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B그라운드] 만져보고 체험하는 국악, 어렵지 않아요! 20일 국악박물관 재재관

20일 재개관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 ‘국악뜰’ ‘소리품’ ‘악기실’ ‘문헌실’ ‘아카이브실’ ‘명인실’ ‘체험실’
'세종실록악보'의 정간보, 창녕 화왕산성 출토 악기 복원, 제주 해녀들의 생활악기 테왁(태왁), 성창순 명인 철현금 등 전시
2016년부터 8억 7000만원 들여 건물 개보수, 새 전시 개발에 13억원 투입, 내년 라키비움 조성

입력 2019-08-20 22:32

국악박물관 재개관
20일 재개관한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의 악기실(사진=허미선 기자)

 

“정간보(세종이 음의 시가를 알 수 있게 창안한,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유량악보)에서 각 음의 길이는 (우물 정井 자 모양) 칸의 개수로 표시했어요. 세종 때는 1행이 32칸이었지만 세조 때 16칸으로 정비했습니다.”



‘세종실록악보’ 뿐 아니다. 20일 재개관한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에서는 제의 때 쓰던 뇌도·뇌고(6개의 북면을 가진 악기)는 하늘을 뜻하는 검은색, 땅을 뜻하는 노란색, 인간을 뜻하는 빨간색 북면을 가지고 있는가 하면 각각 6, 8, 4개면으로 구성된다

20일 재개관한 국악박물관에서는 국악에 대해 알지 못했던 사실을 비롯해 창녕 화왕산성에서 출토된 고대 북, 가야금 등의 복원·복제품, 제주도 해녀들이 물질할 때 사용하던 어구를 활용한 테왁(태왁) 등 희귀한 악기들, 성창순 명인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사용하던 철현금 등을 만날 수 있다. 

 

국악박물관
20일 재개관한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의 국악연대표(사진=허미선 기자)

 

19일 서초동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국악박물관 재개관 기자간담회에서 김희선 국악연구실장은 “국악 음악의 재료가 되는 소리, 소리가 된 음악들, 음악이 된 악기들, 기록 문헌들, 아카이브들, 음악과 소리에 영혼을 담아 연주한 음악인들 이야기 등 총 7개 전시실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의 설명처럼 재개관한 국악박물관은 궁궐의 뜰인 전정에서 모티프를 딴 1층 중앙홀 ‘국악뜰’을 비롯해 ‘소리품’ ‘악기실’ ‘문헌실’ ‘아카이브실’ ‘명인실’ 그리고 국악기의 소리나는 원리를 직접 체험하며 확인할 수 있는 ‘체험실’로 구성됐다.

‘소리품’에서는 음악의 재료가 되는 자연의 소리들을 체험할 수 있고 ‘악기실’에서는 52종의 국악기를 감상할 수 있다. ‘문헌실’은 ‘세종실록악보’, 보물 1291호 ‘대악후보’ 등 고악보·무보·악서·도병 등 음악관련 역사를 담은 서지류가 전시돼 있고 2007년에 설립한 국악아카이브 소장 자료로 꾸린 ‘아카이브실’과 1940년 이전 출생자로 국립국악원에 유품을 기증 혹은 기탁한 명인들을 모은 ‘명인실’도 마련됐다. 

 

SHAOUntitled-8
20일 재개관한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의 아카이브실(사진=허미선 기자)

 

김희선 실장은 “국립국악원이 1988년 남산 국립극장에서 독립해 서초동으로 이전하면서 만든 이 (국악박물관) 건물은 박물관이 아닌 교육연수동 용도로 설립됐다”며 “일부만 전시 목적으로 활용됐는데 큰 한계에 부딪혔다”며 국립박물관의 역사를 전했다.

“1955년 국악박물관으로 거듭났으나 층고가 낮아 박물관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이에 2016년 대대적인 개편 논의가 시작됐고 8억 7000만원을 들여 1년간 건물을 전면 개보수했죠. 새 전시 개발에는 13억원을 투입했습니다.”

이어 “국악박물관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자 안전공사, 소방시설 등에 시간을 많이 썼다”며 “내용적으로 보는 전시가 아닌 듣고 체험할 수 있도록 주어진 예산 안에서 활용할 수 있게 입체적 전시로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소리의 흡음, 13.1채널의 음향을 잘 구현하도록 천장의 흡음제 등 장치들을 준비했다”며 “음악박물관이자 소리박물관으로서 정체성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부연했다. 

 

SHAOUntitled-4
20일 재개관한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 게임, 멀티 미디어 방식으로 악기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실’(사진=허미선 기자)

 

“내년에는 3층을 뮤직 라이브러리로 개편할 예정입니다. 뮤직 라이브러리는 세계 시민, 예술가들에게 창의의 원천이 돼주고 영감을 줄 것이라 예상합니다. 뮤직 라이브러리 개편으로 2, 3층에 걸쳐 ‘라키비움’(Larchiveum, 도서관, 기록관, 박물관의 기능을 가진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면 미래의 박물관으로서 종합적인 네트워킹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어 “지금까지는 상설전시실 개편이 1차 목표였다. 이후 상설전시실 내에 유물도 틈틈이 교체할 예정”이라며 “다음 단계가 뮤직 라이브러리를 비롯한 3층 기획전시실 마련”이라고 귀띔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