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무지개뱀'의 저주 풀었다…SK '바로사 가스전' 시추 인허가 승인

해외 자원개발 프로젝트 '호주 바로사 가스전' 사업, 원주민 설화 등으로 시추작업 제동
SK E&S "2025년 가스전 상업생산 차질없이 진행"

입력 2023-12-18 17:46

바유운단 가스전 전경(사진 제공=SK E&S)
바유운단 가스전 전경(사진 제공=SK E&S)

 

1조5000억원을 투입해 진행 중이었으나 현지 원주민의 반발로 난항을 겪던 SK E&S의 호주 바로사 가스전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최근 호주 해양석유안전환경청으로부터 가스전 시추 환경 인허가를 받은 것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주 바로사 가스전은 SK E&S의 첫 해외자원 개발 프로젝트이자,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위해 추진 중이던 사업이다.

SK E&S는 바로사 가스전에 CCS(탄소 포집·저장) 기술을 적용해 저탄소 액화천연가스(LNG)를 생산하고 오는 2025년부터 20년간 매년 약 130만톤의 천연가스를 국내 도입한다는 목표로 단계를 밟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는 CCS 기술을 통해 인근 동티모르 바유운단 가스전에 저장하게 된다. 쉽게 말하면 바로사 해상 가스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호주 육상의 다윈 LNG 액화플랜트에서 이산화탄소로 분리한 뒤, 이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약 500km 떨어진 바유운단 가스전으로 운송해 지하 3km 아래에 저장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일부 호주 환경단체와 원주민들의 강력한 반발로 가스전 시추공사는 1년 가까이 멈춘 바 있다. 호주 원주민들은 가스전 개발이 신화 속 숭배 대상인 무지개뱀의 노여움을 일으켜 사람이 악어로 변신할 수 있다는 설화를 이유로 지난해 10월, 시추 인허가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호주 해양석유안전환경청은 올해 초 바로사 가스전 사업자들에게 파이프라인 건설 지역 수중에 문화유산이 존재하는지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정부가 직접 나서 호주와 이 사업은 물론 에너지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고, SK E&S는 의견 수렴 주민 범위를 확대해 자료를 제출하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지난 주, 최종 시추 인허가 승인이라는 결과를 받게 됐다.
 

SK E&S 관계자는 “현재 가스전 시추를 제외하더라도 해상 구조물 제작, 파이프라인 설치 등 전체적인 공정으로 따지면 사업 개발이 65% 이상 진행된 수준”이라며 “2025년 가스전 상업생산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가스전 시추 환경 인허가 외에도 앞으로 사업별, 단계별로 필요한 인허가가 많고, 환경단체들이 문제 제기를 지속할 가능성도 있다”며 “탄탄대로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큰 틀에선 걸림돌이 됐던 인허가가 해결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