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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탐관오리 맥그리거, 이게 다 알바레즈 때문이다?

입력 2017-09-12 11:01

BOXING-MAYWEATHER-MCGREGOR/ <YONHAP NO-1909> (REUTERS)
메이웨더와의 경기에서 큰 돈을 챙긴 맥그리거는 UFC 라이트급 강자들과의 방어전에 별 뜻이 없어 보인다. 연합뉴스.
‘탐관오리(貪官汚吏)’. 탐욕이 많고 부정을 일삼는 벼슬아치를 뜻하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는 UFC 라이트급의 대표적 탐관오리다. 비옥했던 페더급이라는 고을을 한바탕 뒤집어 놓았던 그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라이트급마저 엉망으로 흔들어놓고 있다.

미들급 마이클 비스핑(36,영국), 웰터급 타이론 우들리(35,미국) 등 이웃 마을 수령들마저 탐관오리 행보를 따라하려 한다. 이미 비스핑은 탐관오리가 되어 체급의 고혈을 빨아먹고 있으며, 우들리 또한 상부의 감시를 피해 호시탐탐 악행을 저지를 기회만 노리고 있다.

이제 앤더슨 실바, 조제 알도처럼 묵묵하게 자신의 고을을 다스리는 충직한 수령은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맥그리거의 탐욕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페더급 알도를 목표로 챔피언에 도전할 때만 해도 기량과 캐릭터를 겸비한 흥행카드로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 다니는 고을마다 쑥대밭을 만들어버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도 정도의 레전드는 타이틀을 빼앗기게 되면 재대결의 기회를 받는다. 오랜 시간 페더급의 상징으로 군림하던 알도는 실력과 흥행성 모두에서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었다.

영악한 맥그리거는 알도는 물론 프랭크 에드가 등 난적들을 외면한 채 네이트 디아즈라는 생뚱맞은 상대와 이벤트 매치업을 두 번이나 가졌다. 그 사이 들려오는 상위랭커들의 원성은 특유의 입담으로 모두 무시해버렸다. UFC 역시 맥그리거의 편을 들어주기 바빴다. 맥그리거에게는 엄청난 돈이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사실 2체급 석권이라는 커리어를 쌓았기는 하지만 라이트급은 맥그리거가 제대로 챔피언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럽다. 방어전이 없는 것이 옥에 티이기는 하지만 페더급에서는 도전자로서 차근차근 올라간 것은 사실이다. 반면 라이트급은 페더급 타이틀과 본인의 이름값을 이용해 단숨에 챔피언 도전 경기를 가졌다.

하필 당시 챔피언이 에디 알바레즈(33,미국)였다는 점이다. 알바레즈 이전의 챔피언이었던 하파엘 도스 안요스(32,브라질)는 맥그리거가 넘어서기 힘든 강자로 꼽혔다. 반면 알바레즈는 도스 안요스를 다소 행운의 펀치로 이기고 벨트를 감았다. 맥그리거 입장에서는 시기적으로 딱 좋은 상대였다. 상위 체급이지만 신체조건상 맥그리거가 훨씬 우월했다.

라이트급 벨트를 차지한 후에도 맥그리거는 방어전은 나 몰라라 했다. 라이트급 상위권에는 토니 퍼거슨(35,미국)과 하빕 누르마고메도프(28,러시아)라는 두 강자가 버티고 있는데 객관적 전력상 맥그리거보다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옥타곤에 입성한 다른 단체 출신 강자 저스틴 게이치(28,미국) 역시 맥그리거와 좋은 그림이 그려지는 상대다.

맥그리거는 라이트급의 쟁쟁한 강자들을 상대로 방어전을 가질 생각 자체가 없어 보인다.

자신의 커리어를 생각해 위험 부담이 있는 경기는 철저히 피하고 있다. 디아즈는 상위 체급 출신이고, 패했을 경우 잃게 되는 것도 없다.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와의 복싱 이벤트 역시 얻는 것만 잔뜩 있었을 뿐 잃을 것은 없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팬들 사이에서는 “왜 하필 알바레즈가 그 타이밍에서 챔피언에 올라 맥그리거에게 패했냐”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미들급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37,영국)의 찌질함과 함께 언급되는 루크 락홀드(33,미국)와 비슷한 입장이다.

엄밀히 말해 알바레즈의 잘못은 아니지만 맥그리거의 이기주의 행보가 갈수록 거세지면서 본의 아니게 원망을 듣고 있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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