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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밴텀급 삼국지 최종승자는 T.J. 딜라쇼?

입력 2017-11-1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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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밴텀급에서 활약 중인 T.J. 딜라쇼(31,미국)가 다시금 정상을 차지했다.

 

딜라쇼는 5(한국 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벌어진 <UFC 217> 밴텀급 챔피언 타이틀전에서 팀 알파메일의 최종병기로 불리는 코디 가브란트(25,미국)를 무너뜨리고 지난해 1월 도미닉 크루즈(31,미국)에게 빼앗겼던 벨트를 되찾았다.

 

둘의 대결은 팽팽할 것으로 예상됐다. 타격, 그래플링에 걸쳐 고른 실력과 다양한 공격 옵션이라는 부문에서는 딜라쇼가 우위지만 강력한 파워를 바탕으로 성장세에 있는 젊은 챔피언 가브란트의 기세 역시 무서웠다.

 

가브란트는 알파메일의 숙적 중 하나인 크루즈를 제압하고 정상에 등극하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챔피언이었다.

 

1라운드 때까지 만해도 가브란트의 상승세가 빛을 발하는 것처럼 보였다. 팽팽한 공방전이 오가는 가운데 막판 가브란트의 카운터펀치가 딜라쇼를 다운시켰다. 공이 울려 위기를 벗어났지만 딜라쇼는 휘청거리며 자신의 코너로 돌아갔고, 이를 지켜보는 가브란트의 얼굴에는 득의양양한 표정이 묻어났다.

 

노련한 딜라쇼는 두 번 당하지 않았다. 극단적인 받아치기로 일관하는 가브란트의 패턴을 알아차리고는 거리를 둔 상태에서 리듬을 잡아갔다. 그러던 중 기가 막힌 타이밍에서 딜라쇼의 왼발 하이킥이 가브란트에게 적중됐고 큰 충격을 입혔다.

 

딜라쇼는 피를 본 표범처럼 날렵하게 달려들어 오른손 펀치를 가브란트에게 적중시키며 다운을 빼앗아냈고 폭풍 같은 파운딩 연타로 경기를 끝내버렸다. 크루즈를 이겼던 가브란트의 극단적인 받아치기는 이미 써먹은 패턴이다. 크루즈 이상의 테크니션인 딜라쇼에게 같은 방법은 통하지 않았다.

 

명 타격코치 드웨인 루드윅과의 훈련을 통해 환골탈태한 딜라쇼는 약점을 꼽기 힘든 테크니션으로 불린다. 물 흐르듯 부드러우면서도 때론 경쾌하게 통통 튀는 스텝은 경이롭기 그지없다. 상대의 펀치 거리 밖에서 주변을 맴돌다 빈틈이 보이면 그림자가 늘어나듯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서 공격이 뿜어져 나온다.

 

사우스포오소독스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터져 나오는 스위치 화력은 신기에 가깝다. 왼손잡이 자세에서 펀치가 나오다 자연스럽고 신속하게 오른손잡이로 킥을 차는 등 계속된 엇박자 타격은 상대의 타격리듬 자체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리기 일쑤다. 레슬링까지 갖춰 매우 까다롭다.

 

가브란트를 꺾고 다시 한번 챔피언에 오름에 따라 당분간은 딜라쇼의 독주체제가 굳혀질 것으로 예상하는 의견이 많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딜라쇼, 크루즈, 가브란트의 삼국지구도가 펼쳐져 있었지만 한 번의 경기로 인해 판세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가브란트가 강하기는 하지만 아직은 두 스텝왕 딜라쇼와 크루즈에 비해 기량이 달리는 것이 확인됐다. 딜라쇼에게는 여러모로 부족했고, 이겨봤던 크루즈와도 리매치가 펼쳐진다면 또 잡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닮은 듯 다른 크루즈는 기술적인 면에서 딜라쇼와 호각을 이루는 강자다. 아쉽게도 크루즈는 상대보다 자신과의 싸움이 먼저다.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 사는 선수답게 늘 건강하다면이라는 단서가 붙는다. 최근에도 부상을 당해 예정됐던 경기가 취소되고 말았다.

 

반면 딜라쇼는 여전한 전성기를 달리고 있으며 튼튼한 몸 상태를 자랑한다. 현재 상황에서 그의 대항마는 당분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세대 괴물로 꼽히던 헤난 바라오(30,브라질)를 격파하며 첫 번째 정상에 오른 딜라쇼는 2번째 타이틀을 차지하는 과정에서는 최고의 상승세를 자랑하던 젊은 챔피언을 꺾었다. 밴텀급 타이틀은 딜라쇼 허락 없이는 손대기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됐다 말할 수 있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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