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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술 안 마시는 내가 지방간?…꾸준히 증가하는 ‘비알코올 지방간’ 환자

지방간 환자 일부, 간경변증·간암 위험…“적극적인 관리 필요”

입력 2022-11-01 07:10
신문게재 2022-11-0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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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상 간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5%를 초과하는 상태를 ‘지방간’이라고 한다. 지방간은 술로 인한 ‘알코올성 지방간’과 술과 상관없이 당뇨병·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질환에 관련되어 발생하는 ‘비알코올 지방간’으로 나뉜다.


흔히 지방간이라고 하면 음주를 과하게 하는 경우 많이 발생해 애주가의 질환이라 생각하지만, 최근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서도 비알코올 지방간이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하면 일부 환자는 간경변과 간암으로도 발전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비알코올 지방간 환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비알코올 지방간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7년 28만3038명에서 2021년 40만5950명으로 5년 사이 40% 이상 증가했다.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한 과도한 고칼로리 음식 섭취와 운동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비알코올 지방간은 알코올에 의한 지방간과 유사하게 간에 지방이 만성적으로 쌓여 생긴다. 알코올성 지방간이 과음으로 생기는 데 반해 대부분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과 연관되어 발생한다. 심한 경우 관상동맥이나 뇌혈관 질환의 유병률이 증가하고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도 높게 나타난다.

과식이나 운동 부족, 내장지방 등은 우리 몸에 인슐린 저항성을 불러오게 되는데, 이렇게 인슐린 저항성을 가진 대사상태가 간에 영향을 미치면 비알코올 지방간이 발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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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필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비알코올 지방간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현필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술을 마시지 않아도 비만이나 내장지방, 잘못된 식생활에 따른 과도한 칼로리 섭취가 지방간을 불러올 수 있다”며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을 앓는 환자 중 상당수는 지방간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간은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다. 가끔 가벼운 복부 불편감이 있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잦은 피로감 정도만 호소한다. 때문에 보통 혈액 검사와 간 기능 검사 등 정기적인 건강검진에서 이상 소견을 확인하게 된다. 만약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이 간 기능 검사에서 이상 소견을 보였지만 간에 대한 검사를 따로 한 적이 없다면 지방간 질환을 의심하고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비알코올 지방간염의 경우 조직검사를 통해 간 내 지방의 침착 정도와 염증·섬유화 등을 정확히 확인한다.

비알코올 지방간을 방치하면 3분의 1 가량에서 비알코올 지방간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들 비알코올 지방간염 환자의 일부는 간경변증으로 발전한다. 간경변은 간세포가 파괴되고 정상조직이 감소하면서 간 기능이 상실되는 만성질환으로 간암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이다.

일단 간경변까지 진행되면 정상조직으로 되돌릴 방법이 없는 만큼, 지방간을 앓고 있다면 심한 손상이 진행되기 전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알코올 지방간 환자 중 일부는 간경변증이 진행되기 전에 간암이 발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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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알코올 지방간의 경우 지방간 자체를 치료하는 승인된 약제가 없어 고지혈증, 당뇨병, 비만 등의 관련된 위험요인들을 우선 치료한다.

해당 질병을 치료하는 약제 치료도 중요하지만 식생활 습관을 교정하고 운동을 같이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방간도 같이 좋아지는 것이다. 지방간염의 경우 비타민E나 인슐린 저항성 개선 약제도 사용할 수 있으나, 부작용 등 안전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투여해야 한다.

흔히 사용하는 여러 간장질환 약제 등은 그 효과를 객관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래서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통한 체중 감량과 생활습관 개선이 인슐린 저항성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더 중요하다. 고도비만의 경우 식사와 운동만으로는 치료가 어려워 비만 대사수술을 고려할 수도 있으나, 다른 방법이 어려운 극히 일부 환자에서만 고려된다.

지방간은 알코올이나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 비교적 원인이 분명하고 잘 알려져 있는 질병이기 때문에 충분히 예방할 수 있지만 사실 그 실천이 어렵다.

평소 술을 줄이고 고칼로리 음식 섭취를 조절하면서 적어도 일주일에 3일 이상은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나이가 들고 근육량이 줄어들면 체내 에너지 소비가 떨어지고 지방간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유산소 운동과 더불어 근력운동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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