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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R&D 예산 대폭 삭감에 기초과학 경쟁력 약화 불가피

내년도 정부 R&D 예산, 올해 대비 16.6% 삭감된 25조9000억원 편성
전략핵심소재자립화기술개발 1864억원↓·소부장 특별회계 10% 삭감

입력 2023-09-26 16:14
신문게재 2023-09-27 1면

이종호 신진연구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신진연구자·학생연구원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

 

정부가 내년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목한 ‘R&D 카르텔’을 솎아내겠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예산 삭감의 영향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사업에까지 미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6일 정부에 따르면 내년도 R&D 예산은 올해(31조1000억원) 대비 5조2000억원 삭감된 25조9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이번 정부 예산안이 국회에서 확정되면 지난 1991년 이후 33년 만에 정부 R&D 예산이 삭감 편성된다. 정부 R&D 예산 ‘30조’의 시대가 저무는 것이다.

만약 기획재정부의 일반 R&D 예산이 올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된다고 해도 전체 R&D 예산은 전년보다 10% 이상 줄어들게 된다.

문제는 R&D 예산 삭감의 영향이 과기정통부와 산업부의 주요 사업에 차질을 준다는 점이다. 과기정통부는 예산 편성 과정에서 구조조정을 통해 108개 사업을 통폐합했다.

39세 이하 젊은 연구자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자를 지원하는 생애첫연구·기본연구·리더연구 등 개인기초연구 사업 R&D 예산은 1537억원의 감액이 결정됐다.

개인기초연구사업은 연구자들이 신진-중견-리더 연구자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설계된 사업으로 연구자들의 ‘성장 사다리’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 R&D 예산 삭감으로 1억원 미만 연구과제는 물론 비전임 연구자에 대한 지원사업은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아울러 내년 정부출연연구소(출연연) 주요 사업비도 20~30% 삭감되면서 출연연 인력 유출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직격탄이 예상된다.

R&D 사업이 많은 산업부의 R&D 예산은 5조4000억원에서 4조7000억원으로 13.6% 축소됐다. 산업부의 전략핵심소재자립화기술개발 사업 예산은 1864억원 감액됐다.

특히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육성을 위한 소부장경쟁력강화특별회계는 올해(2조3461억원) 대비 10% 줄어든 2조111억원을 편성했다.

결국 R&D 예산 삭감의 칼날이 기초과학뿐만 아니라 산업기술 개발과 중소기업 지원사업에까지 뻗치면서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개 기초연구학회로 구성된 기초연구연합 관계자는 “꾸준한 노력으로 구축된 기초연구사업 포트폴리오의 급속한 변경을 재고하라”며 “정부는 R&D 예산 삭감을 철회하라”고 요청했다.

세종=이정아 기자 hellofeliz@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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