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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인생도 길고 할 일도 많다… 이색 창업·창직

입력 2018-08-03 07:00
신문게재 2018-08-03 10면

정년 은퇴한 이들이나 은퇴를 앞둔 4050 뉴 시니어들 가운데 상당수가 창업(創業)이나 ‘창직(創職)’을 통해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싶어 한다. 이때 본인의 이제까지 경험과 경력이 탄탄한 기초자산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철저한 준비와 시장 조사 없이는 실패를 맛보기 일쑤다. 전혀 새로운 시각과 접근법으로 새로운 사업 영역을 만들고 ‘직업’의 한계를 뛰어넘은 이들을 벤치마킹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주목을 끄는 이색 창업과 창직 사례들을 살펴본다.




◇ 전세 렌터카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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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터’의 성태기 대표는 렌터카에 처음으로 전세라는 개념을 도입해 ‘전세 렌터카’라는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냈다
 
이제 ‘렌탈’은 우리 일상에서 매우 보편화되어 있다. 렌터카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남들이 놓친 틈새를 파고들어 성공한 사람이 있다. ‘큰터’의 성태기 대표다. 그는 렌터카에 처음으로 전세 개념을 도입해 ‘전세 렌터카’라는 전혀 새로운 개념의 사업을 만들어 냈다. 고객은 차량을 보증금 5000만 원을 받고 월 렌트료 없이 무료로 이용한 후 계약 기간이 끝나면 보증금 전액을 돌려 받는다.

이처럼 환상적인 렌탈 조건이 더 있을까? 소비자들은 열광했고 이 회사는 연 10억 원에 육박하는 매출에 15%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정도로 성과를 냈다. 당연히 유사한 사업모델이 뒤를 잇고 있다.


◇ 토론·소통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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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희 대표는 어릴 때부터 짝을 이뤄 대화하고 토론하는 유대 하브루타 교육 방식을 국내에 도입해 새로운 사업영역을 열었다.

 

박보영 토론학교 교장은 ‘대립 토론’의 국내 선구자다. 최근에는 한국대립토론협회까지 만들었다. 제대로 된 토론 문화를 만드는 것을 평생의 업으로 여기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절감했던 ‘토론과 소통 부재’의 현실이 밑바탕이 됐다.

하브루타스쿨의 양선희 대표는 유대식 하브루타 교육 전문가다. 어릴 때부터 두명이 짝을 이뤄 대화하고 토론하도록 유도하는 유대인의 하브루타 교육 방식을 국내에 도입했다. 그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토론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힘 쏟고 있다. 30년 가까이 개인 맞춤 코칭으로 학생과 학부모, 일반인들을 지도해 오고 있다.


◇ 디지털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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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아이패드 닥터’란 말을 들어 보았는가? 아이패드를 활용해 발달장애인이나 치매노인을 치료하는 이를 말한다. 정해식 씨는 정식 의사는 아니지만 아이패드를 활용해 자신의 과거 경험을 살려 발달장애인들의 재활에 도움을 주고 있다.

매킨토시를 잘 다루는 사람이라면 박종덕 감독처럼 ‘비즈니스 맥 코치’라는 타이틀에 도전할 만하다. 그는 매주 토요일에 역삼역 인근에서 12년 째 무료로 그룹 코칭을 해주고 있다. 인도식 엑셀 코치인 김득승씨도 특이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 국내 최고의 비즈니스엑셀 전문 코치인 그는 인도식 엑셀을 주력으로 하는데, 쓸데 없는 것은 모두 버리고 꼭 필요한 기능만 강조해 큰 인기다.


