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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투자자들 어쩌나… 불 꺼진 지식산업센터

입력 2023-11-14 15:52
신문게재 2023-11-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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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향동지구 내 지식산업센터 공사 현장 [사진=채훈식 기자]

한때 인기를 모았던 지식산업센터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식산업센터는 아파트에 비해 규제가 덜하고 소액 투자가 가능해 2~3년전 임대수익을 노리는 투자 수요가 많이 몰렸었다.



분양가의 70~80%까지 융자가 가능해 자기자본 20~30%만으로 구입이 가능했고, 5년간 직접 입주해 활용하면 작년까지 취득세 50%, 재산세 37.5%를 감면받을 수 있었다. 당시에는 대출 금리도 낮아서, 저금리 수익형 투자처로 떠오르며 호황기를 맞았다.

이런 이유로 지식산업센터는 부동산 상승기였던 2020~2021년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분양되면서 ‘공급과잉’ 상태에 이르렀다.

14일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2020년 4월 1167곳이던 전국 지식산업센터(건축 예정 포함)는 지난달 말 기준 1520곳으로 350곳 넘게 증가했다. 이 중 77%에 달하는 1169곳이 수도권에 있다.

지식산업센터가 수도권에 우후죽순 공급된 것은 일반 공장과 달리 입지 규제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수도권 일부 지자체는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이유로 지식산업센터 공급을 독려하기도 했다.

호황기 당시 연 2~3%대였던 대출 금리가 크게는 3배 이상 대폭 인상되면서 수익률이 악화되고, 지식산업센터 대표 업종인 IT 경기가 침체되면서 곳곳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주택 담보 인정 비율 70~80%까지 대출받은 ‘영끌’ 투자자는 이자를 감당할 수 없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던지는 경우도 있다. 특히 그동안 은퇴자들이 상당수 투자해온 분야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도 우려된다.

올해 입주를 시작한 경기도 고양 향동 등 일부 지역에서는 계약금 포기 매물은 물론 ‘마피(마이너스피)’가 수천만원 붙은 급매까지 나오고 있다. 다른 지역의 지식산업센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화성시 동탄신도시 동탄 SK레이크원의 경우 마피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식산업센터 시장이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대출금리가 오르고, 단기간 공급 과잉에 따른 수급불균형으로 침체가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식산업센터의 공실문제가 악화되면서 지역경제 위축은 물론 대출을 해준 금융권에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고 말했다.

채훈식 기자 ch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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