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국민병’된 당뇨병의 무서운 만성 합병증 … 전기자극으로 신경재생 기대

미세혈관 고혈당 지속되면 신경 손상 … 15~40%서 말초신경병증 및 당뇨발 초래

입력 2022-02-18 10:52

common50MV3QUW

잘못된 식사 습관과 운동 부족, 불규칙한 생활로 오는 ‘성인병’을 어떤 의학자들은 ‘생활습관병’이라고 한다. 당뇨병은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성인병이자 ‘국민병’이 됐다. 대한당뇨병학회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국내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 수는 494만 명, 당뇨병 전단계까지 포함하면 948만 명에 이른다. 30세 이상 3명 중 1명 꼴로 당뇨병 환자이거나 당뇨병 위험군이라는 얘기다.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는 합병증 때문이다. 혈당이 장기간 높게 유지되면 혈관이 취약해져 전신질환이 된다. 합병증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는데 급성은 ‘의사가 다뤄야 할 영역’이지만 만성은 ‘환자가 관리해야 할 영역’으로 볼 수 있다. 급성 합병증으로는 크게 저혈당 쇼크, 당뇨병성 케톤산증, 고삼투압성 고혈당증후군 등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이들 합병증은 대처가 늦을 경우 탈수, 의식 혼미, 호흡 저하, 핍뇨 등으로 중증 또는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만성 합병증은 크게 당뇨병성 미세혈관 합병증(당뇨병성 신경병증, 당뇨병성 신증, 당뇨병성 망막병증)과 당뇨병성 대혈관 합병증(허혈성 심장질환, 뇌혈관장애, 페쇄동맥경화증)으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당뇨병성 신경병증(말초신경병증)과 그 일종인 당뇨발(또는 당뇨병성 족부궤양)이 상대적으로 관리하기 쉽다. 나머지 만성 합병증은 더 꼼꼼한 혈당관리가 요구되며 비가역적으로 악화될 위험을 안고 있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당뇨병으로 진단받았음에도 실제로 치료를 받는 비율은 60%에 불과하고 당화혈색소를 6.5% 미만으로 조절하는 비율은 28.3%로 더 낮은 게 현실”이라며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전체 당뇨 환자의 약 15%에서 나타나지만 대부분 혈당만 원활하게 조절되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아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당뇨신경병증은 고혈당 상태가 지속돼 신경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미세혈관이 막히고 대사 이상과 관련된 여러 독성물질이 축적되면서 신경세포가 손상돼 발생한다. 손끝이나 발끝에 화끈거리고, 찌르는 듯한 따가운 느낌이 생기는 감각이상을 주증상으로 한다. 1~2시간 이상 오래 걸으면 양 발바닥에 열감과 통증이 심하고 특히 낮보다 밤에 화끈거리고 저려 잠을 이루지 못한다. 비오기 며칠 전부터 이런 증상이 감지되기도 한다. 남의 살 같거나 둔한 느낌이 든다.

심하면 감각이 없어져 자갈마당을 맨 발로 걷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치료를 받고 있지 않던 당뇨 환자가 병원에 오게 되는 흔한 이유 중 하나다. 당뇨신경병증은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은 아니지만,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쉽사리 회복되지 않아 환자를 괴롭힌다.

사본 -심영기원장진료11

 

당뇨발은 발이 심장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고 혈류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부위라서 발병하기 쉽다. 심해지면 발가락 끝이나 발 뒤꿈치 피부가 검게 변하고 괴사하게 된다. 당뇨 환자의 60~70%가 평생에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한 합병증이다. 당뇨발 환자는 정상인보다 감염 위험성이 높아 40% 이상에서 감염이 나타난다. 따라서 감염에 걸리지 않도록 발을 청결히 관리하고 양말을 늘 신어야 한다. 특히 당뇨병을 10년 이상 앓은 사람은 발의 특정 부위에 압력이 쏠리지 않도록 보행에 유의하고, 발이 건조하거나 갈라지지 않게 보습 관리를 해주도록 한다.

심영기 원장은 “혈당이 높으면 혈액이 끈적해져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고 말초에 충분한 산소와 영양소가 공급되지 않는다”며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거나 반복되면 족부의 운동신경과 감각신경, 자율신경 등이 손상돼 감각이 떨어지고 이 때문에 상처 입기도 쉽고 한번 생긴 상처가 잘 회복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당뇨발에서 발 온도 변화가 심할 경우 혈액순환이 더뎌져 상처 회복이 느려진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일교차가 10도(21±5도) 이상일 때 상처 회복 속도가 10% 느렸으며 신생혈관도 적게 생성됐다고 한다. 여름에는 발의 상처를 막기 위해, 겨울에는 일정한 보온을 위해 땀을 잘 흡수하는 양말을 늘 신어야 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만성통증을 지병으로 갖고 있거나 당뇨병성 합병증으로 인한 통증과 감각이상을 단순하게 여겨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NSAIDs)나 스테로이드 주사(일명 뼈주사)를 맞는 경우가 있다. 일반 NSAIDs는 근본적 원인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세포의 자생능력을 훼손해 오히려 좋지 않을 수 있다. 스테로이드 제제는 혈당을 오히려 급격히 올리는 작용을 해 반드시 의사에게 자신이 당뇨 환자이며 이를 맞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고지할 필요가 있다.

당뇨병에 따른 대혈관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당화혈색소 6.5~7% 이하로 유지하는 동시에 저밀도지단백(LDL) 결합 콜레스테롤이 70~100mg/dl 이하가 되도록 조절해야 한다. 적절한 체중 및 혈압 조절, 금연,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항산화제 및 비타민제 복용이 요구된다.

이에 더해 손상된 신경기능의 회복을 촉진하는 전기자극치료를 병용하면 현상 유지를 뛰어넘어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심영기 원장은 신개념 전기자극치료인 ‘호아타리젠요법’을 통해 고전압 미세전류를 흘려보내 병든 세포에 부족한 음전하를 공급하는 근본적인 치료법을 권한다. 통증, 암, 기능저하를 보이는 모든 세포는 세포 안팎의 전위차가 약한 상태를 보인다. 세포 안에 음전하를 많이 보유할수록 전위차가 커져서 세포의 기능이 활발해진다는 것이다.

심 원장은 “당뇨병성 신경병증 및 당뇨발에서 전기에너지 공급은 고혈당으로 손상된 신경세포를 재생하고 손발과 말초조직의 상실된 감각을 되살리는 등 우수한 효과를 이끌어낸다”며 “세포 사이에 쌓인 슬러지를 녹여 배출하는 기능도 있어 세포가 숨을 쉬고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간접적으로 전기에너지가 췌장세포를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활성화해 혈당 또는 당화혈색소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며 “호아타리젠요법을 꾸준히 받으면 당뇨약이나 인슐린 투여량을 점차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