◇ 글쓰기·말하기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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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철웅씨 블로그)

‘글 쓰는 일러스트레이터’ 강주혜 씨는 20대에 음주 차량에 치어 상당부분 시각을 잃고 오른손까지 마비된 상태로 살고 있다. 뇌병변으로 인해 한때 지능이 어린아이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심한 우울증에 빠져 삶을 포기하고 싶었던 때도 많았다. 하지만 어린이 수준까지 떨어졌던 지능이 그에겐 새로운 원동력이 되었다. 어린아이의 감성으로 글과 그림을 표현해 전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것이다. 그는 이제 자신보다 더 앞을 못 보는 시각장애인들과 어울리고 도우며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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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모양을 움직이지 않고 말하는 복화술과 책 읽어주기를 점목해 새 비평을 연 조철웅씨의 캐릭터

 

‘북(Book)화술사’라는 직업도 있다. 입모양을 움직이지 않고 말하는 복화술로 책을 읽어주고 소개해 주는 특이 직업이다. 조철웅 씨는 대한민국 제1호 북화술사다. 낮에는 직장 생활을, 밤과 주말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북화술사 일을 하며 투 잡의 삶을 살고 있다.

‘용기 강사’라는 직업도 있다. 흔히들 말하는 동기부여 강사와는 조금 다르다. 어떤 어려움도 포기하지 말고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북돋아 주고 호소하고 설득한다. 연 매출 100억대 건물관리용역회사의 임희성 대표는 과거 자신처럼 포기를 생각하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다.


◇ 스포츠·레포츠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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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 여행가라는 이색 직업을 갖고 있던 이영철씨는 이제 ‘트레킹 여행작가’라는 명함을 갖고 다닌다. 네팔 안나푸르나, 스페인 산티아고, 알프스 몽블랑 등 세계 10대 트레일 코스를 모두 완주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축구심리전문가’라는 직업도 있다. 과학적 분석에 기초해 축구 선수들에게 심리적 치료를 해 주는 직업이다. 손의태 박사는 원래 잘 나가는 펀드 매니저였다. 너무나 축구를 좋아했던 그는 축구를 인연으로 국내외 유명 선수들의 모든 경기를 분석하고 연구했고 급기야 골 결정력을 높이고 플레이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다. 그리고 제주유나이티드에 이를 전수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잘 할 수 있다. 잘 될 것이다”는 믿음을 주는 게 그의 역할이다.

이영철 씨는 원래 도보 여행가라는 이색 직업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지금 명함에는 ‘트레킹 여행작가’가 찍혀 있다. 그는 네팔 안나푸르나, 스페인 산티아고, 알프스 몽블랑 등 세계 10대 트레일 코스를 모두 완주한 이력을 갖고 있다.‘트레킹 달인’이 된 그는 요즘 저자 특강 등을 통해 트레킹에 대한 관심을 확산시키는데 힘 쏟고 있다.


◇ 세미나 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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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세일즈 매니지먼트 컨설팅업체인 비즈니스 인스티튜트를 설립한 폴 캐러식 회장이 쓴 ‘세미나 셀링’에서 파생된 말이다. 예를 들어 일반인이 곤란을 겪는 재무상의 문제 해결책을 중심으로 무료 혹은 실비의 세미나를 기획해 개최하는 일 등이다. 폴 회장은 세미나 셀링을 ‘아는 사람들만 아는 영업 시장의 ‘치트키(숨겨진 한 수)’라고 했다. 딱히 큰 돈이 들지 않으면서 최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세미나 경험이 많은 직장인 출신 뉴 시니어들이 고려해 볼 만 하다.

 

 

◇ 에듀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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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영상 제작 및 교육 7년차인 박정옥 에듀큐 스마트영상제작소 대표는 국내 1호 에듀큐레이터다. ‘연결, 그것은 해결’이라는 모토로 사람과 사람을 잇는 슈퍼 커넥터를 추구했던 그는 지나친 도전정신 탓에 쇼핑몰 창업부터 회사 회계경리 등을 거쳐 지금은 교육을 큐레이션하는 에듀큐레이터라는 직업을 개척 중이다. 필요에 따라 계약직 혹은 임시직을 고용해 운영하는 ‘긱(Gig) 이코노미’ 시대의 트렌드에 맞춰 온라인 프리랜서 중개 플랫폼도 운영하고 있다. 

 

정길준 기자 alf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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