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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벨라스케즈, 표도르급에서 투명인간으로..

입력 2017-09-0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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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극강의 사나이’ 표도로에 필적할 파이터로 평가받았던 벨라스케즈. 군웅할거 시대의 UFC 헤비급에서 벨라스케즈가 언제 부활할지 팬들의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사진=UFC




UFC 전 헤비급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즈(35,미국)는 가장 아쉬운 선수로 꼽힌다. 에밀리아넨코 표도르의 뒤를 이을 선수로 명성을 쌓아가던 것도 잠시. 최근 급격한 브레이크가 걸리며 커리어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벨라스케즈는 여러 면에서 표도르를 연상케 했다. 표도르는 프라이드에 등장하기 무섭게 단숨에 체급을 평정했다. 헤비급치고 작은 신장에 두루뭉술한 체형 등 겉으로 볼 때는 큰 임팩트가 없어 보였으나 탈 헤비급 스피드와 밸런스를 바탕으로 상대를 가리지 않고 무너뜨렸다.

누구도 들어가기를 꺼려했던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의 가드 포지션 속에 과감하게 파운딩을 날리던 장면은 지금도 회자된다.

벨라스케즈 또한 UFC에 들어오자마자 최강자 포스를 뿜어냈다. 6연승 행진으로 체급 강자들을 도장깨기 하듯 박살내더니 UFC 121 ’Lesnar vs. Velasquez‘에서 브록 레스너를 압살하며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감았다. 레스너의 힘과 체격에 고전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1라운드 TKO승을 거두며 누구도 적수가 될 수 없음을 증명했다.

당시의 벨라스케즈는 안정감 면에서 최고로 꼽혔다. 표도르는 잘 나갈 때도 레슬링이나 맷집이 약점이었다. 반면 벨라스케즈는 이러한 부분이 장점이었다. 상대가 누구든 가리지 않고 순식간에 품으로 파고들어 옥타곤 바닥에 넘어뜨렸고, 자세가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묵직한 돌주먹 파운딩을 날려댔다.

눌러놓는 능력이 뛰어나 대부분은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했다. 몸을 일으킨다 해도 어렵지 않게 다시 넘겼다. 포지션 유지에 신경 쓰는 대다수 선수들과 달리 적극적으로 파운딩을 날릴 수 있었던 이유다. 불의의 상황에서 타격을 맞아도 웬만한 공격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 맷집이 있었다.

표도르의 존재로 인해 호드리고 노게이라는 프라이드 시절 만년 2인자로 불렸다. UFC에서는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33,브라질)가 바로 그렇다. 무시무시한 펀치력과 맷집 그리고 테이크다운 디펜스 능력을 바탕으로 헤비급 최고 펀처로 불렸지만 벨라스케즈의 존재로 인해 ’최강의 2인자‘라는 원치 않은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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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 산토스와 모두 3차례 대결을 펼친 벨라스케즈(왼쪽). 첫 시합에서 불의의 패배를 당했지만 이후 두 차례 리턴매치에선 끊임없는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산토스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사진=UFC


도스 산토스와의 3번의 대결은 벨라스케즈가 누구인지 제대로 보여준 시리즈다. 첫 경기에서 불의의 한방을 맞으며 커리어 사상 첫 패배를 당했지만 이후 심기일전하며 두 차례에 걸쳐 도스 산토스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헤비급 선수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의 체력을 보여주며 끊임없는 전진 압박으로 완승을 가져갔다.

이렇듯 해가 지지 않는 강자의 면모를 보여주던 벨라스케즈지만 도스 산토스와의 3차전 이후에는 이른바 투명인간이 되어버렸다. 잦은 부상으로 2014년을 통째로 날렸고, 이후로도 해마다 1경기 소화에 그쳤다. 파브리시오 베우둠(40,브라질)에게 커리어 사상 두 번째 패배를 당했고, 이후 트레비스 브라운전을 승리로 가져가며 연패는 면한 상태다.

올해 단 한 경기도 소화하지 못한 벨라스케즈는 최근 각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100% 몸이 아니라 당분간 복귀는 힘들 것 같다”고 밝히고 있다. 올해는 이대로 흘려보내게 됐다. 최근 4년 동안 2경기 뛰었다.

한때 ’70억분의 1‘로 불렸던 벨라스케즈이지만 현재의 상황이 계속된다면 커리어 전체에 좋지 못한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표도르급에서 투명인간이라는 조롱까지 듣게 된 벨라스케즈를 지켜보는 팬들의 마음도 착잡하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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