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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흉내? 모두가 맥그리거 메이웨어는 될 수 없다

입력 2017-09-02 09:12

벗어날 수 없는<YONHAP NO-2509>
맥그리거가 일으킨 파격 신드롬이 로드FC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사진은 한국을 대표하는 독설가 권아솔(위) 이 샤오미 로드FC 035에서 일본의 신지와 경기를 펼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프라이드가 절정의 인기를 누릴 때만 해도 한국 선수들에 대한 격투기 팬들의 응원은 뜨거웠다. 프라이드에서 뛰는 선수들은 물론 국내 단체를 가리지 않고 응원과 격려가 끊이지 않았다.



일부에서 “최홍만 등 한국 선수라고 무조건 응원할 필요는 없다”는 말도 흘러나왔지만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국내 선수에게 애정이 더 갈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최근 들어서는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애정은 여전하지만 반대로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트렌드의 변화보다는 파이터, 단체가 달라진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미국 UFC는 동양 정서가 물씬 풍기던 프라이드와는 많은 면에서 다르다. 선수들을 무도인으로 보고 대치 상태마저도 즐기던 프라이드와 달리 UFC는 어두컴컴한 철장에서 유혈이 난무한다. 조금만 지루해도 야유가 터져 나오기 일쑤다.

이러한 문화는 금세 한국 격투기 단체에도 전염(?)됐다.

로드FC 등 많은 국내 격투단체 등은 여러 면에서 UFC를 벤치마킹하고 있으며, 선수들 역시 독설을 필수처럼 주고받으며 대다수가 악동화 되어가고 있다.

예전 같으면 소수에 불과했던 악동 캐릭터가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희소성이 떨어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무리수가 난무해 팬들의 비판과 아쉬움의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UFC는 현존하는 가장 큰 격투기 단체다. 그곳의 트렌드가 여러 부분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무조건 UFC 선수들을 따라 독설만 내뱉는다고 전부는 아니다. 한국 정서에 어울리는 캐릭터를 만들 필요가 있다.

다른 메이저급 해외 단체라고 다 악동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악동 캐릭터가 더 눈에 띄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곳에도 묵묵하게 경기만하는, 팬들의 속내를 잘 긁어주는 영리한 파이터 등 다양한 유형이 존재한다.

최근 국내 파이터들은 개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독설만 내뱉고 말만 거칠게 하면 관심이 증폭된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메이웨더나 맥그리거처럼 될 수 없다. 파퀴아오나 마치다 같은 다른 성격의 스타도 얼마든지 있다.

로드FC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은 지나치게 독설과 기행을 반복하는데, 컨셉을 잘못 잡았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권아솔은 국내 선수 중 인기가 높은 편에 속한다. 독설을 마구 쏟아내지 않아도 충분히 관심을 받을 수 있다.

로드FC 라이트급 챔피언타이틀을 차지했을 때까지가 딱 좋았다. 적당한 개성에 실력으로 어느 정도 자신을 어필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는 적절한 선에서 밀당이 가능했다.

최근 국내 선수 중에서는 SNS 등을 통해 앞뒤 구분 없이 말을 내뱉고 비판이 거세지면 사과를 하는 등 아쉬운 행보가 많다. 사과를 하지 않는 뻔뻔한 악동 캐릭터로 갈 멘탈을 갖추면 모르겠지만 안 해도 될 행동을 하고 비판이 쏟아지면 어쩔 줄 몰라 하며 변명을 늘어놓기 급급하다.

대중은 독설과 기행에 민감하다. 하지만 관심을 끌기 위한 습관성 독설이나 억지로 짜낸 컨셉은 분명 한계가 있다. 각 단체들 역시 일관된 마케팅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단체나 선수들이 대중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은 아닐까.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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