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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중대형 한식당 살아나고, 가성비 치킨 날개 달고

2024년 외식 창업시장 전망

입력 2023-12-27 07:00
신문게재 2023-12-2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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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2024년 새해는 미국발 금리인하가 예상되면서, 국내 금리도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내내 고물가의 원인이 됐던 고환율도 다소 누그러들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국 경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국 경기는 침체가 예상하기도 하지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처럼 급격한 경기침체 대신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창업시장 역시 긴 암흑의 터널을 지나 서서히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변동에 관계없이 소비자들의 인기를 끄는 저가 업종은 커피에서가 벗어나 다른 외식업으로까지 확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새해 창업시작은 최근 수년간 지속된 ‘빈익빈 부익부’ 현상에서 ‘부익부’ 대신 ‘품질은 높고, 가격은 합리적’인 업종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백화점 명품 수요가 줄고 있듯이 자존심과 품격을 갖춘 소비자가 극단적 양극화 대신 거품이 제거된 업종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 창업시장을 외식업 위주로 전망해 본다.

 

 

◇ ‘저가 치킨’ 성장 예상

 

덤브치킨 매장(2312)
덤브치킨 매장 전경. (사진=독자 제공)

 

새해에는 커피시장에서 시작된 저가 트렌드가 치킨시장으로 옮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인의 최애 간식인 치킨 역시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이미 과당 경쟁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치킨 창업 수요는 많다. 만약 누군가 저가 치킨 창업으로 어느 정도 점포 수익성만 보장한다면 그 브랜드는 치킨 시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른바 혁신을 통한 창조적 파괴 전략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6월 대구에서 시작한 ‘덤브치킨’이 새해 기대되는 대표적인 저가 치킨전문점이다. 대구시와 경북 경산시에서 오픈한 5개 점포가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으며, 새해 본격적으로 성장할 준비를 마쳤다. 덤브치킨은 국내산 9호닭 후라이드 치킨을 단돈 9900원에 판매한다. 양념치킨, 갈릭소이치킨, 스위트크림치킨, 반반치킨 등은 1만1900원이다. 가족 파티에 적합한 하프 세트는 치킨반마리, 허니딥치즈포테이토, 치즈롤, 콜라를 묶어 1만8000원으로 구성, 고구마 토핑을 2000원에 추가할 수 있다.

가격 측면에서 고객만족도를 높인 덤브치킨은 점포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가맹점 수익을 매출의 20~25% 선에 맞춰 사업을 설계했다. 고객 만족과 가맹점의 이익 둘 다 충족하겠다는 것이고, 이는 본사의 이익을 낮출 때 가능하다. 덤브치킨 관계자는 “다이소, 한솥처럼 저가이지만 긴 호흡으로 제품 경쟁력을 높여나가 궁극적으로 본사도 이익이 되는 브랜드로 성장시켜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창업전문가들은 로봇치킨이 인건비 절감 역할을 하면서 저가 치킨의 저변을 확산시켜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기존 치킨 브랜드들은 당장 주방을 로봇치킨으로 바꾸지 못하지만 신규 브랜드는 처음부터 주방 설계를 로봇치킨으로 하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 1인 창업도 가능해 치킨 가격을 낮춰도 점포 수익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후라이드참잘하는집, 맛닭꼬, 오븐숯불민족두마리치킨, 꾸브라꼬숯불두마리치킨 등도 주목되는 저가 치킨전문점이다. 특히 저가 치킨은 기존의 대형 브랜드들이 수시로 실시하는 할인 행사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 저렴한 가격이 배달비 부담을 어느 정도 상쇄해 배달주문도 많이 올라온다. 또 일단 저가 브랜드로 자리를 잡게 되면 쉽게 무너지지 않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가격이 싸다고 맛과 품질이 떨어져서는 오래 가지 못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신메뉴 출시로 기존 고객을 지키고, 신규 고객을 계속 견인할 수 있어야 지속적인 성장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 베이글·샌드위치 카페 주목

 

카페샌드리아 매장(2311)
카페샌드리아 매장 전경. (사진=독자 제공)

 

한국 창업시장에서 카페는 이제 빼놓고 논할 수 없는 업종이 됐다. 창업 후보자들의 ‘최애 업종’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단순한 커피 및 음료를 판매하는 업종은 이미 과당경쟁을 하고 있어서 지금부터는 트렌드에 맞고 점포 수익성도 높일 수 있는 메뉴를 선보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니즈에 따라 새해는 베이글과 샌드위치 카페가 저변을 확대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2024년에는 뉴요커의 아침밥이라는 베이글이 보다 확산되면서 베이글 카페가 간편식 시장의 중심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베이글 빵이 보다 부드러워지고, 베이글 샌드위치 등 다양한 메뉴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핫한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뒤를 이어 다양한 브랜드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뉴욕 3대 베이글 중 하나인 에사베이글도 한국 진출을 준비 중에 있다.

