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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혼술 덕분에’… 전성기 맞은 ‘수제맥주 시장’ 올해 더 치열해진다

입력 2021-02-15 15:00
신문게재 2021-02-16 8면

CU, 현대카드X제주맥주 이색 콜라보 수제맥주 ‘아워에일’
CU가 국산 수제맥주 라인업 강화를 위해 현대카드와 제주에일이 협업한 이색 콜라보 수제맥주 ‘아워에일(OUR ALE)’을 판매한다. (사진=CU)

 

주세법 개정과 함께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집콕·혼술족 증가로 수제맥주 시장이 전성기를 맞이했다. 국내 주류업계 부동의 1위였던 일본 맥주의 몰락과 함께 지난해 주세법 개정, 혼술족 증가 등으로 기존 업체는 물론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까지 수제맥주 시장에 진출하며 올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8일 한국수제맥주협회와 주류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2018년 633억원에서 지난해 1180억원으로,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 한 해에만 전년 대비 47.5% 폭풍 성장했다. 전체 맥주 판매에서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1.4%에서 2019년 2%까지 늘어났으며, 지난해에는 2.95%까지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수제맥주 시장이 성장한 이유는 지난해 주세법 개정이 큰 역할을 했다. 맥주에 세금을 매기는 기준이 가격(종가세)에서 용량(종량세)으로 바뀌면서 수제맥주의 출고가가 인하되면서 일반 대량 생산 맥주와의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실제로 제주맥주는 지난해 맥주 출고가를 평균 20% 낮춰 기존 500㎖캔 제품 24본입(출고가 5만7600원)를 12.5% 인하한 5만400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1세대 수제맥주 브랜드 카브루도 기존 500㎖ 캔맥주 출고가를 2700원에서 2200원으로 18.5% 낮췄다.

주세법 개정에 따른 가격인하를 앞세워 국내 수제맥주는 편의점 매출 ‘효자 상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GS25에 따르면 수제맥주 매출 비중은 2018년 2.1%에서 2019년 7%로 뛰어올랐고, 지난해 9~10%까지 성장했다. CU도 2018년 2~3%였던 수제맥주 비중이 지난해 10%선까지 올랐다.

여기에 두 달만에 60만개를 판매하며 없어서 못 팔 정도의 인기를 누린 ‘CU 곰표 밀 맥주’를 시작으로 ‘호랑이형님 맥주’, ‘말표흑맥주’와 GS25에서 2018년부터 선보인 ‘광화문’, ‘제주백록담’, ‘경복궁’, ‘성산일출봉’ 등의 랜드마크 시리즈가 새로분 것을 찾는 ‘MZ소비자’의 관심을 끌며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제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며, 슬세권인 편의점을 중심으로 수제맥주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라며 “주세법 개정으로 가격 경쟁력은 물론 다양한 컨셉의 수제맥주가 출시되며, 그동안 수입맥주를 마시던 소비자들이 입맛을 수제맥주로 눈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수제맥주 업체들은 출고가 인하로 수제맥주의 진입 장벽을 낮춰 더 많은 소비자들이 종량세 전환에 따른 맥주 시장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감가상각, 원재료비 등 과세표준이 높은 수제맥주 특성상 가격 인하에 부담이 있지만, 선제적인 가격 인하로 맥주 시장의 다양성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CU 콜라보 수제맥주

CU 콜라보 수제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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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에프앤비가 제14회 순창장류축제에서 ‘교촌과 함께하는 미니 치맥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사진=교촌에프앤비)

 

한편 올해부터는 수제맥주 OEM(주문자상표부착) 생산이 가능해짐에 따라 주류회사 및 맥주와 단짝인 치킨업계에서 수제맥주 시장에 뛰어들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수제맥주 클러스터 조성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공장 시설 일부를 수제맥주사와 공유해, 수제맥주사가 레시피 개발과 품질 향상에 집중하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충주 맥주 1공장의 기본 시설을 재검토하고 보완했으며, 소량 생산도 가능하도록 설비투자를 진행 중이다. 수제맥주 업체 규모에 맞게 소량 생산이 가능해 롯데칠성음료에 연락하는 수제맥주사가 많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르면 상반기부터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제너시스 BBQ는 지난해 7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마이크로브루어리코리아와 손 잡고 수제맥주 ‘BBQ비어’ 6종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 1월말에는 제주맥주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 사는 이르면 오는 3월 중 ‘황금올리브 치킨’에 최적화된 산뜻한 프룻 에일 맥주 콜라보 제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교촌치킨 운영사 교촌에프앤비는 LF 자회사인 ‘인덜지’의 문베어브루잉 사업부 인수를 추진 중이다. 현재 일부 매장에서 문베어브루잉 수제맥주 제품을 시범 판매하고 있으며,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인수해 교촌만의 수제맥주 브랜드로 전환하겠다는 계산이다.

양길모 기자 yg10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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