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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이드] 김달중 연출·김태훈이 한마음 한뜻으로 외치는 뮤지컬영화의 꿈 그리고 “현장에서 오래, 같이 있을 수 있기를”

입력 2017-09-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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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원예고 첫 동문기획공연 연극 ‘우리 학교’의 김달중 연출(왼쪽)과 카메오로 출연하는 배우 김태훈.(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예고의 연극과에 연기하겠다고 모인 아이들은 자기표현과 자기애가 강해요. 어른들 시선으로 보면 문제아일 수도 있고 종합적으로 거칠다고 표현할 수 있는 아이들이죠. 그런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아이가 태훈이었어요.”



분당 소재의 계원예술고등학교(이하 계원예고) 사제지간이자 선후배인 김달중 연출과 배우 김태훈이 오랜만에 학교에서 뭉쳤다. 김태훈 뿐 아니다. 오현경, 최재웅, 김다현, 이율 등 문화계의 내로라 하는 배우들이 연극 ‘우리 학교’(9월 5~10일 우태소극장)의 카메오를 자처하며 학교로 모여들었다.

손튼 와일더의 ‘우리 읍내’를 각색한 ‘우리 학교’는 계원예고 동문 첫 기획연극이자 그들 모두의 은사인 박기원 선생의 퇴임과 새 출발을 동시에 알리는 공연이다. 오현경, 최재웅, 김다현, 이율 등이 기꺼이 함께 하는가 하면 일정 문제로 무대에 오르지 못한 황정민, 조승우, 홍광호 등 동문들의 십시일반과 계원예고의 모기업인 파라다이스그룹 지원이 한데 어우러진 무대다.


◇야성미 넘치던 선생 김달중 연출, 독특했던 제자 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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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원예고 첫 동문기획공연 연극 ‘우리 학교’에 카메오로 출연하는 배우 김태훈.(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연극과의 프레임 안에 넣는 자체가 쉽지 않은 친구였죠. 어느 선에선 넣어줘야 하고 너무 억눌리면 배우가 안되니 프레임의 경계를 왔다갔다해야하는데 태훈이는 그 경계선 안에 들어가길 거부하는 아이였어요.”

이렇게 말한 김달중 연출은 “태훈이 뿐 아니라 조승우, 최재웅, 김다현, 조정은 등 이 친구 동기(16기)들이 대체로 그랬다”며 “그래서 지금 현장에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말하는 김달중 연출은 김태훈의 표현을 빌자면 브레인이자 야성미 넘치는 스승이었다.

“저희에게 선생님은 굉장한 브레인이셨어요. 반면 그 안에 다듬어지지 않은 야성미가 있었죠. 저희 16기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이었어요. 각자 표현 방법이 다를 뿐 저도 재웅이도 승우도 그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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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원예고 첫 동문기획공연 연극 ‘우리 학교’의 김달중 연출(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이에 김달중 연출은 “(김)태훈이가 학교 다닐 때 제 나이가 20대 후반이었다. 저도 답을 못찾아 아이들이랑 같이 고민할 때였다며 “사회적 불만을 온전히 가지고 와서 거름망 전혀 없이 아이들에게 알려줬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제가 이래서 비교육적이에요. 그래서 학교를 그만두기도 했죠.”

강한 존재감과 기운을 발산하는 최재웅의 ‘쓰릴미’ 나, ‘날 보러 와요’ 조형사, ‘사의찬미’ 사내, ‘마마돈크라이’ 프로페서 브이 등이 괜한 게 아니었나 보다는 농담 반 진담 반의 말에 두 사람은 “그런 척 하는 것뿐 여리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최)재웅이는 되게 섬세해요. 연기 뿐 아니라 일상도 그래요. 어렸을 때는 더 섬세하고 예민한 아이였죠. 하지만 두 가지 다 섬세하면 살 수가 없으니 방법을 찾은거예요.”


◇현장에서 오래 오래 기댈 어깨로 남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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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원예고 첫 동문기획공연 연극 ‘우리 학교’의 김달중 연출(왼쪽)과 카메오로 출연하는 배우 김태훈.(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다들 바빠서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때 되면 문자하는 아이들 중 하나가 태훈이에요. 태훈이 뿐 아니라 계원예고 출신 배우나 스태프들이 현장에서 잘 버텨내 좋은 모습으로 작업하는 자체가 매우 고맙죠.”

김달중 연출은 이어 “우리에게 그 모습이 어떻다는 건 두 번째다. 잘하면 얼마나 잘하고 못하면 또 얼마나 못하겠나. 그 기준은 또 누가 정하는가. 뮤지컬이든 영화든 드라마든 어떤 배우인지는 대중들 판단할 몫”이라며 “우리끼리는 ‘밥은 먹고 다니냐’ 묻는 게 최고”라고 덧붙였다.

“서로가 힘이 되는 게 우리에겐 첫 번째예요. 문득 작업이 싫어지고 요령이 생길 때 제자나 후배를 생각하면서 이러면 안되지 하는 것처럼 이들은 또 저를 보고 힘을 얻어 열심히 하게 되면 좋을 것 같아요. 그 모습으로도 충분해요. 하고 싶은 일을 계속 하면서 밥 먹고 살 수 있으면 그걸로 좋지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제가 좀 지쳤을 때 쳐다보고 힘을 낼 수 있게 계속 현장에 같이, 오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 마음 한 뜻으로 외치는 평생소원, 뮤지컬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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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원예고 첫 동문기획공연 연극 ‘우리 학교’의 김달중 연출(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제 최종 목표는 변함없이 음악영화, 뮤지컬영화예요. 제가 영화 쪽으로 간 이유기도 하죠. 시나리오를 써둔 것도 이미 몇편 있어요. 아직은 뮤지컬영화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서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그게 제 마지막 목표예요. 그걸 이루고 나면 영화와 뮤지컬을 자유롭게 오가면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김달중 연출의 꿈은 고스란히 제자 김태훈에게로 전이됐다. 김태훈은 “실제 영화배우들이 라이브로 넘버를 소화하는 ‘레미제라블’ 같은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꿈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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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원예고 첫 동문기획공연 연극 ‘우리 학교’에 카메오로 출연하는 배우 김태훈.(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그렇지만 절대 진부하지 않은 시도를 하고 싶어요. 20대 때는 30대가 되면 할 수 있을까 했는데 지금은 50엔 할 수 있을까 생각하죠. 제 고향인 무대를 떠날 생각은 없어요. 불러주시는 공연, 새롭게 시도 중인 영화 등 다양하게 활동하면서 언제가 됐든 제가 배우로 출연하면서 음악감독으로도 참여한 영화가 개봉되는 걸 보는 게 평생소원이에요.”

대학로의 몇몇 관계자들이 김달중 연출작 ‘쓰릴미’ ‘트레이스유’ ‘헤드윅’ 등을 가지고 뭐라도 해보자는 제안을 하곤 하지만 정작 그는 “내공이 안된다. 아직 멀었다”고 손사래를 친다.

“잠시 잠깐 해볼까 생각도 해봤는데 되게 민망했어요. 전 그냥 신작을 할 거예요. 연출들은 잠시 작품을 쉴 수는 있어도 은퇴는 없어요. 제가 죽어야 은퇴죠. 그날까지 전 작품을 할 겁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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