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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파 폼페이오도 ‘빈손회담’ 트럼프에 ‘거짓말쟁이’라 욕했다”

입력 2020-06-18 16:42
신문게재 2020-06-1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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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표적인 충성파 참모로 꼽히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도중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거짓말쟁이’라는 뒷담화를 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폭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시 북미회담이 있은 지 한 달 후 대통령의 대북외교가 성공할 가능성은 없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지난해 경질된 볼턴 전 보좌관의 출간을 앞둔 신간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 일부 내용을 인용해, 지난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미정상회담을 하고 있을 때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몰래 볼턴에게 쪽지를 건넸다고 보도했다.

그 쪽지에 적힌 말은 “그(트럼프)는 정말 거짓말쟁이다”였다고 한다.

볼턴의 저서는 북미회담 한 달 뒤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외교를 “성공 가능성 제로(0)”라며 일축했다고 기록했다. 이 시점은 폼페이오 장관이 3차 방북길에 나섰다가 김정은 위원장도 만나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왔다는 논란이 일었던 때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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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나눈 전화통화 내용을 듣고는 “심장마비 오겠다”며 조롱했고, 볼턴 역시 “죽음에 가까운 경험”이라며 경멸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회고록을 발췌해 전했다. 일련의 폭로에 대해 NYT는 “심지어 스스로를 변함없는 충성파로 자처하는 최고 참모들마저 트럼프 대통령을 그의 등 뒤에서 조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볼턴의 저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자신의 재선을 지원해달라고 구걸했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G20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오사카에서 시 주석과 미중 정상회담을 가졌을 때 “(미국의) 농민과 중국의 대두 및 밀 수입 증대가 선거결과에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시 주석에게 자신이 (대선에서) 승리하게 해달라고 간청했다”고 볼턴의 저서는 기술했다.

당시 회담에서 시 주석이 미국내 대중국 비판세력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민주당’으로 해석해 “민주당이 중국에 큰 적대감을 갖고 있다”면서, 본인의 재선으로 화제를 돌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늘리면 본인의 재선에 도움이 된다고 설득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이어 외교를 본인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이용했다는 강한 비판을 초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23일로 예정된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출간을 막으려고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미 법무부는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공개 중지를 요구하는 긴급명령을 법원에 요청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백악관은 전날 법무부 등의 명의로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출간을 연기해달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주요 현지언론들이 회고록 내용을 발췌해 잇달아 보도하면서 출간을 막으려는 소송은 무의미한 일이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볼턴 보좌관이 회고록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법을 위반했다”며 날을 세웠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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