맥그리거는 당할 수가 없었다. 연합뉴스.

 

플로이드 메이웨더(40,미국)가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에게 TKO승을 거두고 은퇴를 알렸다.



메이웨더는 27일(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벌어진 슈퍼웰터급(69.85kg) 12라운드 복싱 경기에서 맥그리거에 10라운드 TKO승을 거뒀다.

메이웨더는 압도적인 펀치 적중률을 보였다. 총 320회의 펀치를 날려 170차례(적중률 53%). 맥그리거는 메이웨더보다 많은 430차례 펀치를 시도했으나 111회(적중률 26%)에 그쳤다. 복싱 전설과 초짜의 차이가 확연히 나타났다.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매치는 복싱 다섯 체급을 석권한 챔피언과 세계 최고 MMA 무대인 UFC에서 최초로 두 체급(페더급/라이트급)을 동시에 석권한 챔피언의 맞대결로 큰 관심을 모았다.

큰 관심만큼 천문학적인 수입도 올렸다. 메이웨더는 보장된 대전료만 1억 달러(약 1127억 원), 맥그리거는 3000만 달러(약 338억 원)에 이를 정도다. 미국 케이블 업체 쇼타임의 ‘페이 퍼 뷰(Pay Per View)’ 유료 경기 수입과 입장 수익에 따른 추가 수입을 더하면 메이웨더가 2억 달러, 맥그리거가 1억 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정도의 평가까지는 나오지 않았다.

2015년 5월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기구(WBO)·세계복싱협회(WBA) 웰터급(66.7㎏) 통합챔피언을 가리는 매니 파퀴아오(39,필리핀)전에서 지나치게 수비에 치중한 메이웨더는 ‘세기의 졸전’이라는 복싱 팬들의 비난을 의식한 듯 그때와는 달랐다.

초반 탐색전 후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맥그리거의 힘을 뺐다. 중반 이후 조금 더 공격적으로 나섰다. 9라운드 그로기 상태를 만든 뒤 10라운드 강력한 양훅으로 경기를 끝냈다. 이날 승리로 메이웨더는 ‘전설’ 록키 마르시아노(49전 49승 43KO)를 넘어 50전 무패로 은퇴하게 됐다.

메이웨더는 경기 직후 링에서 “정면승부가 게임 플랜이었다. 파퀴아오전과 달리 정면 승부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판정까지 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켰다”고 말했다. “초반에 무거운 펀치를 던지게 한 다음 후반에 잡는다”는 메이웨더의 전략이 맞아 떨어졌지만 여전히 팬들의 기대는 충족시키지 못했다.

2015년 9월 은퇴 선언 후 2년의 공백기, 불혹의 나이를 감안해도 프로 복싱 데뷔전을 가지는 맥그리거에게 10라운드까지 허용한 것은 복싱 전설로서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오히려 데뷔전에서 최고의 전설을 상대로 10라운드까지 버틴 맥그리거에게 진심어린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UFC 무대에서는 최고의 선수였지만 맥그리거에게 메이웨더와 경기는 데뷔전이었다. 초반에는 깜짝 승리도 기대하게 했다. 1라운드 후반 파고 들어오는 메이웨더에게 왼손 어퍼컷을 날렸다. 빗맞지 않았다면 어떤 흐름으로 전개됐을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49전 전승에 다섯 체급 석권, 역사상 최고의 아웃복서라는 평가를 받는 복싱계의 전설을 상대로 이렇게 버틴 것만으로도 박수 받아 마땅하다.

맥그리거는 “펀치력은 밀리지 않은 것 같다”며 “경기 초반에는 분명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팬들도 링을 빠져나오는 맥그리거에게 환호했다. 아일랜드가 아닌 미국인 관중은 “한 번도 다운되지 않았는데 심판이 중단시킨 것이 아쉽다”라며 “이 정도만으로도 맥그리거는 UFC에서 더 큰 가치 있는 선수가 될 것이다”라고 격려했다. 승자 메이웨더 보다 패자 맥그리거가 더 뜬 날이다.

김민준 기자 sport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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