카페라떼떼는 ‘미국 정통 방식 그대로, 뉴욕의 맛을 정확하게 건강하게 재현하다’를 슬로건을 앞세워 뉴욕과 유럽의 정통 베이글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수제 베이글 카페 컨셉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의 베이글은 천연발효 빵이라 소화가 잘 되고, 천연색소와 순수 곡물 빵이라 건강하고 풍부한 맛을 낸다. 8가지 종류의 베이글에 크림치즈, 샌드위치 등의 메뉴를 다양하게 조합해 제공하므로 고객은 주문 시 본인의 취향에 맞는 베이글 메뉴를 찾으면 된다.

서울 석촌역과 성수에 있는 니커버커베이글도 뉴욕 정통 베이글 카페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온 니커버커베이글은 별다른 첨가물 없이 뉴욕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 담백하고 맛있어서 미국에서도 줄 서서 먹을 정도로 인기 있는 곳이다.

 

카페라떼떼 메뉴(2312)
카페라떼떼 샌드위치 메뉴. (사진=독자 제공)

 

미국이나 유럽의 베이글이 아닌 ‘한국 베이글’을 내세운 브랜드도 등장하고 있다. 서울 망원동의 브릭베이글은 모든 베이글을 만들자마자 랩으로 싼다. 수분이 날아가지 않아 씹는 느낌이 인절미 같아서 인기가 높다. 코끼리베이글은 ‘화덕 베이글’이란 새로운 한국형 메뉴를 탄생시켰다. 쉬즈베이글은 총 24가지에 달하는 다양한 메뉴가 강점이다. 다양한 메뉴를 제공해 소비자 선택폭을 넓혔다.

독일식 화덕 베이글집 베베베도 인기다. 붉은 벽돌, 우드 소품 등 독일풍 가옥 분위기로 고객을 유인한다. 베이글에도 독일산 흑맥주를 넣어 매일 아침 화덕에서 구워낸다. 쫄깃하고 촉촉한 베이글은 신선한 재료를 가득 넣어 샌드위치로도 제공한다.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샌드위치 역시 새해 창업시장을 달굴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브랜드인 써브웨이와 퀴즈노스 이외에 2024년 새해는 토종 브랜드 중에서 수요가 저변으로 확산되고 있는 수제 샌드위치 카페가 성장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대표적인 브랜드인 카페샌드리아는 다양한 샌드위치와 샐러드 메뉴에 미니피자 메뉴까지 더해 주목을 받고 있다. 커피 및 음료 메뉴 역시 ‘품질은 높게, 가격은 낮게’ 전략으로 고객을 유인하고 있으며, 일대일 맞춤 창업 상품으로 2040 여성 창업 희망자들에게 다가간다는 계획이다.



◇ 중대형 점포 외식업의 부활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새해는 코로나19 이후 다소 주춤했던 중대형 점포의 부활도 예상된다. 다만 과거처럼 가격이 너무 비싸게 판매하는 식당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제 국내 소비자는 더 이상 거품에 부화뇌동하거나 속지 않는다. 시시각각 정보의 공유가 이루어져 부자도 비싼 가게를 외면하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새해에는 그동안 주춤했던 고깃집 등 중대형 한식당 창업이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고급 한우를 합리적 가격으로 판매하는 식당의 전망이 밝고, 차별화된 한식 메뉴로 인기 있는 식당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자카야와 오뎅바 주점도 확산돼 나갈 것이고, 수제맥주펍과 치킨호프집, 횟집, 치즈닭갈비 등도 경쟁력 있는 점포의 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들 업종은 대중성이 높아 메뉴와 가격, 인테리어가 조금만 차별화되어도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어 중요 상권 곳곳에 대박 점포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새해 창업시장은 중대형 점포가 활기를 되찾으면서 중산층 창업자들에게 어필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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