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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소화제로 고칠 수 있는 기침도 있다

기침 계속하면서 소화 안 될 땐 감기보다 역류성 식도염 의심을

입력 2019-09-17 07:00
신문게재 2019-09-17 18면

소영한의원 김한옥 원장-crop
김한옥 소영한의원 원장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다.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는 반가운 날씨이지만, 알레르기 비염이 있거나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을 긴장하게 만든다. 


감기는 급성 상기도 감염이라고 하여 주로 콧물, 코막힘, 재채기, 인후통,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인다. 한의학에서는 감모(感冒)라고 하며, 인체의 외부방어기능인 위기(衛氣)가 약해져 밖에서 얻어온 병을 말한다.

직장인 A씨는 여름 내내 목이 건조하고 기침을 했다. 사무실 에어컨 바람이 너무 차고 건조한 탓이라고 여겼다. 무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에어컨을 켜지 않는데도 기침이 계속됐다. 환절기라 감기에 걸린 줄 알고 감기약을 복용했지만 차도가 없었다. 감기약이 듣지 않는 기침이라니, 기침의 원인은 무엇일까?

A씨는 늘 업무량이 많아 식사 시간이 불규칙하고, 인스턴트 음식을 먹는 일이 잦았다. 피로를 잊으려고 커피를 물보다 많이 마셨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태우는 담배의 개수도 늘었다. 퇴근 후에는 회식이나 모임에서 술을 자주 마셨다. 자꾸 배가 나와서 운동도 해야 하는데, 주말에는 하루 종일 누워있을 때가 많았다. 여름에는 더워서 입맛을 잃었는데 가을이 되자 식욕이 살아났고 추석 명절 음식을 과식한 후로는 속이 더부룩하고 가끔 신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감기 증상으로만 생각했던 기침과 아무 상관없는, 직장인의 흔한 생활습관이다. A씨의 오래된 기침은 위산이 역류해 인후를 자극한 것이 원인이었다. 역류성 식도염은 산성을 띄는 위내 물질이 식도나 구강으로 역류하는 것으로 가슴쓰림, 신물이 올라오는 증상이 대표적이고, 이외에 가슴통증, 만성 기침, 인후부 이물감, 쉰 목소리 등이 나타난다. 내시경 검사 결과 점막 장애 소견을 보이지 않더라도 위와 같은 증상이 있다면 위산에 대한 식도의 과민성이 항진된 것이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탄산(呑酸), 토산(吐酸), 흉비(胸痺), 얼격(얼膈)이라 하고, 비위(脾胃) 기능을 개선하여 담음(痰飮)을 제거하는 침치료와 한약치료를 병행하고 전침치료를 하면 더욱 효과가 좋다. 한약은 환자가 평소 체력이 좋고 소화가 잘됐는지, 생활 속에 어떤 악화 요인이 있는지 고려하여 육군자탕, 안중산, 향사양위탕, 반하후박탕, 반하사심탕 등을 처방하므로, 반드시 한의사의 진료를 받고 복용해야 한다.

3주 이상 오래 가는 기침은 만성 기침으로 흉부 X-선 검사(Chest X-ray) 등의 검사가 필요하고, 가슴 통증을 동반한 경우 기저 질환을 고려하여 혈액검사, 심전도 검사 등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검사 결과 이상이 없고, 기침이 계속되는데 소화가 잘 안된다면, 감기보다는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가을은 환절기이기도 하지만, 식욕이 왕성해지는 계절이다. 위염과 함께 역류성 식도염도 이제는 많이 알려져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대체로 만성적 경과를 보이므로 악화 요인으로 알려진 복부비만, 과식, 기름진 음식 섭취, 취침 전의 음식 섭취, 카페인 음료, 술, 담배 등을 제한하여 조기에 호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한옥 소영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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