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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병원 아닌 집에서 치료"… '치매안심마을' 등 한국형 커뮤니티케어 첫걸음

늙어가는 대한민국, 치매노인 75만명 육박

입력 2019-04-12 07:00   수정 2019-04-11 14:25
신문게재 2019-04-1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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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우리나라에서 65세 이상 치매환자는 작년 말 현재 74만 8945명에 달한다. 노인 10명 가운데 한 명이 치매다. 5년 후인 2024년에는 100만 명이 넘고, 2050년에는 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10여 년 후인 2030년에 우리나라는 생산가능인구 100명이 치매노인 4명을 돌봐야 한다.

치매인구 증가는 치매관리 비용 증가를 가져온다. 작년 치매관리 비용만 15조 6909억 원, 1인당 2100만원 꼴로 추산된다. 실종 치매환자 수도 매년 증가해 2013년 8207명에서 2016년 1만 308명 이후론 꾸준히 1만 명 대를 유지한다. 치매 어르신에 대한 ‘특별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 정부, 치매 국가관리 체제 시동

‘치매 국가책임제’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었다. 치매 예방부터 조기 검진, 치료, 돌봄 등을 국가가 책임지는 제도다. 정부는 최근 치매 환자 맞춤형 돌봄 서비스 확대를 위해 치매 전문 요양보호사를 올해부터 2022년까지 매년 2만 7000명씩 총 10만 8000명 양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독거노인에 대해선 전수 치매 검진을 실시하고, 생활관리사가 정기적으로 방문·전화하는 노인돌봄기본서비스 등 기존 사업과 연계해 독거노인 치매 예방·관리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병원·의원에서 실시하는 신경인지검사(치매 진단 용 기억력·언어능력·시공간 지각능력 종합평가 검사)를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현행 8만원에서 15만원까지 지원한다.

정부는 또 시·군·구 보건소 256곳의 치매안심센터가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반시설 보완에 나서기로 했다. 오지 등에는 보건지소 등 분소형 치매안심센터도 계획 중이다. 노인복지법을 고쳐 기존의 장기요양 시설을 ‘치매 전담형’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 지자체 ‘치매 안심마을’ 조성

 

고양2
고양시가 전국 최초로 개발한 신발형 배회감지기 ‘꼬까신’.

 

정부는 올해부터 각 시군구 치매안심센터별로 ‘치매안심마을’ 1곳 이상씩을 지정해 운영키로 했다. 정부지원에 한계를 느낀 지자체들도 최근 자체 지역주민들이 함께 하는 ‘치매 안심마을’ 조성에 나서고 있다.



고양시 일산동구 중산마을에는 ‘기억이 꽃피는 마을’ 이라는 치매안심마을이 2017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만 60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치매안심센터에서 무료로 치매 선별검사를 받을 수 있다. 관내 병원과의 협약을 통해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정밀검사까지 모두 무료다. 치매환자의 실종을 예방하기 위해 손목시계 타입의 배회감지기(GPS)를 나눠준다. 전국 최초의 신발형 배회감지기 ‘꼬까신’도 이곳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서울 용산구는 2021년 준공을 목표로 올해 5월 설계를 공모해 내년 1월에 치매안심마을 착공에 나설 계획이다. 총사업비가 170억원에 이른다. 120명 정원을 예상하고 있다. ‘국내 첫 선진 치매마을 건립’이 목표다.

 

곡성 치매안심마을
전남 곡성군의 첫 치매안심마을로 선정된 석곡면 덕동리의 주민들.

 

인천시는 치매 안심마을을 현재 미추홀구 주안7동 1곳에서 10개 군·구별로 1개씩 총 10곳으로 늘릴 방침이다. 미용실과 약국 슈퍼마켓 등 100곳 이상을 치매 안심 업소로 지정해 치매환자 돌봄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세종시는 최근 한솔동을 치매안심마을 1호로 지정했다. 50·60대는 치매예방에, 75세 이상은 조기 검진을 통한 방문치매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찾아가는 치매예방 캠페인’ 등 시범사업을 통해 ‘도시형 치매안심마을’ 정착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경남도는 커뮤니티 케어와 연계한 원스톱 통합 치매관리서비스를 지원하는 ‘경남형 치매관리 모델’ 개발에 나섰다. 치매안심센터와 치매전담형 장기요양기관, 치매안심병원을 확대 통합운영할 방침이다. 대상자의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지원할 방침이다. 이밖에 충북 단양군이 적성면을, 전남 곡성군이 석곡면 덕동리를 치매안심마을 1호로 선정하는 등 기초 지자체들도 속속 뒤따르고 있다.


