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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전기차, 값싼 배터리로 '가격 장애물' 넘어라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주목하는 'LFP 배터리'

입력 2023-04-26 07:10
신문게재 2023-04-26 13면

 

전기차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저가형 전기차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가격에 비해 15배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LFP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 조짐을 보이면서 그동안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주력해온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LFP 배터리 개발에 나서고 있다.



LFP 배터리는 리튬·인산·철을 사용한 양극재를 사용한다. 니켈과 코발트를 사용하는 NCM 배터리에 비해 주행거리가 짧고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LFP 배터리 제조기술 발전으로 주행거리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생산 단가가 낮아 완성차 업체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LPF 배터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다. 이를 위해서는 가격이 저렴한 전기차가 필요한 상황이다. 가격이 저렴한 LFP 배터리를 탑재해 전기차의 가격장벽을 낮춰 판매량을 확대겠다는 전략이다.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가격경쟁을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기차 가격을 인하하고 있는 테슬라를 시작으로 전기차 가격인하 경쟁이 시작됐다. 여기에 중국의 BYD, 폭스바겐 등이 보급형 소형 전기차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어 향후 전기차 가격 경쟁이 예고됐다.

전기차 가격은 국내외 소비자의 구매 의사결정에 있어 핵심적인 요인이다. 따르면 소비자는 전기차 구매 시 차량 가격과 구매보조금 등 경제적 요소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V 트렌드 코리아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는 전기차 구입 시 최대 고려사항으로 주행거리(26%), 차량가격(24%), 충전소(19%), 구매 보조금(17%) 순으로 꼽았다. 미국, 일본 등은 전기차 가격을 가장 우선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가격경쟁을 통해 전기차 시장점유율을 확대를 꾀하고 있다. 여기에 각국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폐지·삭감 계획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목적도 지녔다. 이처럼 전기차 판매량 확대를 위해 가격 경쟁력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비교적 저렴한 LFP 배터리에 눈을 돌리고 있다.

LFP 배터리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자사의 전기차에 주로 탑재해 왔다. LFP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한 대신 에너지 밀도가 낮아 짧은 주행거리, 출력 등에 한계가 뚜렷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기술 발전을 통해 주행거리가 획기적으로 늘어나는 등 단점이 상당수 극복됐다는 평가다.

이에 LFP 배터리에 대한 완성차 업체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20년 테슬라를 시작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LFP 배터리를 자사 전기차에 적용하고 있다. 2021년에는 독일의 완성차업체 벤츠와 폭스바겐이, 지난해에는 미국의 포드와 리비안도 LFP 배터리 탑재 계획을 밝혔다. 특히 포드는 중국의 배터리업체 CATL과 합작 공장을 설립해 더 저렴한 LFP 배터리를 직접 생산할 계획이다. 테슬라는 향후 LFP 배터리가 전체 배터리 시장의 61%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도 LFP 배터리에 관심을 갖고 있다. 가장 먼저 KG 모빌리티가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있다. KG 모빌리티는 BYD의 LFP 배터리가 탑재된 토레스 전기차 ‘토레스 EVX’를 출시한다. 토레스 EVX는 LPF 배터리를 탑재 했음에도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420km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NCM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와 비슷한 주행거리다.
 

SK온
SK온이 인터배터리 2023에서 공개한 LFP 배터리 시제품(사진=김태준 기자)

 

◇K-배터리 3사도 LPF 개발에 총력

그동안 NCM 배터리를 내세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여온 국내 배터리 3사도 완성차 업체들의 LFP 배터리 탑재 움직임에 LFP 배터리를 비롯한 저가형 배터리 개발과 생산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조원을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ESS(에너지저장장치)용 LFP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향후 LFP를 ESS용에서 전기차용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테슬라에 탑재되고 있는 LFP 배터리를 중국의 BYD를 대신해 LG에너지솔루션이 공급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테슬라는 모델3에 탑재되는 LFP 배터리 일부를 BYD로부터 공급받아왔는데 최근 BYD가 생산한 배터리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BYD에 추가 공급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최근 배터리산업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3’에서 LFP 배터리 시제품을 선보였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만들어 공개한 것은 SK온이 처음이다. SK온은 향후 LFP 배터리와 코발트 프리 배터리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삼성SDI도 LFP 개발을 공식화했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삼성 SDI 최윤호 사장은 LFP 배터리 개발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상성SDI는 LFP 배터리 개발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최 사장의 발언으로 삼성SDI도 LFP 배터리 개발에 뛰어든 것으로 확인 됐다.

향후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저가형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출시된 고급형 전기차를 자금의 여유가 있는 소비자들이 거의 구매했다는 분석 때문이다. 이제 서민들의 전기차 구매만 남았다. 이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이 저가형 전기차 개발에 나서는 이유다. 이에 맞춰 배터리 업계의 LPF 배터리 생산도 늘어날 전망이다.

임현진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전기차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생산 효율화 및 생산비용 절감이 관건”이라면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한 수익원 강화, 제품차별화 등을 바탕으로 한 비가격경쟁력 확보도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준 기자 tj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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