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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이면 다 복면강도냐” 마스크 쓴 美정치인 수모

입력 2020-05-07 10:22
신문게재 2020-05-0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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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쓰고 쇼핑 갔다가 불심검문 수모 당한 캄 버크너 美 일리노이 주하원의원 (버크너 트위터=연합)

미국에서 한 흑인 정치인이 쇼핑을 하러 갔다가 백인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았다. 흑인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 수상쩍어 보인다는 게 이유였다. 이 정치인의 경험담이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되면서 인종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6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시카고 인근의 매장 ‘빅박스 스토어’ 앞에서 한 시카고 경찰관은 물건을 사고 나오던 일리노이 주하원의원 캄 버크너(민주·시카고)를 멈춰 세웠다.

34세의 버크너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당시 일리노이주 코로나19 대응 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으며, 후드티와 운동복 바지를 입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제복 차림의 이 경찰관은 버크너 의원의 카트 안에 들어있는게 무엇인지 물었고, 물건의 영수증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경찰관은 버크너 의원이 건넨 영수증은 보는 둥 마는 둥 하고 다시 신분증을 요구했고, 버크너의 신분증을 갖고 순찰차로 돌아가 몇분동안 있다가 돌아왔다.

버크너 의원은 신분증과 영수증을 돌려준 경찰에게 자신을 불러 세운 이유를 묻자, 그는 “사람들이 코로나바이러스를 나쁜 일을 하는데 악용한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 당신 얼굴을 볼 수 없었다. 당신은 뭔가 수상쩍어 보였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다른 이들은 마스크를 착용했어도 아무 문제없이 상점을 출입하는 것을 보면서 어릴 때부터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경계의 시선을 감내하며 살아야 했던 것에 새삼 마음이 아팠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수년전 후드티 입은 흑인이 수상쩍다는 이유로 총 맞아 숨진 플로리다주 10대 트레이본 마틴 사건을 거론하며, “흑인 남성들이 마스크 의무화 지침에 따르기 위해 감내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을 접한 일리노이주지사 JB 프리츠커는 “인종차별적 요소”가 있다며, “경위를 확인해 분명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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