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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정부 일자리 대책, 현실 반영안된 보여주기식… 중장기 효과 의구심"

입력 2018-05-16 16:53
신문게재 2018-05-17 3면

굳은 표정의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YONHAP NO-4160>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6차 일자리위원회 및 1주년 기념행사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굳은 표정으로 발표 내용을 듣고 있다.(연합)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가 16일 제시한 4개 민간 분야 일자리 창출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업계의 현실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특히 중장기적인 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 혁신창업 활성화 방안은 과거 정부의 정책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도 있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가 뿌리산업을 육성해 향후 5년간 88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 “정부가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뿌리기업 몇 개사를 선정해 시범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지만, 대부분의 뿌리기업들이 영세해 업계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보여주기식’ 사업에 그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때도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이 추진됐지만 별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면서 “중장년·외국인 근로자가 대부분이고 작업 환경이 열악한 모든 영세 뿌리기업들을 정부가 나서 개선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생각과 달리, 뿌리산업 전반의 근로환경 및 복지 개선에는 수 조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며 “차라리 영세 뿌리기업 간 합병을 통해 규모를 키워야 기업 차원에서도 글로벌 역량 강화 및 기술개발(R&D)에 대한 의지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소셜벤처를 활성화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정부 대책에 대해 “자발성과 지속성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소셜벤처는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에 현 정부에서 소셜벤처 육성을 통해 일자리를 만든다는 아이디어 자체는 나쁘지 않다”면서도 “소셜벤처 기업 생태계는 자생적인 형태로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한 데 이번 정책이 청년의 자발적 참여를 얼마나 적절하게 유도할 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200억 규모 이상의 사업비를 투자해 25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든다면 약 5000만원을 들여 일자리 하나를 만드는 것”이라며 “과거 정부에서도 투자 대비 성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을 많이 받았는데 이번에도 이런 지적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 창업가들에게 직접적으로 사업비를 지원하는 방식보다는 자발성을 키워낼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이 흘러가야 한다”며 “소셜벤처 사업은 인프라가 중요한 만큼, 정부 정책이 단기적인 성과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지속적인 일자리를 창출해 낼 것인지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혁신창업 조성 대책은 과거 정부에서 내놓은 정책과 비교할 때 새로운 것이 없다”며 “국민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단순 이벤트성 정책을 내놓기보다 창업가들이 실패하더라도 재도약할 수 있는 창업생태계 구축에 관한 정책 연구나 모델이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덕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정부가 건설 산업을 통해 일자리 창출 효과를 보려면 사회간접자본(SOC)을 늘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정부의 이번 계획안을 살펴보면 SOC 투자에 대한 내용은 빠져 있다”며 “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은 없는 상황에서 일거리만 늘려야 하는 부담감만 떠안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중장기적인 결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중소건설업체들에 대한 지원 방안 등을 우선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간 건설업계 관계자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그는 “정부 계획대로 건설업계 내에서 일거리 창출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중소 건설사 육성 방안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SOC 등 정부 사업이 점차 축소되면서 기업 간 수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이라며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들의 시장 내 입지가 하루가 다르게 좁아지고 있어 대책 마련을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계풍·정길준·유승호 기자 alf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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