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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웨더의 인파이팅, 50승 축하 이벤트?

입력 2017-09-15 15:51

BOXING/ <YONHAP NO-3072> (USA Today Sports)
메이웨더의 능수능란한 공수 전략에 복싱 초보 맥그리거는 초반에 상당량의 체력을 소모할 수 밖에 없었고 이것이 결국 승부의 키가 됐다. . 연합뉴스.
얼마 전 많은 관심 속에서 막을 내린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와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의 복싱 이벤트는 모두에게 ‘윈윈’이 됐던 경기로 꼽힌다. 돈과 커리어에서 모두 큰 이득을 챙겼다.



맥그리거는 비록 패했지만 많은 것을 얻었다. 맥그리거가 복싱룰로 역대급 복서 메이웨더를 이길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후반까지 버티어내며 ‘예상보다 잘 싸웠다’는 호평을 받았다. UFC 선수 중 누구도 해내지 못한 복싱 빅매치의 주인공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그 사이에도 UFC 체급 도전자들은 피가 마르고 있었으나 맥그리거 만큼은 마음껏 기쁨을 누렸다.

당시 경기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메이웨더의 인파이팅이다. 선수 생활 중반기를 넘어가던 시점부터 메이웨더는 전형적인 아웃복서로서 명성을 떨쳤다. 그런 그가 맥그리거를 상대로는 인파이터로 변신했다.

여기에 대해 최근 메이웨더는 확실한 입장을 밝혔다. 예상보다 맥그리거의 펀치가 많이 들어갔던 것은 본인이 인파이팅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경기 결과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마무리 지을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고, 결국 맥그리거의 체력을 소진시킨 후 박살내는 그림을 그렸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이다. 메이웨더는 맥그리거가 좋아하는 거리를 벗어나지 않은 채 경기를 운영했다. 평소 상대에게 공간을 내어주지 않기로 유명한 메이웨더 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상하게 느껴질 장면이었다.

메이웨더 낚시(?)에 걸린 맥그리거는 자신이 좋아하는 거리가 확보되자 적극적으로 펀치를 냈다. 메이웨더는 한 술 더 떠 맥그리거의 앞손 공격은 피하기보다 받아줬다. 그 과정에서 다수의 작은 공격들이 가드를 뚫고 안면에 적중되기도 했다. 물론 이어진 뒷손공격은 여지없이 피해냈다.

결국 복싱에 익숙하지 않은 맥그리거는 초반에 체력을 상당 부분 소모했고, 4라운드부터 메이웨더의 반격이 시작됐다. 그 와중에도 메이웨더는 치밀했다. 특유의 아웃복싱으로 치고 빠지기보다는 자신이 역으로 압박해서 맥그리거를 힘들게 만들었다. 아무리 근거리라고해도 맥그리거의 큰 공격은 어렵지 않게 피하거나 막아낼 수 있어 전진스텝을 통해 리듬을 더 깼다.

UFC 무대에서 맥그리거는 늘 자신이 압박을 하면서 공격을 풀어나갔다. 압박을 당하는 데는 익숙하지 않다. 때문에 자신보다 작기는 하지만 기량에서 압도적인 메이웨더가 인파이팅으로 몰아붙이자 더더욱 페이스를 찾기가 힘들었다. 그 와중에도 메이웨더는 평소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바디를 노리며 가뜩이나 흔들리는 맥그리거의 체력과 밸런스를 완전히 무너뜨려버렸다.

메이웨더의 치밀함은 클린치에서도 드러났다. 메이웨더는 클린치를 매우 잘 활용하는 복서 중 한 명이다. 매니 파퀴아오와의 맞대결 당시에도 클린치를 남발하다시피하며 공격 타이밍을 잘라먹었다. 반면 맥그리거를 맞아서는 클린치를 거의 하지 않았다.

종합격투기 출신인 맥그리거와 클린치 싸움을 하면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바늘 구멍만한 틈도 허용하지 않으며 경기를 운영했다. 결국 메이웨더는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자유롭게 맥그리거를 농락하며 화끈한 마무리 축포를 터뜨렸다.

이전까지 49전 49승(26KO)으로 왕년의 강자 록키 마르시아노(1924~1969)와 같은 기록을 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맥그리거를 넉 아웃으로 무너뜨리며 새로운 신화의 주인공이 됐다. 메이웨더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50승 축하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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