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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춘곤증인 줄 알았는데 '만성피로'… 당뇨·갑상선질환 의심해봐야

입력 2024-03-26 07:00
신문게재 2024-03-26 14면

이지은 센터장 (1)
이지은 인천힘찬종합병원 신장내과 센터장

따뜻한 봄날이 되면 유독 피곤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진다. 대표적인 춘곤증 증상인데, 겨울 추위에 움츠렸던 인체의 신진대사가 따뜻한 봄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호르몬 중추신경에 미치는 자극의 변화로 생긴다.


춘곤증은 주로 나른한 피로감과 함께 집중력 저하, 권태감, 식욕 부진, 소화 불량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보통은 휴식을 취하고 잠을 푹 자면 1~2주 정도 후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만약 피곤한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다른 원인을 의심해 봐야 한다.

사람들이 춘곤증으로 가장 많이 오인하는 질환 중 하나는 바로 만성피로증후군이다. 증후군이라고 하니 일종의 가벼운 증상으로 여길 수도 있는데, 2021년 세계보건기구(WHO) 국제 질병 분류에 정식으로 병명이 등재된 질병이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충분한 수면과 휴식에도 피로감이 해소되지 않고 6개월 이상 피로가 지속되는 것이 특징인데, 특히 사회활동이 활발한 20~40대 젊은 층에서 주로 나타난다. 극심한 스트레스, 각종 감염증, 신경 호르몬계의 이상, 영양 불균형, 운동 부족 등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집중력 저하, 기억력 장애, 수면장애, 두통, 근육통, 관절통 등의 증상이 발현된다. 단순히 피로가 많이 쌓여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여겨 방치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조기에 관리하지 않았다가 극심한 피로감으로 1시간도 일에 집중하지 못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 있고 요통이나 근육통이 만성 통증으로 이환될 수 있다. 따라서 해당 증상들이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또 봄철 찾아오는 나른함과 피곤함의 원인이 당뇨, 갑상선 질환, 빈혈 등 내분비계 질환 때문일 수도 있다. 당뇨병이나 저혈당 등 혈당 수준의 변화는 때때로 에너지 부족 문제를 일으켜 만성피로를 유발한다. 갑상선 질환 역시 마찬가지.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면 에너지 생산에 영향을 미쳐 피로감과 무기력증, 식욕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간에 문제가 생겨도 섭취한 음식의 분해·운반 등 대사기능이 제대로 되지 않아 에너지 생성이 잘 이뤄지지 않고 이로 인해 피로가 누적될 수 있다.

이렇듯 피로의 원인은 다양하며 종종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주요 만성질환들이 보내는 위험신호일 수 있으므로 오랫동안 피로와 나른한 증상 등이 계속된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성피로는 의사의 문진과 신체 검진, 영상·혈액·소변 검사 등 다양한 진단 검사를 통해 원인이 되는 질환이나 악화 요인을 찾고 이에 따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지은 인천힘찬종합병원 신장내과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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