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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시대 6000원대 대형마트 치킨 ‘인기’…프랜차이즈 치킨업계 ‘반발’

2010년 롯데마트 ‘통큰치킨’ 때와는 ‘달라요’

입력 2022-08-07 16:00
신문게재 2022-08-08 1면

'치킨 2마리 9990원' 등 마트 최저가 마케팅
‘치킨 2마리 9990원’ 등 마트 최저가 마케팅 (사진=연합)

 

고물가 시대 유통업계가 초저가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홈플러스에서 선보인 ‘당당치킨’이 인기몰이 중이다. 홈플러스가 한 마리에 6990원, 두 마리에 9000원에 판매하는 자체 치킨 브랜드 ‘당당치킨’은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이 26만 마리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당당치킨’은 국내산 냉장 계육(8호)을 대량 매입해 마진을 최소화하고, 당일 생산·당일 제조해 가격은 대폭 낮췄다.



‘당당치킨’이 인기를 끌면서 이마트도 9000원 후반대 ‘5분 치킨’을, 롯데마트도 한 마리에 9000원대인 ‘뉴 한통 가아아득 치킨’을 출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점도가 낮은 물 반죽 방식으로 바삭한 식감과 얇은 튀김으로, 집에서도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하면 갓 튀긴 듯한 바삭한 치킨을 즐길 수 있도록 레시피도 적용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당당치킨’은 국내산 냉장 닭만 사용해 신선하며 당일생산 당일판매를 원칙으로 해서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다”라며 “고물가 시대에 ‘당당치킨’은 마진을 최소화해 ‘가성비 치킨’으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당치킨’을 비롯한 대형마트의 초저가 치킨이 인기를 끌면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배달비와 튀김용 기름 가격이 폭등하며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수익이 매우 낮아진 상황에서 대형마트가 초저가 치킨을 선보임에 따라 소상공인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최근 고물가에 따른 대형마트의 이슈몰이로, 코로나19 재확산과 배달비 인상과 튀김유 폭등으로 치킨 1마리를 팔아도 남는 게 없다”라며 “대기업에서 일시적인 행사로 진행하는 것일지 모르지만, 그 피해는 소상공인들에게 돌아온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를 막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불만이 제기되면서 ‘당당치킨’을 비롯한 대형마트 초저가 치킨들이 과거 롯데마트 ‘통큰치킨’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10년 12월 롯데마트는 한 마리에 5000원인 자체브랜드(PB) 치킨 ‘통큰치킨’을 선보였다. 당시 큰 인기를 끌며 개점 전부터 장사진을 이뤄 1인 1개 구매 제한이 걸릴 정도로 인기였다.

하지만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침해와 프랜차이즈 치킨 가맹점주의 반발, 정부 관계자의 우려 표명 등의 비판이 거세지자 롯데마트는 판매를 중단했다.  

 

치킨 피자 등 외식물가 급등
치킨 피자 등 외식물가 급등 (사진=연합)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통큰치킨’과 사뭇 다르다. 우선 소비자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치킨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불매 운동을 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등장했을 정도로 비싼 치킨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져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를 맞아 2만원 중후반대의 프랜차이즈 치킨보다 가성비에 집중한 대형마트 치킨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12년 전 롯데마트 ‘통큰치킨’ 때와 상황이 많이 다르고,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경우 대형마트의 초저가 치킨이 더 큰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길모 기자 yg10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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