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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KB금융 회장 내정자 '리딩 금융 수성' 과제는…비은행·글로벌·내부통제 강화

입력 2023-09-11 12:38
신문게재 2023-09-12 9면

양종희 KB회장
양종희 KB금융 회장 내정자 (사진=KB금융그룹)

 

양종희 KB금융 부회장이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의 새 수장(회장)에 내정되면서 향후 ‘양종희 체제’ KB금융의 과제가 주목된다. 양종희 회장 내정자의 최우선 과제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부진한 글로벌 사업 정상화 등을 통해 ‘리딩 금융’을 수성하는 것이다. 최근 잦아진 금융사고를 예방할 내부통제 강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499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0.1%(15억 원), 전년 동기대비 23.9%(2892억 원) 증가했다. 상반기 전체 순이익은 2조99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늘었다. 신한금융(2조6262억 원)을 앞지르며 리딩 금융 자리를 지켰다.

다만 그룹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나가기 위해선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금융을 넘어 비금융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그룹의 이익 기여도 측면에서 현재 KB국민은행이 62%를 차지한다. 비이자수익을 확대하는데 ‘최초의 비은행 CEO 출신’ 양종희 내정자의 강점이 어떻게 발현될지 금융권은 주목하고 있다.

지주 전략담당 임원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5년 양 내정자는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성공시켰고, 인수후 그룹의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바 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KB손해보험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를 핵심 계열사로 성장시켰다.

양 내정자 역시 이날 서울 여의도 KB금융지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열려있음을 밝혔다. 양 내정자는 “그룹의 기업가치를 어떻게 올리느냐는 측면에서 주주들이 요구하는 밸류를 향상시키는 측면, 그리고 이게 지속 가능한 기업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가 이런 측면에서 체크해보고 검토해보도록 했다”며 “M&A 대상이 단순히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비금융조차도 함께 갈 수 있는 금융그룹화 되고 있으니 그러한 측면도 고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비은행, 비금융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더라도 은행의 중요성이 덜하진 않을 것이란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비금융쪽을 키우는 방안의 하나로 은행이 알뜰폰처럼 비금융사업을 확대해나가는 고민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정상화 등 부진한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2분기 대손비용 6510억 원 가운데 1630억 원이 부코핀·프라삭 등 은행 해외자회사들의 충당금으로 추정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충당금을 많이 쌓고 건전성관리를 해온 만큼 하반기부터는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후발주자로서 해외사업이 본 궤도에 올라오는 것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의 경우 10여 년 전부터 진출했던 해외법인들이 해외 현지화에 성공하면서 사실상 10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며 “해외사업 진출은 1~2년 만에 성과를 낼 수 없는 사업인 만큼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양 내정자는 이날 “글로벌 부코핀에 대해 지금은 여러 가지 아쉬운 점이 있지만 인수한 시점이 코로나 때였고 부실 회사를 값싸게 인수하다 보니 조금 더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며 “현재 전반적인 지배구조의 틀이라든지 방향성이라든지 비용의 절감 측면에서는 틀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새롭게 영업력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점포에 새로운 인력을 배치하고 IT라든지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는 좀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며 “빠른 시일 내에 부끄럽지 않은 KB부코핀은행이 되도록,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고금리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신용리스크 관리도 현안 문제다. 다만 이는 KB금융만의 문제는 아니고 전 금융권에 해당되는 사안인 만큼 당국의 방침에 부합하게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 나갈 것이란 예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 정부가 은행들에 건전성 요구를 많이 하고 있는 만큼 그에 부합해 차주에 대한 신용도 관리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사고가 잇따른 만큼 내부통제를 강화해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현안으로 꼽힌다. 양 내정자는 내부의 자발적 통제가 체득화되도록 체계화된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투자하겠다는 복안이다.

양 내정자는 “금융기관은 신뢰를 먹고 사는 곳인데 불미스러운 일 발생한다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며 “가장 중요한 게 내부의 자발적 통제로, 스스로 규율하는 노력이 체득화되고 모든 프로세스 과정에서 체득화되려면 아마 조금 디지털적인 것 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시스템이나 프로세스 과정에서 자동화되고 체크가 되면 그런 게 좀 더 극복되지 않을까 생각돼서 이 내부통제에 어떻게 하면 디지털적인 게 도입되고 시스템적으로 체계화돼서 직원들이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오로지 그 시스템 내에서 준수할 수 있는 디지털부분에 대해 적극적인 투자를 생각중이다”고 밝혔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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