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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이 안고 갈 효성화학…'위기' 탈출 가능할까

입력 2024-04-18 06:38
신문게재 2024-04-18 5면

효성
효성그룹 마포 본사(사진제공=효성그룹)
조현준 효성 회장이 이르면 7월부터 지주사와 함께 이끌게 될 효성화학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 우려의 시각이 나온다. 신용등급이 3년 연속 하락하는 등 재무 건정성에 빨간불이 켜진 효성화학이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오는 6월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 주총에서 회사 분할 승인 절차를 거치면 7월 1일자로 존속회사인 효성과 신설법인 효성신설지주 2개 지주사 체제로 전환된다. 앞서 효성그룹이 발표한 대로 조현준 회장은 기존 지주사인 효성을 비롯해 효성화학,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등을 이끈다.

문제는 효성화학의 재무 건전성 회복 시점이 쉽사리 점쳐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효성화학은 베트남 법인 부실로 대규모 적자를 누적해온 케이스다. 지난 2018년, 베트남법인을 세우고 1조원을 들여 LPG 저장소, 프로판탈수소화(PDH), 폴리프로필렌(PP) 공장 등 화학단지를 구축했으나 PDH 설비 트러블과 글로벌 수요 감소 등으로 영업손실 폭이 점차 확대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화학의 작년 매출액은 2조7916억원, 영업손실은 1888억원에 달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PDH 설비의 정상적 가동으로 전년 대비 영업손실 규모는 줄었지만, PP 스프레드 하락에 따라 2022년 4분기부터 손실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시장에서는 중국이 화학제품 설비를 증설하면서 중단기적으로 수급환경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 수익성 개선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베트남 공장 투자로 인해 2018년 말 약 9000억원이었던 효성화학의 순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말 2조4000억원으로 대폭 뛰었다. 작년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4934%, 차입금의존도는 79.7% 수준이다.

신용등급도 3년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효성화학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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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은 자금 조달을 위해 회사채 발행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나 이마저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이미 지난해는 지주사 효성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았으며, 베트남 법인 자금 지원을 위한 유상증자도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이달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전액 미매각이 발생했고, 팔리지 못한 물량은 주관사가 떠안게 됐다.

이에 유동성 확보 카드로 효성화학이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특수가스사업부 지분 49% 매각이다. 특수가스사업부는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이물질 세척에 쓰이는 삼불화질소(NF3)를 제조하며, 효성화학의 알짜 사업부로도 꼽힌다.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소수지분 매각을 주관하는 UBS와 KDB산업은행은 지난 16일 예비입찰에 참여한 후보군 중 일부를 추려 숏리스트(적격예비인수후보) 선정 사실을 개별 통보했다. 숏리스트에는 IMM PE와 IMM인베스트먼트, 스틱인베스트먼트, 어펄마캐피탈 등 국내외 총 9곳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사 실사는 다음 주부터 시작된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효성화학의 특수가스사업 지분 매각이 이뤄지더라도 재무건전성 회복은 더딜 것으로 보는 등 회의적인 분석이 나온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NF3 부분 매각을 가정해도 2조4000억원의 순차입금 해소는 다소 어려울 것”이라며 “관건은 펀더멘털 개선”이라고 짚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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