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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웃음기 빼고 ‘아베크 피아노’ 음악인으로 돌아온 정재형

[人더컬처] 정재형, 9년만에 두 번째 연주앨범 ‘아베크 피아노’ 발표
소속사 유희열 대표 독려 힘입어 완성, 오디오가이드북 눈길
나이 들수록 음악에 대한 책임 느껴

입력 2019-06-11 07:00   수정 2019-06-11 08:06
신문게재 2019-06-1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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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프로듀서 정재형 (사진제공=안테나뮤직)

 

MBC ‘무한도전’의 나르시시즘 강한 ‘음악요정’, SBS ‘미운우리새끼’의 4차원 파리지앵, KBS2 ‘불후의 명곡’ 유쾌한 장수MC 그리고 가수 엄정화와 이효리의 절친…. 가수 겸 프로듀서 정재형(49)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실상 정재형은 클래식학도 출신의 정통 뮤지션이다. 한양대학교 작곡과에 재학 중이던 1996년 혼성 트리오 베이시스로 데뷔해 세기말 팀이 해체되자 프랑스 유학을 거쳐 다수의 영화음악감독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음악과는 상반된, 도통 어디로 튈 줄 모르는 유머 감각만큼은 숨기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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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프로듀서 정재형 (사진제공=안테나뮤직)

일찌감치 라디오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 중 ‘라비앙 로즈’ 코너를 통해 만담수준의 입담을 뽐냈던 그는 2011년 ‘무한도전’의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를 통해 대중적인 방송인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 정재형이 웃음기를 쏙 빼고 다시 음악인으로 돌아왔다.

 

9년 만에 빛을 본 그의 두 번째 연주앨범 ‘아베크 피아노’(Avec Piano, 피아노와 함께)는 예민하지만 섬세한 현의 울림을 포착해 낸 정재형다움이 물씬 묻어나는 앨범이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퀸텟(Quintet, 5중주), 오케스트라까지 다양한 악기와의 협연이 돋보이는 8곡은 때로 잔잔하면서도 화려한 선율로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서울대 교수), 비올리스트 김상진(연세대 교수) 등 클래식계의 내로라 하는 연주자들이 함께 하며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



“지난 앨범 마지막 콘서트 때 이번 앨범 수록곡 ‘안단테’(Andante)를 팬들에게 미리 들려드렸는데 새 앨범을 선보이기까지 상당히 긴 시간이 걸렸어요. 9년이란 시간을 온전히 이 앨범에만 할애한 것도 아닌데 막상 작업에 들어가니 무슨 그림을 그려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어쨌든 앨범을 발표하니 새로 데뷔한 것 같아요. 행복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정재형은 애당초 2010년 첫 번째 연주앨범 ‘르 쁘띠 피아노’(Le Petit Piano)를 발표하며 3장의 연주앨범을 계획했다. 이번 앨범은 그 두 번째 결과물이다. ‘르 쁘띠 피아노’가 온전히 피아노 연주 앨범이었다면 두 번째 앨범 ‘아베크 피아노’는 피아노와 실내악의 협연이다. 세 번째 앨범인 ‘그랑데 피아노’(가제)는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진 웅장한 연주앨범이 될 전망이다. 밑그림은 그렸지만 쉽지 않은 과제였다. 몇번이나 포기하고 도망가려 할 때마다 그를 잡은 건 소속사 안테나뮤직의 대표 유희열이었다. 


“유희열 대표가 가장 큰 힘이 됐죠. 재작년부터 1년에 한번씩 회의를 했는데 너무 힘들다 할 때마다 ‘형은 할 수 있다’고 독려했어요. 제가 곡이 안 써져서 ‘노래를 할까’ 할 때마다 연주곡으로 가자고 중심을 잡아주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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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프로듀서 정재형 (사진제공=안테나뮤직)

유희열의 설득과 3부작을 마쳐야 한다는 의무감은 정재형의 발길을 일본 가나쿠마로 이끌었다. 그는 산꼭대기에 있는 숙소에 머물며 앨범 작업을 이어갔다.

 

프랑스어로 ‘바다’란 의미의 타이틀곡 ‘라메르’(La Mer)를 비롯해 ‘미스트랄’(Mistral, 북풍), ‘르몽트’(Le mont, 산) 같은 곡들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산속 숙소에 홀로 머물며 그곳의 소리에 동화됐어요. 잎새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 파도가 일렁이는 소리…우리도 자연의 일부인데도 초라함을 느꼈죠. 그 뒤에 받은 느낌은 위로였어요. 온전히 나로 지낼 수 있다는, 제가 자연에서 느낀 것들을 청중에게 들려드리고 싶었죠.”



정재형은 이번 앨범을 만들며 수차례 ‘음악에 대한 책임’을 강조했다. 9년이란 시간이 걸린 것도, 연주앨범에서도 멜로디가 들려야 한다는 대중성을 부여잡은 것도 대중음악가로서 그가 가진 책임이자 소신이다.

그래서 대중과 보다 가까워지고자 아예 소속사 SNS를 통해 ‘오디오 가이드’까지 공개했다. 이 ‘오디오 가이드’는 애초 회사 직원이 신보 보도자료 작성을 위해 그에게 곡 설명을 요청하면서 만들어졌다. 안테나뮤직 안효진 실장은 “수록곡을 설명해달라는 요청에 정재형씨가 직접 음악을 틀고 곡 제작 당시 날씨, 상황, 감정을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설명했다”며 “혼자만 듣기 아까워 아예 오디오 가이드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홀가분하게 두 번째 숙제를 마친 정재형은 이르면 2~3년 내에 3부작의 완결판인 ‘그랑데 피아노’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고지를 넘으면 추후 일렉트로닉 앨범을 작업할 뜻도 내비쳤다. 정재형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음악인 정재형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드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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