◇ 선진국형 ‘커뮤니티 케어’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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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정부는 지난 4일 광주 서구와 부천시, 천안시, 전주시, 김해시 등 5곳을 노인 부문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 지역으로 선정했다. 이들 지역은 살던 집이나 지역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주거, 보건의료, 요양 등의 서비스를 통합지원하게 된다. 선진국에서 30년 걸렸던 사업을 압축적으로 추진해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중앙정부는 법·제도 정비 및 재정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지자체는 서비스 기획·제공에 집중키로 했다.

광주 서구는 전체 18개 동을 5개 권역으로 나누고 5개 종합병원 중심의 노인 전담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권역당 7000명이 목표다. 부천시는 10개 광역동으로 행정체계를 개편해 케어전담팀을 두고, 의사가 직접 찾아가는 ‘방문진료’를 실시한다. 지역 약사회·한의사회와 협력해 ‘방문약료’, ‘방문한의서비스’도 병행한다. 공공리모델링 매입임대 주택과 경로당 등 유휴지를 활용한 ‘부천형 케어안심주택 모델’이 목표다.

천안시는 관내 경로당 727곳에 ‘한의주치의’를 1명씩 지정키로 했다. 약사회와 순회 치료를 진행하는 등 경로당 중심의 건강증진사업도 벌인다. 전주시는 일시적 무 보호자 노인에게 단기적 재가 돌봄 서비스도 제공한다. 김해시는 노인 등에 ‘24시간 콜택시’를 지원하고 방문 요양 돌봄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영구임대 아파트를 연계한 전주시 노인돌봄 안심주택도 추진한다.

이 밖에 부산 진구·북구, 경기 안산시, 경기 남양주시, 충북 진천군, 충남 청양군, 전남 순천시, 제주 서귀포시 등 8개 지자체는 ‘노인 예비형 선도사업 지역’으로 선정되었다. 추후 성과가 나면 정식 지역이 되어 재정지원도 받게 된다.


◇ 해외 성공 사례 벤치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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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치매안심마을 호그백 마을에서 치매 어르신들이 평상복을 입고 함께 어울리며 일상을 즐기고 있다.
 
치매안심마을의 모델인 네덜란드의 호그백 마을에는 170여 명의 중증 치매환자가 산다. 이곳에서는 치매 어르신과 그 2배가 넘는 종일돌봄 인력과 자원봉사자들이 평상복을 입고 함께 어울려 산다. 이곳에 ‘환자’란 없다. 취향에 맞게 거주 시설도 도시적 혹은 종교적 건물 등으로 선택할 수 있고, 취향에 따라 5~8명이 함께 한 집에서 거실 등을 공유하며 얼굴을 맞대고 지낸다. 집집마다 간호사와 요양보호사가 있다. 소득 수준에 따라 각기 다른 액수를 내지만, ‘내는 돈’ 보다는 ‘치매 정도’가 치료의 최우선 순위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유바리(夕張) 시는 고령화율 50%로 재정파탄에 빠졌던 시골 도시에서 완벽한 ‘노인 돌봄의 성지’로 거듭난 곳이다.

종합병원을 없애 비싼 의료비를 대폭 끌어 내렸고, 재택의료·방문진료를 통해 사망률과 중증질환 비율을 혁신적으로 낮췄다. 재택의사, 방문간호사, 방문치과의사, 방문약제사, 방문개호사 등이 24시간 대기 중이다. 이 밖에 대단위 요양시설이 갖춰진 덴마크의 스벤보르에도 120여명의 치매환자들이 삶의 마지막 여정을 즐기며 살고 있다.

송영두·정길준 기자 songzi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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