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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첨제도 ‘바늘구멍’…1주택자 청약통장 ‘해지’ 고민 늘어난다

입력 2023-11-07 14:48
신문게재 2023-11-0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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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2년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서울에 구축 아파트를 마련한 A씨는 최근 청약통장을 해지해야할지 고민이 많다. 매월 높아진 대출금 이자를 갚기도 벅찬데다, 당장 청약 통장을 사용할 계획도 없기 때문이다. 그간 A씨는 10만원씩 10년이상 돈을 넣고 있어 청약통장 잔금도 1500만원이 넘게 쌓여있다. A씨는 “물가가 너무 올라 돈 나갈 일이 많은데, 해지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A씨 같이 청약통장을 해지해야할지 고민하는 1주택자들이 늘고 있다. 고금리·고분양가에 분양가상한제마저도 사실상 폐지된 데다, 갈아타기를 원하는 1주택자들을 위한 분양 추첨제도 ‘바늘구멍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청약통장 가입 이탈자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724만8358명으로, 전달 대비 1만8515명 줄었다. 이는 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 가입자를 합산한 수치다. 청약통장 가입자 감소 추세는 지난해 6월부터 15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는데, 이 기간 총 135만921명이 이탈했다.

청약통장 가입자 유출 원인으로는 고금리 영향이 크다. 청약통장 이탈이 급격히 늘었던 시기도 금리인상에 속도가 붙은 지난해 6월인데, 당시 청약통장을 해지한 사람만 80만명에 육박할 정도다.

높아진 분양가도 한몫하고 있다.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 4개구를 제외한 전 지역이 분상제 규제에서 해제되면서 주변시세보다 높게 책정된 분양가가 대거 쏟아졌다. 여기에 올해 4월부터 추첨제가 도입돼 새 아파트 ‘갈아타기’를 노린 1주택자들이 청약 통장을 대거 사용했지만 오히려 이탈을 가속화 시키는 분위기다. 일반 물량 자체가 적은 데다 추첨제 물량이 25%에 그치는데, 이 마저 무주택자와 경쟁해야해 당첨 확률이 극히 낮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청약통장 해지는 여전히 신중해야한다는 입장이다. 해지하게 되면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청약통장을 유지하면서 더 좋은 기회를 엿봐야 한다”면서 “정책에 따라 청약제도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등을 고려하고, 모집 공고에서 타입별 잘 살피면 1주택자 당첨 기회도 많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선 청약통장에 묶인 자금이 부담될 경우 예치금을 600만원 정도만 넣어둬도 충분하다는 전문가 조언도 나온다. 납입금 600만원이면 대부분 지역에서 1순위 청약 요건을 충족하기 때문이다.

다만 청약시장은 우선 무주택자에게 유리한 시장이기 때문에 1주택자가 직면한 상황을 판단해 해지여부를 결정하라는데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개인마다 자금 사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이 자산 플랜을 어떻게 짜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채현주 기자 183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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