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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호주 오스탈 인수 재시동…20조 대어 美 함정 낚나

입력 2024-04-17 06:31
신문게재 2024-04-18 5면

한화오션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제공=한화오션)

 

호주에 장갑차 ‘레드백’과 K9 자주포 ’헌츠맨‘을 수출한 한화오션이 현지 방산 조선업체 오스탈(Austal)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오션이 인디펜던스급으로 알려진 미 해군 연안전투함(LCS)를 건조하는 오스탈 인수를 발판 삼아 미군 함정 사업과 정비·유지보수(MRO)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오션은 이번 인수를 통해 에너지·조선·해운 산업을 아우르는 글로벌 조선해양 융복합 기업으로의 도약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오스탈 경영진, 이사회와 함께 오스탈 인수 협상과 관련해, 집중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오스탈은 한화오션의 제안을 한 차례 거절했으나, 미국의 개입으로 한화오션이 다시 인수합병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양사 간 구체적인 인수 조건 협의도 조율 중이란 후문이다.

오스탈은 호주에 본사를 두고 미국 앨라배마주에 조선소를 운영 중인 세계 방산 조선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온 기업으로 삼동선(세 개의 동체를 가진 선박) 형태의 독특한 선체 구조를 가진 LCS를 비롯해 다양한 군수 지원함을 미군에 공급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오스탈을 인수한다면) 미국 조선소 확보로 수주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나아가 한국형 차기 호위함(KDDX), 차기 이지스함 등 한국 해군 사업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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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함정 정비·유지보수(MRO)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시장 규모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세계 해군 함정 MRO 시장은 올해 577억6000만달러(약 78조원)에서 오는 2029년 636억2000만달러(약 88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만 해도 연간 20조원에 달한다.

이와 함께 눈에 띄는 대목은 오스탈 인수 시 미국 규제 장벽 문제가 해결된다는 부분이다. 미국 존스법은 자국 내 선박 건조와 운영을 자국 기업에 의무화하고 있어, 미 해군 함정 수주를 위해서는 현지 조선소 확보가 필수적이다. 한화오션이 오스탈 인수에 성공한다면 이 같은 걸림돌이 일시에 제거돼 미국 시장에 곧바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여기에 한국 정부가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소재로 꼽힌다. 최근 한국은 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AUKUS)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는 등 미국 편에 섰다. 전문가들은 한화오션의 미 진출이 양국 간 국방 협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봤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오스탈이 그간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 그리고 미 해군과의 탄탄한 네트워크가 한화오션에게는 큰 자산이 될 것”이라며 “인수가 성사될 경우 국내 조선사의 해외 방산 수주 확대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오스탈 인수와 관련해 “공시 내용 외에는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정은지 기자 blu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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