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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드디어! 뮤지컬 독립장르로…향후 행보는?

[트렌드 Talk] 뮤지컬, 독립 장르 인정

입력 2022-01-13 19:00
신문게재 2022-01-14 11면

국무회의 주재하는 김부겸 총리
11일 국무회의에서 뮤지컬을 독립 장르로 인정하는 ‘공연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됐다(연합)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소재의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열린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는 시작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대상이나 배우상 수상자 발표, 스타들의 등장 때문이 아니다. 공연예술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연극 하위 장르로 있던 뮤지컬이 김승수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연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공연법 개정안)을 통해 독립 장르로 인정받을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11일 공연법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상반기 내에 공연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 개정안을 마련하고 7월부터 입법예고 및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개정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국뮤지컬협회 이종규 이사장은 브릿지경제에 “양적, 질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 뮤지컬산업을 고려할 때 공연법상 장르 명기는 업계 전체가 크게 환영할 일”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번 장르 독립표기는 결과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근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개정을 계기로 향후 뮤지컬산업진흥법이 제정되고 그에 따라 더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지원정책들이 수립되길 희망하며 그 단초를 열었다는 데 의미가 크죠.”

뮤지컬 ‘지킬앤하이드’(2022년 5월 8일까지 샤롯데씨어터), ‘맨오브라만차’ ‘드라큘라’ ‘스위니토드’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닥터지바고’ 등의 제작사 오디컴퍼니 대표인 신춘수 한국뮤지컬제작자협회장 역시 “뮤지컬 장르 독립은 산업화로의 전환점이며 콘텐츠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예산이 집행되고 정책이 수립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한 셈”이라며 “뮤지컬이 콘텐츠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좋은 인재들이 많이 유입돼 확산되고 발전될 계기를 마련했다”고 동의를 표했다.

장르의 독립화는 환영할 일이기도 하지만 그만큼의 책임이 따르는 조치이기도 하다. 문체부는 개정안에 ‘공연자와 공연예술 작업자(무대 설치·운영 등 공연 현장에서 일하는 자)의 안전한 창작환경 조성’을 개정안에 명시하는 등 공연장 안전관리 의무를 신설·강화했다. 이에 대해 공연 관계자들은 “공연장 안전의 중요성은 업계 전체가 인식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공연장 시설안전 관련 여타 법령들이나 보험 의무 등을 강화, 발전시켜왔다. 이번 개정을 통해 보다 안전한 무대를 위한 더 노력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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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의 물리적 안전과 더불어 창작자, 배우, 스태프 등 권리 및 처우 등 정서적, 생활적 안전문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신춘수 대표는 “미국 브로드웨이는 프로듀서, 극장, 창작진, 스태프, 배우 등으로 구성된 리그가 있어 매년 산업에 대해 정리한다. 최저임금, 상승폭 등을 비롯해 현재 일어나는 문제를 논의·합의하며 산업을 유지하고 발전할 방안을 이야기한다”며 “한국 뮤지컬산업은 저작권 문제, 공연장 안전망 등 곳곳에 맹점이 있다. 명확하지 않은 부분들을 정부와 소통하면서 발전시켜야 한다”고 진단했다.

“뮤지컬을 산업으로 인정하고 그 산업 특성에 맞춘 제도, 합리적인 가이드라인 등과 정책적, 법적인 틀거리도 정부와 협의를 통해 만들어가야죠. 종사자들에 대한 부분은 물론 콘텐츠로서 뮤지컬이 가지는 경제적 효과, 고용효과 등을 철저히 분석해 산업 육성을 위한 틀을 이제부터 마련해야합니다.”

신춘수 회장은 “뮤지컬을 보호육성 차원으로만 생각할 게 아니라 K콘텐츠로서 영화, 팝, 드라마 등처럼 경쟁력을 갖추는 긴 안목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세 가지 과제를 강조하기도 했다.

“펀드 조성 등 공연을 안정적으로 제작하기 위한 자본문제 해결, 관광산업과 연계한 한국 대표 문화관광상품 개발 및 세제혜택 그리고 단순한 아티스트·창작진 등의 육성·보호차원이 아닌 K콘텐츠로서 발돋움하기 위한 총체적이고 장기적인 육성책 수립 논의가 이제 막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개정을 계기로 좀더 세분화되고 합리적인 지원책을 바라는 현장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이종규 이사장은 BTS 등의 K팝, ‘미나리’ ‘기생충’ 등의 영화,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지옥’ 등 드라마 등으로 K콘텐츠가 저력을 발휘하고 있는 분위기를 짚으며 뮤지컬의 독립장르 인정을 시작으로 보다 집중하고 해결해야할 것에 대한 기대와 각오를 털어놓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콘텐츠 문화강국을 표방하고 있고 그 성과들을 일구어 내고 있습니다. 현재 저력을 발휘하고 있는 K콘텐츠에 이어 향후 대한민국 콘텐츠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장르가 바로 뮤지컬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의 지원, 국회의 입법활동, 뮤지컬업계의 끊임없는 노력과 혁신. 이 3박자가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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