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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로프킨vs알바레즈, 탱크와 스나이퍼의 대결

입력 2017-09-1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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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13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카넬로 알바레스(27·멕시코·왼쪽)와 게나디 골로프킨(35·카자흐스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두 선수는 16일 이곳 T-모바일 아레나에서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협회(WBA)·국제복싱연맹(IBF)·국제복싱기구(IBO) 4대 기구 미들급(72.57㎏) 통합 타이틀전을 벌인다.(AP=연합)

현역 최강의 인파이터로 불리는 미들급 최강자 ‘트리플 G’ 게나디 골로프킨(35,카자흐스탄)이 빅네임 사냥에 나선다. 

17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막을 올리는 미들급(72.57㎏) 통합 타이틀전에서 사울 ‘카넬로’ 알바레즈(26,멕시코)를 만난다, 사실상 체급을 초토화시킨 골로프킨에게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던 인물이다.

골로프킨-알바레즈전은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와 UFC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의 복싱 이벤트와 비교된다. 천문학적인 돈 잔치로 화제를 뿌렸던 당시 경기와 같은 장소에서 펼쳐지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보기 드물게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복싱 매치업이다. 

이런 비교에 대해 골로프킨과 알바레즈는 물론 복싱계 각 관계자와 팬들은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한다. 많은 관심이 쏟아진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지만 경기 수준 자체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일전은 무늬만 복싱이었지 이종격투기에 가까웠던 것이 사실이다. 

반면 골로프킨과 알바레즈의 격돌은 말 그대로 현존하는 복싱 최고수를 가리는 진검승부라 할 수 있다. 과거 마빈 해글러, 슈거 레이 레너드, 로베르토 듀란, 토머스 헌스 등 전설적 복서들의 경기가 그랬듯 미들급 역사에 남을만한 큰 경기다. 

37전 37승(33KO)의 골로프킨은 무패복서다. 화끈한 인파이팅을 즐긴다. 2002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3년 방콕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2004 아테네 올림픽 등 아마시절부터 엘리트코스를 밟아온 그는 기본기에 충실한 복싱을 구사한다. 

타고난 돌주먹에 맷집까지 좋아 끊임없는 전진으로 상대를 부순다. 가볍게 치는 펀치에도 상당한 힘이 실려 있다. 가드를 탄탄하게 해도 결국은 데미지가 쌓여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골로프킨같은 하드펀처가 계속 밀고 들어오면 같이 힘으로 맞서거나 카운터를 노리는 방법이 있다. 많은 정상급 복서들이 이 같은 패턴으로 골로프킨을 잡아보려 했지만 그의 ‘미친 압박’을 견디지 못했다.

처음에 기세 좋게 같이 치고받던 상대도 시간이 지날수록 뒷걸음질 치기 바쁘다. 맷집까지 정상급이라 카운터에 맞아도 꿈쩍도 하지 않고 그대로 전진하거나 더 강하게 펀치를 날려버린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다보면 상대 입장에서는 난타전은 커녕 카운터 조차 부담스러워진다. 

물론 알바레즈는 만만치 않다. 골로프킨이 탱크라면 알바레즈는 스나이퍼 스타일이다. 나이는 어리지만 벌써 51전을 치렀을 정도의 베테랑이다. 49승(34KO) 1무 1패로 성적 또한 매우 좋다. 펀치의 위력은 골로프킨보다 떨어지지만 다양한 컴비네이션 연타가 장점이고 카운터에도 일가견이 있다. 노련하게 상대를 흔들다가 빈틈이 보이면 매섭게 저격하는 프로사냥꾼이다. 

더욱이 그동안 대결을 피하는 듯한 인상을 줬던 알바레즈가 골로프킨과의 경기를 받아들인 배경에는 상대의 노쇠화를 느꼈거나 전략적으로 완성도가 높아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해글러와 레너드전이 그랬듯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골로프킨 입장에서는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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